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게임'인 '로스트아크', 점유율 2%대 까지 내려와
실적 부진·신작 모멘텀 부재에 동종업계 주가도 '약세'
-
대형 IPO(기업공개)로 기대를 모은 스마일게이트알피지(RPG)가 주관사를 선정하고 본격적인 상장 절차에 착수했다. 다만 ‘원 게임'(One game)인 '로스트아크'의 부진과 게임주의 전반적인 약세로 당초 언급되던 '기업가치 2조원, 공모 규모 5000억원'엔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국내 게임개발업체 스마일게이트그룹의 계열사 스마일게이트RPG는 23일 주관사를 미래에셋대우로 선정했다. 스마일게이트RPG는 지난 4월 초 NH투자증권과 미래에셋대우를 우선협상대상자(숏리스트)로 선정한 바 있다. 이후 두 달 가량 결과를 내놓지 않은 채 장고(長考)를 거쳐 시장의 궁금증을 사기도 했다.
스마일게이트RPG가 현재 수익을 내고 있는 콘텐츠는 PC용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인 로스트아크가 유일하다. 로스트아크는 개발기간만 7년에 개발비 1000억원이 들어간 대작으로 출시 첫날 동시접속자가 25만명을 기록하며 화제를 끌었다.
하지만 최근엔 출시 초반의 화력을 이어가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로스트아크는 작년 12월 이후로는 10% 점유율을 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한때 PC방 기준 게임 점유율이 15%까지 올랐으나 이내 올해 2월 기준 4%대로 급락했다. 이후 점유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해 최근에는 2%대로 떨어졌다. 이는 출시 20년을 맞이한 스타크래프트1보다도 낮은 점유율이다.
로스트아크는 지난 4월 3일부터 10일까지 ‘복귀 유저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통상적으로 온라인 게임의 ‘복귀 유저 이벤트’는 그 게임의 이탈 유저가 많이 생겼을 때 진행하는 이벤트다. 서비스를 시작한 지 5개월 만에 복귀 유저 이벤트를 여는 일은 드문 일이라는 평가다.
스마일게이트RPG는 지난해 333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로스트아크의 출시일이 11월 초임을 감안하면 초기 두 달간 폭발적인 매출을 기록한 건 사실이다. 이는 올해 실적 예상치의 밑바탕이 됐다. 상장 주관사 선정전에 참여한 증권사들은 대부분 올해 스마일게이트RPG의 연간 매출액을 2000억~3000억원 수준으로 추정했고, 이를 바탕으로 시가총액 2조원을 언급했다.
로스트아크가 지난해 출시 초기 두 달만큼의 실적을 올해 내내 내주지 못하면 근거가 사라지는 밸류에이션(가치평가)인 셈이다. 금융권에서는 로스트아크의 초반 인기가 금새 사그라든만큼, 해외 수출이나 모바일 출시가 가시화하지 않으면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게임주에 대한 전체적인 투자심리가 악화된 점도 부담이다. 최근 게임업체 평균 PER은 20배~25배 수준으로, 2017년 30~40배 수준에 비해 상당부분 거품이 꺼진 상태다.
대표 게임주 엔씨소프트의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3588억원, 795억원으로 시장 기대치를 밑돌았다. PC리니지 매출이 전분기 대비 46.9% 감소한 207억원을 기록한 영향이 컸다. 여기에 올해 기대작인 '리니지2M' 출시 시점도 4분기로 지연되면서 2019년의 이익성장은 어렵다는 평가다. 엔씨소프트의 2019년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은 25배 수준으로 상반기 추가 상승 여력은 제한적인 상황이다.
또 다른 대표 게임주인 넷마블도 주가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 넷마블 주가는 지난 4월 13만원대를 기록한 후 꾸준히 하락해 23일 현재 11만원대로 하락한 상태다. 넥슨 인수 가능성이나 방탄소년단의 IP(지적재산권)를 활용한 게임인 ‘BTS월드’ 사전예약 소식에 반짝 반등했으나 1분기 실적이 발표된 14일 종가기준 전날 대비 6000원이 하락했다. 넷마블은 주력 게임의 매출 감소로 1분기 매출액이 전년동기 대비 5.9% 감소한 4776억원, 영업이익이 54.3% 김소한 339억원을 기록하며 시장 기대치를 하회했다.
게임 담당 애널리스트는 "동종업계 주가가 좋지 않은 상황이기도 하고, 로스트아크의 부진으로 미뤄봤을때 스마일게이트RPG의 실적도 안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상장 공모에 곧바로 나서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런 맥락에서 작년 카카오게임즈도 상장이 쉽지 않을것이라 예상했다"며 "최근 베스파나 SNK같은 신규 상장한 게임회사들이 주가가 좋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국내에서 게임회사의 IPO는 시간이 좀 필요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9년 05월 23일 16:19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