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다운스트림-케미칼 제조업체 인수 가능성 거론
김동원 상무, 롯데카드 인수 추진
금융 기반으로 유통, 항공 등 신사업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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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오너가 3세들의 각자 행보가 주목을 받고 있다.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는 태양광 사업을 진두지휘하며 미국에서 본업인 태양광, 케미칼 사업 확장에 나선다.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는 금융부문을 맡으며 롯데카드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동남아에서 핀테크, 유통, 항공 등 신사업 투자 가능성도 제기된다. 색깔이 다른 두 한화 3세의 투자 성과가 후계구도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지난해 한화그룹은 승계와 관련된 급한 불은 껐다. 3형제가 지분을 보유한 한화 S&C와 관련한 지배구조 정리 작업으로 일감몰아주기 문제를 해소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건재해 당장 형제 간 계열분리가 거론될 상황은 아니다. 하지만 시간이 많이 주어진만큼 각자가 어떤 성과를 내느냐가 후계 구도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더 커졌다.
이런 의미에서 연초부터 김동관 전무와 김동원 상무의 발걸음이 바빠지고 있다. 주 활동 무대는 국내를 넘어 해외로 옮겨졌다.
최근 한화큐셀은 미국 투자에 나설 조직 정비에 나섰다. 총괄은 민구 한화큐셀 미국법인장이 맡는다. 투자팀을 이끌 외부인사도 영입했다. M&A에 잔뼈가 굵은 인재로 미국 내 투자업무를 전담하게 된다. 그룹 태양광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지 못하다 보니 투자를 통해 활로 모색에 나설 것이란 예상이다.
우선 태양광 다운스트림에 해당하는 태양광 발전사업에 투자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화큐셀은 지난해 터키에서 현지 에너지업체인 칼리온에너지와 합작법인을 만들어 태양광 발전소 사업을 진행했다. 리라화 가치 폭락 등으로 사업에서 손을 떼긴 했지만 이런 방식의 투자는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 태양광 업계 관계자는 “한화큐셀의 주력인 모듈 사업은 각국의 보조금 정책 등으로 시장환경이 급변한다”라며 “앞으로는 태양광 발전 등 다운스트림으로 영역확장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케미칼 관련 제조업체 인수에 나설 수도 있다. 롯데케미칼이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에탄크래커분해시설(ECC)을 짓는 것이 선례도 언급된다. 한화그룹 석유화학 계열사인 한화케미칼, 한화토탈 등이 미국 투자에 나설 수 있고, 이 투자 건 역시 김동관 전무가 맡아서 할 가능성이 크다. 이미 수년간 관련 분야 투자를 해온 칼라일 등 글로벌 사모펀드(PEF)와의 네트워크 확장도 예상된다.
한 투자금융(IB)업계 관계자는 “현지 PEF들이 들고 있는 관련 제조업체 매물들이 인수후보로 거론된다”며 “김동관 전무는 그룹의 주력인 케미칼, 태양광 관련 본업 확대를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둘째인 김동원 상무는 금융분야 M&A에 적극 나서고 있다. 롯데카드 인수를 진두지휘 하는 것으로 전해지는데 성공한다면 김 상무가 사업에서 보여준 첫 성과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에는 한화투자증권이 1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하며 한화생명→한화자산운용→한화투자증권으로 이어지는 금융사 지배구조를 일원화했다. 삼성-한화 빅딜을 이끈 여승주 사장이 한화생명으로 자리를 옮긴 것도 김 상무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선택이란 평가가 많다.
김동원 상무가 특히 관심을 보이는 분야는 베트남을 포함한 동남아시아다.
한화생명이 보유한 자산을 활용한 투자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한화생명은 한화자산운용에 보유자산을 일임해 운용을 맡기고 있다. 칼라일 대표를 지낸 김용현 한화자산운용 대표와 함께 다양한 투자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다. 증권가에는 김 상무가 항공업에 관심을 보이면서 동남아 LCC(저비용항공사) 등에 투자에 나설 것이란 말이 돌기도 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비단 금융뿐 아니라 항공기 투자 등에도 관심이 있는 것으로 안다”라며 “김동관 전무가 본업에 집중하는 스타일이라면 김동원 상무는 금융뿐 아니라 신사업 투자에도 관심이 큰 것으로 전해진다”라고 말했다.
아직까진 3형제가 그룹을 세 분야로 나눠서 승계할 것이란 분석이 많다. 김동관 전무는 케미칼-태양광, 김동원 상무는 금융, 김동선씨는 건설-리조트가 현재로선 유력하다. 다만 어디까지나 예측에 불과하다. 사업성과에 따라 결과는 언제든 달라질 수 있다. 다만 재계에선 한 사람에게 경영을 집중시키는 삼성식 후계구도가 그룹 입장에선 유리한 측면이 많다는 해석이 많다.
한 재계 관계자는 “한화 경영의 핵심은 김승연 회장을 중심으로 한 원웨이(One-way) 경영이다”라며 “삼형제의 승계 경쟁은 이제부터로 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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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9년 03월 14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