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1개 점포 중 홈플러스그룹 직접 보유 부동산만 편입
편입자산 매출·마진율 나쁘지 않지만…경쟁과열은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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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상장하는 한국리테일홈플러스제1호(이하 홈플러스리츠)엔 홈플러스에서 가장 유명한 '랜드마크 매장'들이 빠졌다. 부동산을 팔고 홈플러스로부터 임대료를 받는 구조인데, 일부 핵심 매장을 2016년 이미 세일즈 앤 리스백(S&L) 방식으로 매각했기 때문이다.
이번 리츠엔 홈플러스그룹이 직접 부동산을 보유한 81개 점포 중 51곳을 자산으로 편입했다. 월드컵점 등 랜드마크 매장이 빠진 대신, 81개 점포 중 매출 1위인 부산 가야점을 비롯해 상위 10위 점포 중 8곳이 담겼다.
부동산투자회사(REIT's)인 홈플러스리츠는 홈플러스가 입점한 건물을 매수한 뒤, 이를 홈플러스 매장에 임대한다. 매장으로부터 받는 임대료가 유일한 수익원이다. 홈플러스리츠가 보유한 51개 홈플러스 매장이 장사를 잘 해서 제때 임대료를 내야 리츠 투자자들에게 안정적으로 배당을 지급할 수 있다.
이 때문에 홈플러스 점포 중 가장 유명한 매장인 서울 월드컵점은 리츠 편입 자산군에 들어가지 못했다. 서울 월드컵점은 연간 25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며 경쟁사인 이마트 은평점과 '한국 최고 매출 대형마트 점포'를 다투는 곳이지만,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 입점해있기 때문에 리츠가 편입할 수 있는 자산이 아니다.
같은 이유로 '랜드마크 매장인' 경기 의정부점과 경남 김해점도 포함되지 않았다. 이들은 연간 2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며 월드컵점과 함께 10년 가까이 최고 매출 점포 자리를 지켜오고 있지만, 지난 2016년 자산유동화 방식을 통해 이미 매각됐다. 의정부점과 김해점의 토지와 건물은 현재 등기부등본상 국민은행이 소유하고 있다.
141개 홈플러스 매장 중 홈플러스그룹이 직접 부동산을 보유한 점포는 81곳이다. 이 81곳 중 매출 1위인 부산 가야점, 2위인 인천 간석점, 4위 울산점 등 매출 상위 10위까지의 점포 중 8곳을 홈플러스리츠에 편입했다. 자산으로 편입한 51개 매장의 지난해 3월~11월 평균 매출액은 350억여원으로 편입하지 않은 30개 매장의 같은 기간 평균 매출액 270억여원보다 높다. 홈플러스리츠를 운용하는 한국리테일투자운용(MBK파트너스가 세운 자산관리회사)은 '돈 안되는 점포만 리츠에 편입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 대비해 신중하게 자산을 편입했다는 입장이다.
홈플러스리츠가 편입한 51개 매장의 임대료 및 감가상각 전 영업이익(EBITDAR) 평균 마진율은 11.3%다. 경쟁사인 롯데마트(2017년 기준 9.7%)보다는 낫고, 이마트(11.4%)와 비슷한 수준이다. 비교적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내고 있다는 뜻으로 이해할 수 있다.
물론 그렇다고 해도 문제는 남아있다. 대형마트 유통업 시장이 포화되고,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며 마진이 점점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2013년에서 2017년 사이 5년간 롯데마트는 EBITDA 마진율이 1.4%포인트, 이마트는 1.5%포인트 떨어졌다.
홈플러스리츠에 편입된 점포 중에는 이미 7~8%대의 저조한 마진율을 보이고 있는 점포들이 있다. 이들이 기사회생하지 않으면 향후 일부 매장에서 마진 악화로 임대료를 제때 낼 수 없는 사태가 벌어질 수 있는 것이다.
홈플러스리츠는 만약 임대료 미납 사태가 벌어지면 해당 점포가 포함된 전체 트렌치(Trench)와 계약을 해지하고, 잔여 임대료를 일시에 회수할 수 있도록 안전 조항을 달아놨다. 다만 실제로 이런 사태가 발생한다면 '장기적, 안정적 배당을 주는 리츠'라는 신뢰에 금이 갈 수 있다는 지적이다. 결국은 중장기적으로 홈플러스가 유통업계 내에서 어떻게 점포별로 경쟁력을 구축해가느냐가 핵심 변수인 셈이다.
홈플러스리츠 관계자는 "창고형 매장인 '홈플러스 스페셜'은 기존 점포보다 수익성·성장성이 좋은데, 51개 자산 중 5개가 스페셜 매장이고 나머지 46개 중 30개도 전환 계획이 있다"며 "신선식품 배송 노하우와 도심에 매장이 많다는 경쟁 우위를 활용해 생산성을 개선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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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9년 03월 03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