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롯데로 롯데지주의 캐피탈 지분 이전 가능성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들이 매각 반대 했다는 의견도
고바야시 마쓰모토 롯데캐피탈 전 대표 영향력도 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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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캐피탈 매각이 잠정 보류되면서 매각이 재개될지 혹은 시기가 언제일지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그간 롯데캐피탈을 두고 '판다. 안판다'를 되풀이하는 과정이 반복되다 보니, 롯데그룹의 매각의지 및 의사결정에 대한 다양한 말들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롯데그룹 일본 주주들이 이번 매각에 대해 '반대 목소리'를 냈을 것이란 예측도 제기된다. 동시에 이번 매각과정을 거쳐 결국 롯데캐피탈이 일본롯데홀딩스와 호텔롯데 소속으로 결국 옮겨질 것이란 예상도 적지 않다.
지난 15일 롯데그룹은 롯데카드와 손보가 적격 예비인수후보(숏리스트)를 발표하면서 롯데캐피탈 매각은 잠정 보류한다고 발표했다. 롯데캐피탈 예비입찰에 KB금융지주, 한앤컴퍼니, MBK파트너스 등이 참여하면서 인수 열기가 뜨거웠다.
갑작스런 매각 중단에 대해 롯데그룹 측은 급할 게 없다는 설명이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카드랑 손보를 팔면서 캐피탈 매각도 고려했다”라며 “같이 팔면 더 좋은 가격으로 팔 수 있다는 점이 고려됐으나, 내부에서 의견 조정을 거치면서 캐피탈 매각이 급할 게 없다는 결론을 내려 매각을 일단 보류하기로 했다”라고 말했다.
롯데지주가 밝힌대로 사실 롯데그룹 입장에서는 롯데캐피탈 매각이 당장 급하지는 않다. 공정거래법상 일반 지주회사는 금융회사를 자회사나 손자회사로 둘 수 없다는 점 때문에 롯데금융 계열사 매각이 진행됐다. 오는 10월까지가 유예기간으로 이 안에 롯데지주가 보유한 이들 계열사 지분을 매각하면 된다.
다만 롯데카드는 최대주주가 롯데지주(지분유 93.8%)로, 지주회사 행위요건에 따른 즉시 매각이 불가피하다. 하지만 롯데캐피탈은 최대주주가 호텔롯데(지분율 39.37%)이며, 롯데지주가 지분 25.64%를 들고 있다. 게다가 캐피탈사는 대주주 변경 시 금융당국의 대주주적격 심사를 받지 않아도 돼 연초에 롯데카드 매각을 완료하고 나서 매각에 나서도 시간적 여유가 있다.
그러나 이런 상황과 그룹의 설명에도 불구, 매각에 대한 결정이나 진행이 오락가락하면서 롯데그룹의 매각의지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도 커지고 있다. 롯데카드 매각이 이뤄지면 곧 이어서 롯데캐피탈 매각이 이뤄지는 건지, 아니면 무기한 잠정 연기인지에 대해서 언급들이 나온다.
사실 롯데그룹 입장에서는 롯데캐피탈 매각 말고도 대안이 존재한다. 롯데그룹의 지배구조는 롯데지주→호텔롯데→일본 롯데홀딩스로 이어지는 ‘옥상옥’의 구조다. 롯데지주 체제 위에 호텔롯데가 있다 보니 호텔롯데가 보유한 계열사 지분은 공정거래법상 금산분리에 적용 받지 않는다. 롯데지주가 보유한 롯데캐피탈 지분을 호텔롯데에 넘긴다면 금산분리법 적용을 피해 갈 수 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롯데지주 체제 밖으로 롯데캐피탈 지분을 옮겨서 공정거래법을 피할 수 있다”라며 “당장 매각을 진행하기 보다는 호텔롯데가 롯데지주 지분을 받아가는 방식으로 딜이 진행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동시에 롯데캐피탈과 일본주주와의 관계도 다시금 주목 받고 있다.
롯데캐피탈은 '고바야시 마쓰모토'(小林正元) 사장이 이끌어온 회사로 꼽힌다. 일본 롯데홀딩스 CFO이기도 한 그는 일본 히토쓰바시(一橋)대학 법학부 출신으로, 산와은행과 UFJ비지니스 파이낸스 상무직을 거쳐 2003년 롯데캐피탈 상무에서 2004년 롯데캐피탈 대표를 맡아 2016년까지 무려 12년간 롯데캐피탈을 이끌었다. 롯데그룹 형제의 난이 격화되자 롯데캐피탈 대표이사를 사임했다.
쓰쿠다 다카유키(佃孝之) 롯데홀딩스 사장, 고초 에이이치(牛膓栄一) 일본 롯데물산 대표와 함께 일본 롯데의 막후 실력자로 꼽히는 동시에, 형제의 난 당시 신동빈 회장을 지원한 이로도 꼽힌다.
즉 롯데캐피탈은 고바야시 사장의 노고가 오롯이 담긴 회사이기도 한 셈. 결국 일본홀딩스→호텔롯데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감안했을 때 일본 롯데홀딩스 내부에서 롯데캐피탈 매각에 대한 의견이 달랐을 수도 있다는 언급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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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재계 관계자는 “호텔롯데를 지배하는 일본 롯데홀딩스 내에서 롯데캐피탈 매각에 대해 이견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라며 “롯데카드와 달리 호텔롯데를 통해 일본 롯데홀딩스가 회사를 지배하고 있으며, 일본주주들 사이에서 반대하는 목소리가 있는 것으로 안다”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향후 롯데캐피탈의 매각은 상당한 변수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행여 롯데그룹 내에 남는다고해도 다시 매각이 재개되기 까진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호텔롯데와 롯데지주 합병을 통한 통합지주가 설립되기 전까진 굳이 매각에 나설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호텔롯데 상장, 그리고 합병이란 어려운 과제를 풀기 전까지 롯데캐피탈 매각이 잠정 보류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한 투자금융(IB)업계 관계자는 “롯데캐피탈이 그룹 내에 남아 있다면 롯데캐피탈 매각은 호텔롯데 상장 등에 후순위로 밀릴 가능성이 크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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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9년 02월 27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