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혜 회장은 2대 주주로
벌써부터 블랙스톤 엑시트 전략 놓고 우려
자칫 하이마트 경영권 분쟁 재현 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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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스톤이 지오영을 인수하며 다시 한국 M&A 시장에 얼굴을 내비쳤다. 첫 대형 바이아웃딜을 성사시켰지만 투자업계에서는 '고밸류'에 대한 우려가 거론된다. 가격이 만만치 않은 데다 기존 오너와 공생 문제도 풀어야 하는 회사기 때문이다.
블랙스톤은 지난달 앵쿼에쿼티파트너스(앵커PE)가 보유한 지오영 지분 58.6%와 펀드 투자자(LP) 지분 10.5%를 1조1000억원에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를 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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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스톤은 지난해부터 앵커PE와 지오영 인수 협상을 진행해왔다. 처음엔 가격 격차가 커 인수가 무산됐지만 다시 지오영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블랙스톤을 비롯해 KKR, TPG 등 내로라 하는 글로벌 사모펀드(PEF)들이 참여했다. 인수경쟁이 펼쳐지면서 가격도 덩달아 뛰어 올랐다.
지난해 기준 지오영의 상각전영업이익은 700억원대로 EBITDA(상각전영업이익) 배수는 무려 18배가 적용됐다. 글로벌 사모펀드들 사이에선 많이 줘야 10~11배라는 공감대가 있었던 터라 블랙스톤의 결정에 우려를 표하기도 한다. 국내에 별다른 포트폴리오가 없는 데다 글로벌 포트폴리오에서도 비슷한 투자 건을 찾기 힘들다. 사실상 경험이 전무한 상태에서 조 단위 투자를 결정한 것이다.
지오영의 핵심은 의약품 유통이지만 수술용 소모품, 검진기구 등 다양한 물품을 병원들에 공급하고 있다. 다양한 인수합병을 거쳤던 만큼 매각 전 사업 부문을 간결히 하는 작업도 진행됐다. 블랙스톤은 국내 제약업에 관심이 높았던 것으로 알려졌는데,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 볼트온 전략을 쓸 가능성도 점쳐진다.
한 사모펀드 업계 관계자는 “지오영의 사업을 정의하기 힘들지만 유사 글로벌 기업의 가치가 에비따 멀티플 기준 14~15배 수준임을 생각하면 과도하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말했다.
비단 가격만이 문제는 아니다.
창업자인 조선혜 회장이 20% 수준의 지분을 보유한 2대 주주로 계속 남는다. 조 회장의 업계 영향력이 막강하고, 실제 매출에도 조 회장이 네트워크가 상당부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블랙스톤이 70%의 지분을 확보했다고는 하나 실제 경영에 얼마나 영향력을 미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창업주가 2대 주주로 남으면서 새로운 경영진과 갈들을 빚은 사례는 많다. 대표적인 사례로 2011년 하이마트 경영권 분쟁을 꼽을 수 있다. 유진그룹은 하이마트를 인수했지만 창업주인 선종구 회장이 2대 주주로 남으면서 경영권을 놓고 양측간 분쟁이 일었다.
당시 유진그룹은 최대주주가 되었지만 창업주인 선 회장의 영향력이 커서 제대로 경영권을 행사하기 힘들자 결국 회사를 매각하는 방향을 택했다. 사모펀드 업계에선 지오영도 유사한 지배구조를 갖고 있다는 점에서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로 보고 있다.
한 투자금융 업계 관계자는 “앵커가 유리한 방향으로 구조를 짠 게 아닌가 생각이 든다”라며 “한국 시장에 이제 발을 들여놓은 블랙스톤이 어떤 엑시트 전략이 있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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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9년 05월 10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