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소한 업인데다 내·외부 조율 부담 커
내부 승인·우군 확보도 쉽지 않은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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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Great Train Express) C노선 예비타당성조사 통과 후 투자 기회를 잡으려는 금융사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신한은행 컨소시엄의 A노선 수주 사례를 재현하길 바랄 수 있지만 실제로 성과를 내기까진 난관이 많을 전망이다.
금융사가 단순히 자금을 대는 데 그치지 않고 생소한 사업을 직접 이끄는 것만으로도 위험 부담이 크다. 사업 규모는 큰데 유력 건설사와 경쟁하게 될 경우 우군을 찾기 어려워질 수 있다. 컨소시엄 내부 의사를 조율하고 외부 민원을 해결하는 것도 큰 과제가 될 전망이다.
GTX-C 사업은 작년 12월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했고, 민자 적격성 검토를 진행 중이다. 양주 덕정에서 수원을 잇는 74.2km 노선으로 총 사업비 4조3088억원에 달한다. 민자 방식으로 확정되면 연내 기본계획 수립에 들어갈 전망이다. 예비타당성 면제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GTX-B노선에 비해 시기가 앞서고 수익성도 낫다는 평가다.
금융사들은 국내 부동산 경기 전망이 악화하고, 사회간접자본(SOC) 투자도 대부분 마무리되며 투자 건을 찾기 어려워졌다. 은행권은 대출 이자 중심의 수익 구조에서 탈피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 벌써부터 금융사들이 GTX-C노선 사업을 따내기 위해 치열한 각축전을 벌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 신한은행 컨소시엄은 현대건설을 제치고 GTX-A노선 사업을 따낸 바 있다.
다만 GTX-C노선 사업에서도 금융사들이 웃게 될 지는 미지수다.
기존엔 건설사들이 사업을 주도하고 금융회사들은 뒤에서 금융만 주선하는 경우가 많았다. 수익성은 손해보지만 장기간, 대규모 실적을 안정적으로 쌓을 수 있었다.
직접 사업을 주도하면 양상이 달라진다. 대출자가 아닌 지분(equity) 출자자로서 위험 부담을 앞서 지게 된다. 기대 수익률이 높아지는 만큼 손실 가능성도 커진다. 업무가 생소하다 보니 시행착오를 거칠 확률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지난해 신한은행은 건설사 출신 직원을 뽑기도 했다.
다양한 컨소시엄 구성원들의 의견을 조율하는 것 역시 쉽지 않은 과제다. 보통의 경우처럼 큰 손인 건설사가 앞장을 서면, 상대적으로 종속되어 움직이는 엔지니어링사들이 불만을 제기하긴 어렵다. 그러나 금융사 주도 컨소시엄 안에서는 시공사와 설계사의 위치가 크게 다르지 않다.
한 금융사 관계자는 “보통 엔지니어링 회사는 건설사에 종속된 형태지만 금융사가 사업을 주도할 때는 동등한 위치가 될 수 있다”며 “생경한 상황에 불만을 가질 건설사와 자기 목소리를 내려는 엔지니어링사를 조율하는 것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민생과 관련성이 높은 사업이다 보니 노선 변경, 역 신설 등 정치권의 압박이 우려된다.
GTX-C노선 사업엔 벌써부터 지하철과 연계 추진 주장이 나오고 있다. GTX-A노선도 서울시가 노선 변경, 광화문 역 신설 등 문제를 들고 나왔다. 서울시의 입장이 반영된다면 노선ㆍ배차ㆍ수익 전망에서 자금 조달까지 모조리 꼬일 수 있었다. 다른 수도권 철도 사업에선 지자체가 역 신설을 요구하며 관련 설비 설치 인가를 질질 끌기도 했다.
민간의 문제 제기는 더욱 부담스럽다. GTX-A노선이 지나는 지역의 주민들은 발파 작업과 건물에 미칠 영향 등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금융당국의 불편한 눈초리도 신경 써야 한다. 법적으로는 사업을 주도하는 데 결격 사유가 없지만 위험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은 문제 삼을 수 있다.
사업 규모가 크다는 점은 그 자체로도 적지 않은 부담 요소다.
SOC 사업은 대형 건설사가 주도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보니 주요 금융회사들도 그 쪽으로 줄을 대려는 경향이 짙다. 금융사가 사업 수주 가능성을 키우려면 적어도 수주전 초기엔 사업비 상당 부분을 전적으로 책임진다는 의사를 밝혀야 할 수 있다. 그만큼 위험하고 투자심의를 통과하기 어려워진다. GTX-C사업에 관심을 들일 수 있는 금융사는 대형 시중은행과 증권사 등으로 좁혀진다. 일단 GTX-A 사업 경과를 살펴 보겠다는 곳들도 있다.
사업권을 따낸 후에도 자금 조달 계획을 짜고, 재매각(셀다운)하는 일은 녹록지 않을 전망이다.
다른 컨소시엄에 참여했던 금융회사들은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 건설사의 계열사거나 관계가 깊은 금융사들은 더더욱 움직이기 부담스럽다. 그렇지 않은 경우라도 미리 의견을 조율해 두지 않으면 우군으로 끌어들이는 데는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다른 사업에서의 잠재적 경쟁자인 대형 금융사와 손을 잡을 때는 사업 노하우를 드러내야 한다는 걱정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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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9년 03월 19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