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쇄신안 발표했지만 시장 반응은 '미온적'
본질적 '고액 연봉' 문제 지적하는 목소리
"한진칼 기업가치 눌러야하는 조 회장…연봉 통해 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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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한진칼ㆍ㈜한진ㆍ대한항공을 제외한 모든 계열사 임원직을 내려놓는 '쇄신안'을 발표했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담하다. 3개사가 사실상 그룹 핵심인만큼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과 함께 이들 회사가 조양호 회장에게 '고액 연봉'을 지급하는 회사이기 때문이다.
한진그룹 및 대한항공은 5일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겸직 계열사를 기존 9개사에서 한진칼, (주)한진, 대한항공 3개사로 줄이는 방안을 발표했다. 동시에 대한항공은 이 날 이사회를 열어 조 회장의 대표이사 연임을 정기주주총회 안건으로 결정했다.
조양호 회장은 현재 한진칼ㆍ한진ㆍ대한항공을 포함, 진에어ㆍ정석기업ㆍ한진정보통신ㆍ한진관광 등 7개사에 등기임원으로 올라있다. 동시에 한국공항ㆍ칼호텔네트워크 등 2개사에서는 비등기임원을 겸직하고 있다. 이번 결정에 따라 조 회장은 연내 나머지 계열사의 겸직을 해소할 예정이다.
한진그룹 측은 책임경영을 위한 '선택과 집중'을 택한 것으로 설명했으나 설득력은 떨어진다.
예를 들어 조 회장은 2017년 해당 계열사를 통해 총 66억원의 연봉을 수령했다. 대한항공이 28억원, (주)한진이 12억원, 한진칼이 26억원을 지급했다. 지난해와 지난 2014년 한국공항에서 급여를 받은 점을 제외하면 대부분 이 3개 회사가 조 회장의 연봉을 전담했다.
결국 6개 회사 대표이사에서 내려온다고해도 조 회장의 연봉은 별반 달라지지 않는다는 의미다. 계열사들에 대한 지배력도 큰 차이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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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양호 회장의 계열사를 통한 고액 연봉 수령은 그간 자본시장에서도 꾸준히 지적됐다. 특히 승계 과정과 연관된 해석도 나왔다. 조 회장 입장에서 승계를 원할히 진행하려면 최상위 회사 한진칼의 기업가치는 낮추면서 승계재원은 확보해야하는 숙제가 남은 상황.
대한항공 등 핵심 자회사를 통해 배당을 끌어올릴 경우 한진칼의 기업가치가 덩달아 커지다보니 직접 고액 연봉 수령을 통해 승계재원을 마련해 왔다는 지적이다.
이같은 지적과 무관하게 대한항공 이사회는 “글로벌 경기 전망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델타항공과의 조인트 벤처(Joint Venture) 조기 정착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연차총회의 성공적 서울 개최 등 대한항공의 주요한 과제가 산적해 있다”며 “절대안전체제 유지 및 안정 경영을 통한 회사 가치 제고를 위해서는 항공전문가인 조양호 회장의 리더십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라 연임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항공·운송 외길을 45년 이상 걸어온 조 회장의 항공 전문가로서의 식견은 대한항공 뿐 아니라 한진그룹의 주주가치 극대화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연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에서 그동안 비공식적으로 델타항공 JV체결과 관련해서 에드워드 바스티안 현 델타항공 CEO와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간 친분을 강조해왔는데 이번엔 델타항공이 조양호 회장의 연임 사유로 활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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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9년 03월 05일 21:27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