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 주주들 "이익잉여금 외부주주에게 주는 셈"
발표후 주가오르면서 완전 자회사 소요비용도 늘어
신한금융 "상장사로서 기존 약속 지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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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지주가 오렌지라이프 인수 후에도 이전과 같은 배당정책을 펴기로 발표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오렌지라이프 완전자회사를 시도한다고 밝힌 상황에서 굳이 불필요한 재원을 낭비한다는 이유에서다. 신한금융지주 주주들 사이에선 주주 이익과 반하는 정책이란 비판이 나오고 있다.
지난 11일 오렌지라이프가 1주당 1600원의 결산 현금배당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기말 배당금액은 1312억원으로 중간배당을 합친 지난해 총 배당금액은 2132억원이다. 순이익 대비 배당성향은 68.5%에 달하며, 지난해 일회성 비용을 제외한 조정순이익(3644억원) 대비 배당성향을 따져도 58.5%로 2017년 오렌지라이프가 공시한 배당정책(배당성향 50% 이상 유지)을 충족시켰다.
더불어 오렌지라이프는 현 수준의 배당정책을 올해에도 유지할 계획임을 밝혔다. 대주주가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에서 신한금융지주로 바뀌면서 주가 하락폭이 컸지만, 고배당 유지 정책을 밝힘에 따라 12일 주가는 9%가량 올랐다.
이에 대해 신한금융지주는 컨퍼런스콜을 통해 주주가치 제고에 적극 나서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배당은 상장사임을 고려하면 배당정책을 일관되게 유지할 예정이고, 2019년까지 50% 이상 배당성향 유지는 유효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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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에 대해 신한금융지주 주주들 사이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온다. 완전자회사를 밝힌 마당에 오렌지라이프 주주가치 제고에 나선다는 게 납득이 돼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현재 오렌지라이프는 신한금융이 59%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외국인주주가 37%, 기타주주가 4%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오렌지라이프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고배당 정책에 나선다면 41%나 되는 외부주주에게 배당금을 줘야 한다는 의미다.
지난해 연말결산 기준으로 874억원의 이익잉여금을 외부주주에게 주는 셈인데, 배당을 하지 않을 경우엔 이 부분이 완전자회사 합병 후 신한지주 주주의 몫으로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기관투자자는 “오렌지라이프의 이익잉여금을 외부 주주에게 배당한다는 점은 신한금융지주 주주들 입장에서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다”라고 말했다.
게다가 고배당 유지 정책으로 주가가 오르는 점은 추후 완전자회사에 나설 때 신한금융지주의 재무부담도 늘어난다.
당장 12일 주가가 9%가량 오르면서 그 가격으로 신한금융이 공개매수할 경우 전일보다 1000억원 가량의 자금이 더 들어간다. 상승하는 비용은 고스란히 주주들에게 전가될 가능성이 큰데, 당장 신한지주는 인수비용 등을 이유로 IMM PE를 대상으로 7500억원 유상증자를 발표해 기존 주주들의 지분율이 희석됐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이 같은 배당정책이 고수되는 이유에 대한 궁금증도 제기된다. 오렌지라이프 인수의 정당성을 높이고 '고가'에 인수한 것이 아님을 드러내고자 주가 관리에 나선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신한금융이 오렌지라이프의 지분을 매입한 가격은 주당 4만7400원이다. 신한금융의 지분인수 발표 이후 오렌지라이프 주가는 급격하게 하락해 2만4000원 선까지 떨어지며, 매입가격에 반토막이 났다.
당연히 신한금융 주주들 입장에선 현 경영진이 지나치게 오렌지라이프를 비싼 가격에 샀다는 비판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
신한금융 입장에선 오렌지라이프 인수에만 2조3000억원이 든데다 앞으로 배당금, 완전자회사로 들어갈 비용만도 최소 1조원 이상이 든다.
다만 신한은 이 같은 해석을 부정했다.
신한금융지주는 “MBK파트너스가 2017년 ING생명 상장당시 2019년까지 3년간 50% 배당이라는 고배당정책을 약속했다'며 "신한금융이 이 약속을 지켜 시장의 신뢰를 지키는 차원에서 배당정책을 고수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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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9년 02월 14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