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천기술·인력 원했던 LG화학 인수 적극적
신학철호 '첨단소재본부' 첫 성과 거론…인수가 7000억원 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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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이 글로벌 소재기업 솔베이의 폴리아미드(PA) 유럽 사업부 인수를 위한 본입찰에 참여했다. 중국 업체를 포함한 복수 후보들과 막바지 가격 경합을 거친 후 최종 인수 결과가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2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솔베이(Solvay) PA 부문 인수 본입찰에 참여해 최종 협상을 진행 중이다. 매각측 자문은 라자드 현지 법인이, 인수 자문은 노무라금융투자가 각각 맡고 있다. 정확한 경쟁 구도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글로벌 소재사 랑세스(Lanxess) 및 어센드(Ascend), 중국의 화학그룹 킹파(KingFa) 등 적격인수후보(숏리스트)로 선정됐던 대부분 후보가 본입찰에 참여해 약 3~4곳과 경합을 벌일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M&A는 지난 2017년 글로벌 화학사 바스프(BASF)가 솔베이의 PA 사업부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시장에 등장했다. 유럽연합 내 규제담당기구인 유럽 집행위원회(European Commission)는 양사 M&A 과정에서 경쟁제한성을 이유로 일부 자산 매각 조치를 내렸다. 이에 따라 솔베이가 보유했던 프랑스·폴란드·스페인 등 유럽지역 내 PA 생산설비가 매물로 등장했다. 매각 시한이 올해 3분기로 정해진 만큼, 곧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등 제반 절차를 이어갈 전망이다.
업계에선 해당 사업부의 연간 영업이익이 760억원 수준(6000만 유로)인 점을 고려할 때, 멀티플 약 7~8배를 반영한 6000억원 가량을 매각가로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선 LG화학을 비롯 SK이노베이션, 롯데첨단소재 등이 투자자안내서(IM)를 받아 초청됐다. 다만 사업 분야가 한정적인 데다 복잡한 인수 구조 탓에 대다수 후보들이 예비입찰 참여를 포기했고, LG화학이 국내에선 유일하게 인수 절차를 밟고 있다.
PA는 흔히 제품명인 '나일론'으로 널리 알려진 화학 소재 중 하나다. 기존 플라스틱 대비 내구성, 내열성, 내화학성 등 물성이 좋아 차세대 소재로 꼽힌 엔지니어링 플라스틱(EP)에 속한다. 이 중에서도 폴리카보네이트(PC) 제품군 다음으로 두 번째로 큰 시장을 보유한 제품군으로 꼽힌다. 글로벌 화학소재 기업 중에서도 원천기술과 특허를 지닌 곳은 솔베이를 포함 소수 업체에 불과하다.
특히 PA는 열에 강한 특징을 지니다보니 배터리 패키징 등 전기차 관련 부품분야에서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LG화학은 PC분야에선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지만, PA부문에선 아직 원천기술·특허·인력 등이 부족하단 평가를 받았다. 결국 유형자산 외에도 공정기술 확보 차원에서 인수를 검토하게 됐다는 평가다.
LG화학은 3M 출신 신학철 신임 부회장의 부임 이후 소재 분야 강화를 목표로 M&A를 추진 중이다. 이달 기존 정보전자소재사업본부를 '첨단소재사업본부'로 재편해 규모를 키운 것이 대표적이다. 또 석유화학 사업(기초소재사업본부)에 포함됐던 EP사업부를 분리해 첨단소재사업본부를 이관하기도 했다. 이번 거래 대상 역시 EP 관련 자산이 대다수인 만큼, M&A를 통해 새 출범한 첨단소재사업 강화를 모색할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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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9년 05월 23일 14:05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