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투證의 '독주'시장... '양강'구도 될까 관심
-
미래에셋대우가 올해 들어 적극적으로 ELW(주식워런트사증권)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주식연계증권(ELS) 운용에서 손실을 내는 등 파생 운용 능력 부족을 절감하던 미래에셋대우가 파생 관련 인력을 보충하며 다시 '확장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미래에셋대우의 주식워런트증권(ELW)하루 평균 거래대금 비중은 17%로 지난해 11% 대비 6% 포인트 급증했다. 거래대금이 급증한 덕분이다. 미래에셋대우를 통한 ELW 일평균 거래대금은 지난해 평균 134억원에서 올해 208억원으로 50% 가까이 증가했다.
ELW시장에서 ‘압도적 1위’였던 한국투자증권은 같은 기간 비중이 85%에서 78%로 줄었다. 그 외 플레이어인 KB증권, 신영증권, NH투자증권 등은 사실상 명맥만 유지하고 있는 수준이다. ELW 시장 점유율이 지난 수 년간 큰 변화가 없던 점을 감안하면 올해 1분기 미래에셋대우의 선전은 눈에 띄는 변화라는 지적이다.
이 같은 변화는 올해 초 한국투자증권에서 김연추 에쿼티파생본부장ㆍ김성락 트레이딩1부문대표 등을 관련 인력들을 데려간 것과 연관해서 보는 시각이 많다. 이들은 한국투자증권에서 ELW를 비롯한 파생상품 운용 전문가로 꼽혔다. 한국투자증권이 ELW 시장에서 압도적 1위를 지키는 데도 공이 크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아무래도 '기술'이 필요한 섹터이기 때문에 그 부분에 익숙한 핵심 인력의 이동의 영향도 분명 있을 것”이라며 “다만 시스템의 덕분이었는지, 특정 인력이 만든건지는 앞으로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LW는 개별 주식이나 지수에 대해 일정 기간이 지난 뒤 미리 맺어 놓은 약정에 따라 주권을 매매하거나 금전을 받을 수 있는 증권이다. 주가연계증권(ELS), 상장지수채권(ETN)과 함께 주요 파생상품으로 통한다. 한때 일평균 거래금액이 1조6000억원에 달했지만, 2010년 특정 투자자에게 전용회선을 제공하는 등의 불공정 거래 혐의로 12개 전현직 증권사 대표가 기소당한 'ELW 사태' 이후 시장이 크게 위축됐다.
미래에셋대우는 ELS에 치우친 파생상품 구조를 다각화하기 위해 이전에도 ELW 사업 확장을 시도했던 바 있다. 2016년 합병 직후가 대표적이다. 다만 당시엔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수익률과 규제로 인해 확장에 실패했다. ELW 역시 ELS와 마찬가지로 상품 판매를 통해 조달한 자산을 자체 운용해 수익을 낼 수 있는만큼,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는다면 미래에셋대우의 트레이딩 부문 수익이 개선될 수 있다는 평가다.
한 증권사 파생상품 담당 연구원은 “ELW는 과거 문제가 있었던 부분이라 컴플라이언스를 강조하는 조직에서는 아직도 조심스러운 분야"라며 "ELW 확장은 아무래도 조직 내부에서 얼마나 의지를 갖고 추진을 하느냐의 문제”라고 분석했다.
1위 사업자인 미래에셋대우의 움직임이 증권업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이다. 국내 증권사들은 지난 2015년 '홍콩H지수 쇼크' 이후 ELS를 대체할 파생상품을 찾는데 고심해왔다.
지난 4월 ELS 및 ELB(주식연계채권;원금보장형) 발행량이 9조5000억원으로 '홍콩H지수 쇼크' 이전 최고 발행량을 넘어서는 와중에도 미래에셋대우의 ELS 발행 잔액은 지난해 연말 대비 소폭 감소했다. 이런 추세가 다른 증권사에도 확산된다면 ELS 일변도의 증권사 금융상품 구성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010년 이후 지나치게 강화된 ELW 관련 규제 완화 목소리도 다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사업 다각화 측면에서 ELW 발행량을 늘려가려 하고 있다”라며 “다만 특정 인력들의 공이라기 보다는, ELW 시장에서 다시 잘해보자라는 생각에 ELW 사업을 키워보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9년 05월 08일 15:44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