대통령 주문까지 나와…정치권 출신 위원들 찬성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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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기금위)가 오는 2월 1일 대한항공과 한진칼에 대한 '적극적 주주권 행사' 여부를 결정한다.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가 반대의견을 표명했으나 문재인 대통령이 적극적 주주권 행사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논란이 커졌다.
다만 그간 기금위의 회의내용과 참여하는 위원들 구성이나 성향을 감안하면 적극적 주주권 행사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기금위는 이달 중순 올해 첫 회의를 가졌는데 이때 이미 기금위원 과반에 가까운 8명이 '적극적 주주권 행사'에 찬성했다.
지난해 12월 14일 열린 제 8차 기금운용위원회에서 지역가입자 대표 위원 중 하나인 이찬진 제일합동법률사무소 변호사(참여연대 집행위원장)는 한진칼에 대한 적극적 주주권 행사를 제안하고, 총 20명의 위원에게 주주권행사에 관한 동의여부를 확인했다.
이어 열린 회의에서 8명의 위원이 주주권 행사에 관해 '동의' 의사를 밝혔고, 3명의 위원은 '반대' 의사를 나타냈다.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을 비롯한 당연직 위원들(기획재정부 1차관·농림축산식품부 차관·산업통상자원부 차관·고용노동부 차관)은 찬·반여부에 답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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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 의견을 낸 한국경영자총협회는 "기금운용위원회는 기금의 전략적 자산배분안을 비롯한 중요사항을 심의 및 의결하는 기구이지 특정단체의 민원해결 창구가 아니다"며 "'노동-시민사회 단체가 한진그룹 사주들의 이사 연임 반대와 적극적 주주권 행사를 강력하게 요구한다고 해서 국민연금이 영향을 받아 주주권을 행사하는 것은 큰 문제"라고 밝히기도 했다.
기금위는 이날 ▲대한항공과 한진칼에 대한 적극적 주주권 행사 여부 ▲행사하게 될 경우 내용과 범위에 대해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에서 검토하도록 하는 방안을 의결했다. 이후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는 이달 23일 소집돼 논의를 거쳤으나, 기금위 다수 위원들의 의견과는 배치됐다.
보건복지부는 "(한진칼·대한항공에 대한) 경영참여 주주권행사 여부에 대한 찬·반입장이 불분명해 (전문위) 회의 후 확인 결과 '반대' 입장이라는 것을 전달받았다"며 "전문위 논의 결과는 기금운용실무평가위원화와 기금위에 보고하고 기금위가 주주권 행사 여부 및 행사 시 범위 등을 최종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금운용위원회는 총 20명의 위원 중 과반이 찬성하면 안건이 가결된다. 현재까지 8명의 위원이 찬성 의견을 나타낸 가운데, 2명 이상의 위원만 찬성하면 '주주권 행사' 여부가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의사 표시를 하지 않은 정치권 인사(보건복지부 장관 및 당연직 위원들)와 농협중앙회·수협중앙회 등의 의사 결정에 따라 최종 결론이 날 것이란 평가다. 다만 그간 당연직 위원들인 각 부처 차관이 기존 위원회 개최일에 자주 불참했던 것을 고려하면 이번에도 참석 여부는 불투명 하다.
게다가 대통령이 국민연금의 적극적 주주권 행사를 주문한 만큼, 정치권 인사들이 주주권 행사에 반대표를 행사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기금위가 한진그룹에 대해 적극적인 주주권을 행사하면 ▲사외이사 선임 주주제안 ▲주주대표 소송 등의 방식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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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9년 01월 31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