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복세에 지난해 연기·철회한 기업들 상장 추진
대어들은 연초부터 ‘삐걱’... 전망 불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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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 기업공개(IPO) 시장이 활기를 띠는 듯 했으나 여전히 불안함이 남아있다. 1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기업들은 무난한 성적을 거뒀지만 규모가 큰 ‘대어’들은 불투명한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증시 한파로 인한 IPO시장의 침체된 분위기가 올해도 이어질까 우려가 컸다. 연초 투심이 몰리는 ‘1월 효과(January effect)’가 기대만큼 나타나지 않을 것이란 예측도 나왔다.
아직까지 연초 새내기주들의 성적표는 무난하다는 평이다.
올해 ‘상장 1호’ 기업인 핀테크 기업 웹케시는 공모 희망밴드(24,000~26,000원) 최상단인 26,000원으로 확정돼 25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첨단 정밀화학 소재 기업 천보는 공모 희망가 밴드 최상단인 4만원으로 공모가를 확정했다.
지난 30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노랑풍선은 지난해 11월 예비심사를 통과했으나 시장 침체에 공모 일정을 미뤘다. 공모가는 공모 희망밴드(15,500~19,000원)를 웃도는 2만원으로 책정됐다. 신청물량의 71.97%가 2만원 이상을 써냈다. 공모주 청약 경쟁률은 1025.2대 1에 달했다.
IPO시장이 우려에 비해 회복세를 보이면서 기업들은 계획대로 상장을 추진하는 분위기다. 2월에 코스닥 상장 예정인 한 기업 임원은 "작년 하반기부터 장이 워낙 안 좋아서 상장 시기를 두고 고민이 많았지만 '더 나빠질 수도 있다'는 생각에 올해 초 상장을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시장 침체 여파로 상장 심사 및 상장 철회를 한 기업들은 재도전에 나섰다. 지난해 11월 코스닥 상장을 철회한 KMH신라레저는 이번주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본격적인 공모절차에 돌입했다. 12월 상장을 철회했던 일본 게임업체 SNK도 올해 1분기 중 다시 증권신고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다만 여전히 높은 증시 변동성에 공모물량을 크게 줄였다. 신라레저는 지난해 신주 400만주와 구주 200만주를 공모할 계획이었으나 이번 상장에서는 220만주의 신주공모에 나설 계획이다. 이에 공모규모(희망밴드가 기준)도 552억~708억원에서 198억~253억원으로 줄어들 예정이다.
하지만 시장 분위기를 회복세로 단정하기엔 이르다는 평가도 나온다. 지금까지 좋은 성적을 기록한 기업들이 모두 코스닥 상장 중소기업이라는 점 때문이다.
결국 향후 IPO시장 분위기를 좌우할 요인은 대어급의 상장 성사 여부라는 것이다.
올해 관심이 집중된 대어급 IPO 시장은 연초부터 불안한 모습이다. 공모금액만 2조원에 달해 최대 관심사였던 현대오일뱅크 상장은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에서 프리IPO(상장 전 지분투자)를 유치하면서 연기됐다. 올해 상장은 힘들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바디프랜드도 지난 17일 상장 예비심사 승인이 연기됐다. 거래소는 상장심사에서 ‘경영 투명성’ 심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바디프랜드는 최근 임직원 수당·퇴직금 미지급 논란이 일어난 바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1월엔 보통 연초 효과로 투심이 나쁘지 않아 올해도 그런 추세가 보였지만 실제 시장 분위기를 좌우하는 대어급의 상장이 잇따라 불투명해지면서 향후 시장 분위기가 좋을 것이라 장담할 할 수 없다”며 “공모 규모가 큰 대어급들의 공모 흥행 여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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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9년 01월 31일 13:45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