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은행 강화' 내세우지만... 여전히 은행 비중 압도적
기존 부동산신탁 인수 등 향후 '다각화' 행보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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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농협금융지주(이하 NH농협금융)의 '비은행 강화 전략'이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증권 외 다른 계열사는 이렇다할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하며 점점 은행 의존도가 커져만 가고 있는 것이다.
의욕적으로 뛰어든 신규 부동산신탁 인가전에서도 탈락하며 당분간 비은행 확장은 꿈꾸기 힘든 모양새가 됐다. NH농협금융이 기존 신탁사 인수 등 인수합병(M&A) 시장의 '큰 손'으로 등극할지 업계의 관심이 모아진다.
지난 3일 금융위는 신영자산신탁, 한투부동산신탁, 대신자산신탁 등 3곳(가칭)에 예비인가를 내줬다. 인가전에는 NH농협금융을 포함한 총 12곳이 경쟁을 벌였다. NH농협금융은 후보 중 유일한 은행 계열 금융지주로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혔다.
NH농협금융의 부동산 금융 경험과 자본력이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예상됐다. 외부에서도 NH농협금융의 인가 가능성을 높게 봤고, 내부적으로도 자신이 있었다는 후문이다. 김광수 농협금융지주 회장이 각별히 챙기던 사안이기도 했다.
NH농협금융은 지난해 7월 NH농협리츠운용을 설립하는 등 부동산금융 부문에 큰 관심을 쏟고 있다. 그룹 내에서는 신탁사 인가를 받았을 때 리츠운용과 신탁사의 업무가 겹치는 상황에 대한 우려가 '미리' 나오기도 했다. 9월에는 '부동산신탁 자회사 설립 추진팀'을 일찌감치 꾸려 이번 인가를 준비해왔다.
NH농협금융 입장에서는 기대가 컸던 만큼 아쉬움도 큰 상황이다.
NH농협금융 관계자는 "(부동산신탁 인가는) 연구소와 TF(태스크포스)가 함께 준비하는 등 그룹 내에서 관심이 있던 사안이라 결과에 아쉬운 부분이 있다"며 "인가를 받지 못한 다른 회사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밝혔다.
NH농협금융은 최근 비은행·신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NH농협금융은 김광수 농협금융지주 회장의 취임 일성도 비은행 강화였다.
비은행 강화는 농협금융뿐만은 아니라 금융지주들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부분이다. 지나치게 은행에 집중된 사업 구조를 타파하기 위해 M&A(인수합병) 등 적극적으로 비은행 부문 몸집을 불리고 있다.하지만 NH농협금융의 경우 2014년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 인수하며 증권 부문을 대폭 강화한 뒤로는 별다른 진전이 없다는 평가다.
NH농협금융의 영업부문별 영업손익 비중을 보면 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6년 49%에서 2017년 69.43%, 2018년 75.17%로 오히려 높아지고 있다. 증권을 제외한 다른 사업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몇 년간 한자리수에 머물고 있다.
부동산신탁사는 은행 업무와도 밀접한 연관이 있어 수익성 제고의 기회로 관심을 받았다. 대형금융지주사는 신탁사가 있으면 은행을 통해 자금을 대출하고 동시에 수수료 수익도 얻을 수 있어 시너지 효과가 크다. KB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는 각각 KB부동산신탁과 하나자산신탁을 갖고 있다. 생보부동사신탁 인수에 실패한 신한금융지주는 지난해 아시아신탁을 인수했다.
업계에서는 NH농협금융이 기존 신탁사를 인수하는 작업에 착수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하고 있다. NH농협금융은 인수보다는 신규 사업 인가 우선으로 하겠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신규 설립이 물 건너 간 상황에서 결국 인수를 고려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NH농협금융 측은 “신탁사 M&A 등 구체적 사항은 아직 내부적으로 결정된 바가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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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9년 03월 07일 10:43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