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빅뱅 효과' 기대하기 어려워진 셈
YG엔터 연일 주가 하락세... 회사 전망 우려↑
블랙핑크 등 빅뱅外 아티스트 수익성은 '아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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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G엔터테인먼트(이하 YG엔터)의 주가가 대표 그룹 '빅뱅'의 멤버 승리의 성접대 의혹 등으로 연일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른바 ‘버닝썬 사건’이후 직접적인 연결 고리 부재로 YG엔터 주가에 큰 영향은 없었다. 하지만 이후 승리를 둘러싼 여러 의혹이 터지면서 소속사인 YG엔터를 향한 우려로 번지고 있다.
지난 27일 아이돌 그룹 빅뱅의 승리(본명 이승현)는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승리는 외국인 투자자에게 성접대를 알선하고 해외에서 마약을 투약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자진 출두했다.
승리가 사내이사로 있던 강남 클럽 버닝썬에서 마약 유통, 성범죄, 경찰 유착 등의 논란이 일어나며 승리가 수사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거론될 당시만 해도 와이지엔터 주가는 흔들리지 않았다. 21일 YG엔터는 전날 대비 2650원 오른 4만6900원의 종가를 기록했다.
그러나 26일 승리가 강남의 클럽들을 사업 투자의 로비 장소로 이용하고 성접대를 하려 했다는 메신저 대화 내용이 공개되면서 상황이 악화됐다. 26일 오후 1시쯤부터 대거 매도세가 쏟아졌다. 이날 YG엔터 종가는 전날 대비 2100원 낮아진 4만5400원을 기록했다.
YG엔터측은 “카카오톡 대화는 조작된 것”이라는 입장을 표명했으나 3월 4일 현재까지 하락세는 이어지고 있다. 3월 4일 현재 YG엔터 주가는 전일 대비 1.43% 하락한 4만1450원으로 마감했다.
증권가에서는 한동안 YG엔터 주가의 약세가 쉽게 진정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현재 YG엔터의 주가 약세에는 미래 수익에 대한 불안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대표 아티스트인 빅뱅의 매출 기여도가 컸던 만큼 우려도 큰 상황이다.
YG엔터의 매출에서 음반 및 DVD, 그리고 '굿즈'라고 불리는 아티스트 관련 제품과 상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35%를 넘는다. 또 해외에 아티스트 관련 라이선스 유통을 통해 들어오는 로열티 매출이 20%에 달한다. 나머지는 스트리밍 사이트 등에 음원을 제공하고 받는 음악서비스 매출, 콘서트 매출, 광고 모델 매출, 방송제작 매출 등으로 나뉜다.
아티스트 관련 제품·상품은 물론, 해외 로열티와 콘서트 매출 등에서 빅뱅과 빅뱅 내 소속 아티스트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라는 평가다. 2017년 YG 전체 콘서트 모객 수 내 빅뱅의 비중만 79%에 달했다. 유일하게 아티스트당 매출은 공개한 2011년 YG엔터테인먼트 상장 당시엔, 연간 매출액 447억원 중 75%인 336억원을 빅뱅과 빅뱅 소속 아티스트인 지드래곤, GD&TOP이 차지한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증권사 리서치는 빅뱅 멤버들이 군대에서 제대한 후인 2020년부터 본격적인 YG의 실적 성장을 전망해왔다. 목표 주가도 빅뱅 컴백 효과가 완전히 반영되는 2020년을 기준년도로 산출했다.
승리 파문으로 인해 빅뱅의 컴백 자체가 불투명해진 것이 문제가 되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 빅뱅 멤버들의 군입대 후 회사 수익에서 승리가 차지해 온 부분은 크지 않다.
빅뱅을 제외한 블랙핑크, 아이콘, 위너 등 YG의 주요 아티스트들이 국내외로 입지를 다져가고 있지만, 생각보다 아직 매출 기여도는 크지 않다. 아직까지는 ‘성장기’라는 평가가 일반적이다. 최근 4년만에 내놓은 보이그룹 ‘트레져13’도 본격적인 수익 창출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2013년 걸그룹 2NE1(투애니원)의 연간 매출이 400억원에 육박하며 수익원 다변화의 가능성을 보였지만, 마약 복용 의혹 등 파문에 휩싸이며 2016년 해체한 게 뼈아프다는 지적이다.
YG엔터의 작년 4분기 연결 영업이익은 31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1.3% 줄었다. 매출액은 807억원으로 15.5%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지난해 YG엔터의 매출액과 영업이익, 콘서트 모객 수는 전년 대비 모두 하락했다. 승리를 제외한 빅뱅의 멤버들이 2018년 초를 기점으로 모두 입대 한 점을 고려하면 빅뱅의 공백기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YG엔터 소속 연예인이 마약 투여 등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특히 빅뱅 멤버들을 둘러싼 파문은 계속됐다. 2011년 지드래곤의 대마초 파문(기소유예 처분)에 이어 2017년 탑의 대마초 파문(징역 10월, 집행유예 2년, 추징금 1만2000원 선고)까지 스캔들이 이어졌다. ‘아티스트≠회사’ 라는 인식으로 회사까지 직접적인 영향은 없었다. 하지만 승리까지 사생활로 파문이 일면서 회사의 소속 아티스트 관리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승리와 관련된 일련의 의혹에 개인투자자들이 심리적 불안을 느끼는 정도였지만, 일이 커져 이제는 시장에서 회사를 바라보는 인식 자체가 다소 부정적으로 변한 것이 사실"이라며 "소속 아티스트들의 잇따른 스캔들로 ‘YG는 그런 회사’라는 인식이 굳어지면서 소비자들이 회사 아티스트에 대한 보이콧을 하는 등 일이 커지면 기업 가치에도 영향이 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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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9년 03월 04일 16:33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