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 불확실성 직면한 투자자들, SKT '팔자' 전환
해외투자자 분위기도 애매…주총 앞두고 세모으기
박정호 사장 주주총회 직접 이끄는 등 주주 달래기 총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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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와 엘리엇, 한진그룹과 강성부 펀드 등 회사 주요 결정을 둔 공방이 치열해지며 우호 주주 확보가 연일 화제다. SK텔레콤은 다소 결이 다른 주주 달래기에 고심 중이다. 중간지배구조 전환이 올해 본격화 예정이고 이를 위한 주주 관리에 여념이 없다.
박정호 사장은 올해 초 CES를 통해 "올해 꼭 중간지주사 전환을 하도록 하겠다"며 구체적인 시점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본격적인 절차가 시작될 것으로 전망돼 실무진들도 시장과 접촉을 늘려가는 모양새다.
사전 작업을 대부분 마치기도 했다. 연말 인사에서 주력 계열사 SK하이닉스 수장을 교체한 데 이어, M&A '키 맨'인 노종원 전무도 SK하이닉스로 이동했다. 또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간 합병을 추진해 6조원(전체 지분가치 기준) 규모 포트폴리오도 보강했다. 중간지주사 전환 발표 시기에 맞춰 자사 OTT서비스인 옥수수와 푹(PooQ)간 합병법인에 대한 투자유치 등 청사진도 공개할 전망이다.
지배구조 재편의 핵심은 물적 분할을 통한 중간지주사(가칭 SK투모로우)와 통신사업 자회사(SK텔레콤)간 분리다. 이후 통신자회사를 다시 상장해 유입된 대금으로 SK하이닉스 지분을 30%까지 늘릴 계획이다.
첫 단계인 물적분할은 주주총회 특별결의사항이다. 특별결의는 총 주식 수의 3분의 1 이상, 출석 주식 수의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결의된다. 최대주주인 SK(주)가 SK텔레콤 지분을 25% 보유한 데다 일부 기관의 참여를 고려하면 총 주식 수의 3분의 1 이상 충족은 어렵지 않게 해결할 전망이다. 남은 건 '출석 주주수의 3분의 2 이상 찬성' 요건이다. 이번 주주총회 안건은 아니지만 향후 특별결의를 위해 미리 설득작업에 들어가야 한다.
회사는 주주 동향을 수시로 체크하는 등 변수 하나하나에 신경 쓰는 모양새다. 단순 경영권 분쟁 등 ‘방어’가 아니라 새 비전의 시작을 알리는 자리인 만큼 '통과' 자체보다 '공감대 마련'이 시급하기 때문이다. 그룹 차원에서 최태원 회장이 주주 등 이해관계자의 행복을 강조하는 상황이다보니 혹여나 잡음이 나올 경우 경영진의 리더십과도 이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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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회사의 노력에도 불구, 시장과 주주의 반응이 아직 시큰둥한 점이다. 사실 SK텔레콤은 큰 자금 소요 없이 유료방송 M&A를 단행한 데다 뚜렷한 악재가 없음에도 주가는 최근 하향세를 보였다. 사업 성격 차이를 감안하더라도 9년여전 SK이노베이션의 중간지주전환을 앞두고 연관 회사의 주가가 상승세를 보인 점과도 대조된다.
투자자들은 박정호 사장의 비전과 M&A를 통한 포트폴리오 다변화 등에 공감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통신주의 가장 본질인 '배당'매력이 훼손될 수 있는 점을 핵심으로 지적한다.
회사도 지난 1월 "SK하이닉스 등 성공적 투자가 주주에게 돌아가도록 배당금 선정 기준 변경을 검토하고 있다"며 주주 달래기에 나섰지만 반도체 시황 악화가 예고된 상황에서 배당 규모가 축소될 것을 우려한 투자자들이 '팔자'로 전환했다는 설명이다.
해외 기관 중심으로 부정적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최근 싱가포르에서 열린 투자설명회에 참석한 한 기관투자가는 "박정호 사장이 펼쳐놓은 계획은 많은데 실현 가능성에 대한 의문들이 있다보니 투자자 사이에서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기관투자가는 “옥수수와 푹 합병법인이 동남아 시장을 기점으로 세를 키우겠다고 밝힌 부분에 대해 현지에선 시장을 잘 모른다는 지적도 나왔다”고 설명했다. 동남아시아 시장은 넷플릭스도 고전할 정도로 경쟁력을 갖춘 말레이시아 아이플릭스(iflix), 홍콩의 뷰(VIU) 등 현지 OTT 서비스가 정착한 시장이다. 이제 막 출범한 옥수수 법인이 빠르게 진입하긴 어려울 것이란 설명이다.
회사는 오는 26일 1분기 주주총회를 시작으로 주주 마음 돌리기에 총력을 다할 예정이다. 박 사장을 비롯해 유영상 MNO사업부장, 윤원영 미디어사업부장, 최진환 보안사업부장, 이상호 커머스사업부장 등 4대 사업부장이 경영성과·사업비전·재무현황을 주주 앞에서 약 3시간동안 프리젠테이션(PT)하고 질의응답에 나설 예정이다. 참여 대상 주주 뿐 아니라 통신담당 애널리스트들도 직접 초청해 여론 조성에 큰 공을 들이고 있다.
한 통신담당 애널리스트는 “통신섹터를 보고 들어온 투자자들에게 지주 주식으로 바꿔주겠다는 논리다보니 외국인 주주 입장에선 ‘왜 그래야 하는지’에 대한 명분이 확실하지 않다는 문제점이 있다”며 “그룹 입장에선 이번 중간지주사 전환이 필요할 수 있지만 주주 입장에서 ‘들러리’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배제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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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9년 03월 17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