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프리미엄 포기하고 '통합법인' 주식으로 회수
SK그룹, 하이닉스 인수할 때도 경영권 프리미엄 얹어줘
산은 추후 M&A 나설 때 선례 남길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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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 경영권 지분 55.7%를 '경영권 프리미엄' 없이 현 시가 수준에서 현대중공업에 넘기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M&A에선 경영권 프리미엄을 주는 것이 보편적이지만 '현물출자-통합법인 신주확보' 구조로 인해 시가에 매각하는 방식이 허용됐다.
이에 따라 과거 6조원이 거론되던 대우조선 경영권 주식이 현 시가대로 2조원에 현대중공업에 넘겨질 전망이다. 구주를 매각했을 때 산은이 받을 수 있는 경영권 프리미엄은 잃게 될 전망이다.
산은이 현금 대신 대가로 받는 신주가 경영권 프리미엄만큼의 가치가 있을지 여부도 현재로선 미지수다.
이번 대우조선 거래와 관련, 현대중공업이 밝힌 계약 내용에 따르면 대우조선 현물출자 주식에 대한 인수가격은 1월31일 기준 1개월 평균종가, 1주일 평균종가, 직전 거래일 종가를 산술평균 한 금액과 직전 거래일 종가 중 낮은 금액인 3만4922원으로 결정됐다.
다시 말해 최근 주가를 기준 삼아 대우조선 주식의 매각가격이 정해진 것이다.
한 회계법인 관계자는 “법률상 현물출자 시 최근 주가를 기준으로 가치를 산정하도록 되어 있지만, 이 경우에도 기업가치에 대해 논란이 생기면 법원에 기업가치 산정 보고서를 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주식을 현물출자가 아닌, 구주매각으로 처리할 경우에는 시가 대비 상당금액의 프리미엄이 붙는 것이 일반적이다.
일례로 지난 2008년 대우조선 매각 당시에는 포스코-GS, 한화, 현대중공업 등이 주가에 200% 이상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은 가격인 5조~7조원을 검토했다.
한화그룹이 써낸 가격도 6조3000억원이었다. 심지어 이 무렵 대우조선 주가는 리먼브러더스 사태 여파로 최근 주가보다 더 낮았다. 그럼에도 불구, 경영권 프리미엄 수조원이 더해졌다.
증자와 신주배정이라고 해도 프리미엄이 붙는 경우가 많다.
과거 SKT가 하이닉스를 인수할 당시 1주당 평균 인수가격은 구주 2만3326원, 신주 2만30000원이었다. 이때 SKT는 하이닉스 본입찰에 참여한 2011년 11월10일 종가 2만1500원 대비 구주 8.5%, 신주 7% 등 평균 7.4%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줬다. 제 3자 유상증자 방식으로 매각이 이뤄졌다는 점에서 법률상으론 할인율을 적용해 시가보다 싸게 살 수 있었지만, 채권단은 경영권 매각은 예외사유로 보고 경영권 프리미엄을 받고 SKT에 팔았다.
당시 거래에 정통한 관계자는 “거래구조는 다르더라도 경영권을 넘길 경우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어서 파는 게 일반적인 경우다”라며 “시가로만 대우조선을 넘긴다면 매각 가격에 대한 논란이 일 수 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결국 산은은 과거 M&A에서 모두 받아왔던 이런 경영권 프리미엄을 모두 포기하고 현대중공업에 시가로 주식을 넘기는 셈이다.
이에 대해 산업은행은 "공개경쟁입찰을 통한 매각을 진행할 경우 인수 후보자들이 없다"는 이유로 현물출자 방식을 택했다는 설명이다. 여기에다 빅2 체제가 안정이 되면 현물출자 대가로 받게되는 통합법인 신주의 주가 상승에 따른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해명이다.
다만 산은은 이의 확인을 위한 입찰을 진행하지 않았다. 또 통합법인 신주의 '주가 상승분'이 이번에 구주매각 대신 현물출자를 단행하면서 포기한 '경영권 프리미엄'보다 높아질지도 현재로선 단정하기 어렵다.
이 부분에 대해 기업가치 평가 전문가들은 매각을 통한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기하고, 불분명한 미래의 이익을 감안해 현재 주가로만 회사를 파는 점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다른 회계법인 관계자는 “주가만 놓고 보아도 현재 주가가 기업의 내재가치를 제대로 반영하는가에 대한 문제가 있을 수 있는데다,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포기한 구조를 짜서 대우조선을 매각하는 것에 대한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현재 대형 회계법인들 사이에서도 대우조선의 기업가치 평가를 기피하는 모습도 보여진다. 자칫 산은이 ‘헐값’에 대우조선을 현대중공업에 넘기려고 했다는 의혹을 받을 수 있기 때문.
한 투자금융(IB)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기한다면 이번 매각을 두고 특혜 의혹이 불거질 수 있다”라며 “대우건설 등 앞으로 남아있는 정부 소유 매물들에 M&A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사안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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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9년 02월 01일 16:18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