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미드캡, 지난해 고배 마신 운용사 참전 예상
지난해 PEF 자금모집 사상최대
고개 드는 고밸류 논란
PEF 간 포트폴리오 손 바뀜 현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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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대표하는 사모펀드(PEF) 운용사들 대부분이 올 상반기엔 펀드레이징에 집중하고 있다. 사상 최대 규모로 추진하는 교직원공제회 출자사업에는 이미 수 십여 곳의 운용사들이 몰렸다. 이달 말 제안서 접수를 마감하는 국민연금 출자사업에도 지난해 고배를 마신 운용사들이 대거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며 격전을 예고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이달 말 총 6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출자하는 미드캡(Mid-Cap) 부문의 제안서 접수를 마감한다. 펀드별로 1000억~2000억원 내외로 자율적으로 제안이 가능하고, 최대 4곳의 운용사를 최종적으로 선발한다.
국민연금은 올해 지난해와 같이 라지캡(Large-cap) 부문의 출자사업을 따로 계획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진다. 미드캡 부문의 출자 규모도 상당하기 때문에 1조원 내외의 펀드 조성을 고려하는 운용사라면 충분히 노려볼만하다는 평가다.
일단 지난해 국민연금으로부터 블라인드펀드 자금을 받은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와 스틱인베스트먼트 등은 참여하지 않는다. 이 외에 올해부터 펀드레이징에 시동을 걸기 시작한 H&Q아시아퍼시픽, VIG파트너스,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 등이 참여가 유력해 보인다.
H&Q는 지난해 말 국민연금 위탁운용사 선정에서 아쉽게 고배를 마신 바 있다. VIG파트너스는 지난해 국민연금으로부터 자금을 받진 않았으나 이달 초 계획했던 8500억원 규모 4호 펀드의 70%가량을 모집해 1차 클로징을 완료했다. 이외에도 미래에셋PE를 비롯한 금융계열 PE 운용사들도 참전을 예상해 볼 수 있다는 평가다.
PEF 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국민연금 출자사업도 지난해 거론됐던 운용사들 위주로 참여가 예상된다"며 "4곳의 운용사를 선정해 비교적 여유가 있는 만큼, 큰 이변은 생기지 않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국민연금은 미드캡 분야 외에도 스페셜시추에이션&디스트레스드(SS&D) 펀드와 코퍼레이션파트너쉽 펀드(이하 코파펀드), 섹터펀드 등의 출자계획을 밝힌 상태다.
SS&D의 경우 기업구조조정과 관련한 투자를 비롯해 부실채권(NPL) 인수, 한계기업에 대한 자금 투입 등을 목적으로 한다. 상대적으로 정부의 규제에 따른 기업들의 구조조정 수요가 늘어나고 이 과정에서 PEF의 역할론이 강조되면서 상당한 수요가 있을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국내에선 대표적으로 MBK파트너스가 스페셜시추에이션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다만 코파펀드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이미 상당수의 대기업들이 PEF와 손잡고 펀드를 운용하고는 있지만 그간의 성적표는 초라하다. 이미 결성된 코파펀드의 가시적인 성과가 나지 않으면서, 한때는 무용론까지 제기되기도 했다.
PEF 업계 한 관계자는 "해외 진출을 노리는 대기업들과 PE를 연결해 유기적인 관계를 만들어보자는 취지로 결성됐지만, 실상은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국민연금이 수익률에 상당히 목말라 있고, 이에 대한 대안으로 해외진출을 내세우고 있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출자 공고를 내고 있는 것 아닌가 싶다"고 했다.
국민연금보다 먼저 출자사업을 시작한 곳은 교직원공제회다. 이미 앵커(Anchor) 출자자로 발돋움하기 위해 노력해 왔던 교직원공제회는 올해 사상 최대규모의 출자사업을 단행했다. 지난해 출자사업을 한차례 걸렀던 만큼 올해 출자 규모는 더 커져 총 9000억원의 출자를 계획하고 있다.
PEF부문의 A타입에는 역시 IMM PE와 스틱이 국민연금 펀드의 자금 매칭을 위해 참여했다. VIG파트너스·스카이레이크·케이스톤PE·맥쿼리PE 등도 참여했는데, 교직원공제회는 총 5곳에 1000억~2000억원 내외의 자금을 출자한다. 아직은 예단하기 이르지만 일단 펀드결성이 상당부문 완료된 운용사 위주로 최종 선정이 조심스레 점쳐지고 있기도 하다.
대형사를 대상으로 한 출자 이외에 일반부문 출자사업에도 운용사들이 상당히 몰린 것으로 전해진다. 스톤브릿지캐피탈, 한국투자파트너스, SK증권PE 등 다수가 참여했고, 이들은 각각 2000억~5000억원 규모의 펀드결성을 추진 중이다. 교직원공제회의 위탁운용사 최종발표는 이르면 이달 말, 늦으면 6월 중으로 계획돼 있다.
지난해 경영참여형 PEF의 신규 자금 모집액은 사상최대를 기록했다. 총 16조4000억원을 모집했는데, 이는 직전 년도(9조9000억원)보다 6조5000억원(65.6%) 증가한 수치다. 국민연금과 산업은행, 한국성장금융 등 주요 출자자들의 출자규모가 늘어난 점도 영향을 미쳤다. 이에 힘입어 PEF의 수도 크게 늘어 2017년 135곳이던 경영참여형 PEF는 지난해 198개까지 늘어났다.
시장의 자금이 늘어나고 PEF의 드라이파우더(미소진잔액)의 소진 필요성도 점차 커지면서 기업 인수합병 과정에서 고 밸류 논란도 일부 발생하는 것이 사실이다. 이외에도 최근 지오영 매각에서 볼 수 있듯이 사모펀드 간 포트폴리오를 주고 받는 거래가 다소 늘어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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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9년 05월 23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