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유증으로 자본 키운 하나금투,신금투와 차이 좁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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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분기 은행계 증권사들의 실적은 주가연계증권(ELS) 운용 실적과 투자은행(IB) 부문의 성과에 따라 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자본의 힘도 무시할 수 없었다. 지난해에만 1조2000억원을 수혈받은 하나금융투자가 이익 규모를 크게 늘리며 신한금융투자는 물론, KB증권을 위협할 정도로 성장했다. 비은행 강화를 외치고 있는 금융지주사들이 증권사 추가 지원에 나설지도 관심이다.
올 1분기 은행계 증권사들은 전반적으로 양호한 실적을 보였다. NH투자증권은 역대 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KB증권과 하나금융투자도 지난 분기 대비 개선된 실적을 보였다. 1분기 ELS 조기상환 등 ELS운용과 관련된 수익 개선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눈에 띄는 증권사는 하나금융투자였다. 하나금융투자는 은행계 증권사 4곳 중 매출과 순이익 증가폭이 가장 컸다. 지난해 두 차례에 걸친 하나금융지주의 총 1조 2000억원의 유상증자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하나금투는 올 1분기 62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해 전년동기 대비 49.2% 증가했다.매출은 전년 동기에 비해 77% 증가했다. 이에 지난해 1분기 기준 6.3%였던 그룹 내 비중이 올해 11.2%로 확대했다.
하나금융투자는 확충한 자본을 바탕으로 신한금융투자의 뒤를 바짝 쫓고 있다. 지난해 1분기 하나금융투자는 418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해 신한금융투자(970억원)와 552억원의 차이가 있었다. 이번 1분기에는 83억원으로 차이를 좁혔다.
신한금융투자는 은행계 증권사 중 유일하게 전년 동기 대비 순이익이 감소했다. 올해 1분기 신한금융투자의 순이익은 708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7% 가량 줄었다. 수수료 수익 감소 탓이 컸다. 특히 위탁수수료가 40%가량 줄어든 것이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
신한금융투자는 채권평가 이익 등 자산운용 이익과 GIB부문을 위시한 IB부문의 수수료 증가로 실적을 방어했다. 한때 3조원을 넘었던 ELS 자산은 2조원대 초반으로 크게 줄였다. 신한금융투자는 한때 과도한 ELS 영업으로 인해 자본 건전성에 문제가 생길 정도였다. 타사가 공격적으로 ELS를 확충할 때 비교적 보수적으로 나선 것이 실적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KB증권은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6.57% 증가한 809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그룹 내 순이익 비중도 8.1%에서 9.6%로 올랐다. 지난해 4 분기엔 ETF 운용손실과 ELS 헤지운용손실 등으로 301억원의 순손실이 발생했다. 올해는 운용인력 강화와 ELS 수익모델 안정화 등으로 주식 및 ETF 등 유가증권 관련 실적이 개선됐다는 분석이다.
NH투자증권은 전년 동기 대비 33.6% 늘어난 1711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농협금융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증권가 컨센서스(1212억원)를 41% 상회하는 수치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약 35% 상승했다.
NH투자증권의 사상 최대 이익에는 ELS 관련 수익 정상화 영향이 컸다. 작년 4분기 실적 부진의 원인이었던 ELS 운용손실에 대한 기저효과와 금리 하락에 따른 평가손익 증가 등이 이번 분기 실적 개선을 이뤄냈단 분석이다.
IB부문 수익도 일조했다. 올해 1분기엔 지난 4분기 이연된 서울스퀘어 PF(프로젝트파이낸싱) 거래나 삼성SDS타워 인수 등이 반영되면서 수익 개선을 견인했다. 올해에도 미국 초대형 카지노 복합 리조트 개발사업 PF 등 신규 IB 딜 확보가 이루어지고 있어 IB확장세는 이어질 전망이다.
한 증권 담당 연구원은 "금융지주들이 비은행 강화를 강조하면서 은행계 증권사들이 자본확충과 IB강화 등 적극적으로 몸집을 불리고 있다"며 "현재 시장 분위기가 나쁘지 않은 점을 고려할 때 우선 2분기까지는 ELS 등 운용 실적 개선세가 계속되면서 증권사들이 양호한 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보이지만 근 3년 간 증권사들이 1·2분기 호실적을 기록하고 3·4분기 부진했던 것을 고려하면 3·4분기 호실적이 이어질 지는 미지수"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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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9년 04월 29일 17:33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