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M&A 검토…경영진 움직임도 분주
NXP 인수 시 일거에 과제 해결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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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사 NXP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6일 인수·합병(M&A)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NXP 인수를 위한 검토 작업을 거쳐 내부 보고를 준비하고 있다. 정현호 사장·안중현 부사장이 이끄는 삼성전자 사업지원TF가 실무를 맡고 있다.
업계에서는 머지 않은 시기에 삼성전자에서 NXP 인수와 관련된 의사 결정이나 발표가 있을 수 있다는 언급도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작년부터 초대형 반도체 기업을 실사해왔다. 글로벌 컨설팅사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이 해당 작업을 맡아왔다. 전장 반도체 세계 1위 기업인 NXP가 가장 유력한 인수대상으로 꼽혀왔다.
거래가 성사되면 역대 최대 규모인 50조원대 M&A에 해당된다.
안중현 부사장 등이 지난달 미국으로 출국했었는데 투자업계에선 NXP 인수와 관련한 움직임으로 보고 있다. 올 초에는 손영권 삼성전자 전략기획담당 사장이 NXP 최고경영자(CEO) 릭 클레머와 만난 것으로 알려지면서 빅딜 기대감이 커지기도 했다.
NXP의 본사는 네덜란드에 있지만, 미국 나스닥 시장에 상장돼 있다. 또 NXP는 삼성전자, 애플, 델 등과 함께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시에서 주력 사업을 꾸리고 있다. 주요 주주는 자산운용사 블랙록(5.88%), 티로위프라이스(5.85%), 그리고 헤지펀드 엘리어트 매니지먼트(3.03%) 등이다. 시가총액은 약 31조원(275억7600만달러)이다. 경영권 프리미엄과 소수주주 대상 텐더 오퍼(Tender Offer; 공개매수조항) 등을 고려하면 거래가격이 40조~50조원에 육박하는 구조다.
미국 반도체기업 퀄컴이 2016년 10월부터 2년간 총 440억달러(약 50조원)에 NXP 인수합병을 논의했으나 작년 7월 인수가 불발됐다. 당시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으로 중국 내 기업결합신고 절차가 늦춰졌고, 퀄컴이 인수를 포기했다. 그 이전에도 NXP 인수와 관련해 삼성전자와 논의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D램, 낸드플래쉬) 분야 글로벌 1위 기업이다. 비메모리 분야에선 갈 길이 멀다. 자체 육성보다는 대형 시스템 반도체 회사의 주요 주주가 되거나 아예 인수해 고객망과 파운드리(Foundry, 반도체수탁생산) 물량까지 확보하는 편이 낫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올해 초 정부와 시장을 대상으로 '2030년 글로벌 비메모리 분야 글로벌 1위 달성' 계획을 발표했다. 당시 ▲모바일AP·이미지센서 경쟁력 강화 ▲차량용 반도체 개발 확대 ▲파운드리 선두(대만 TSMC) 추격 등을 핵심 전략으로 밝혔다. NXP 한 곳을 인수하면 세 가지 분야에서 선두권 지위로 올라서게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전장부문을 미래 먹거리로 꼽고 있다. 차량용 반도체 회사, 그 중에서도 가장 시장 지배력이 앞선 NXP 인수가 가장 효과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까지 이어진 반도체 '슈퍼사이클'을 고스란히 누렸다. 외부 조달 없이도 거래를 종결할 수 있는 재무여력을 갖췄다.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지난해 말 기준 현금 보유액은 총 104조2100억원이다. 전년 말 83조6000억원보다 24.7%나 늘어나며 처음으로 100조원을 돌파했다.
중국 정부는 퀄컴의 NXP 포기 후 "NXP 인수를 승인하는 데 열려있다"는 뜻을 밝혔다. 향후 중국의 결합신고 절차가 삼성전자의 NXP 인수에 걸림돌이 되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이번 M&A와 관련해서 "확인해줄 수 있는 내용이 없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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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9년 03월 06일 22:3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