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사모펀드들 관심
지난 3년간의 성장성 지속되느냐 관건
넘치는 유동성에 경쟁입찰 여부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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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공작기계 몸값으로 3조원이 거론된다. 글로벌 사모펀드들이 관심을 보이는 가운데 이 몸값을 놓고 고민에 빠졌다.
29일 투자금융 업계에 따르면 MBK파트너스는 메릴린치를 주관사로 선정하고 글로벌 PEF등 잠재적 인수후보들에 투자설명서(IM)를 배포했다. MBK파트너스가 원하는 두산공작기계 몸값은 3조원을 수준으로 전해진다. 지난해 두산공작기계의 상각전이익(EBITDA)는 2800억원으로 10~11배 수준의 멀티플을 적용한 벨류에이션이다.
두산공작기계 몸값은 MBK파트너스가 인수한 이후로 급격하게 올랐다. 2016년 830억원 규모였던 상각전이익(EBITDA)이 지난해 3배 이상 성장했다. 올해에도 경기 둔화의 우려 속에서도 지속적으로 성장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까지도 지난해 실적을 웃도는 것으로 전해진다. MBK파트너스는 이미 리캡을 통해 투자금 4300억원을 회수한 상태다.
글로벌 PEF들이 주요 인수후보로 검토된다. 이들은 관련해 컨설팅사를 통해 향후 산업 전망 등을 파악하고 있다. 한 사모펀드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PEF들이 검토하고 있고 그간 투자집행을 안하고 있는 글로벌 PEF들 입장에선 검토하지 않을 수 없는 매물이다”라고 말했다.
문제는 MBK파트너스가 제시한 벨류에이션을 어떻게 받아들이냐다.
두산공작기계가 좋은 회사란 점에는 이견이 없다. 기계를 만드는 기계(mother machine)을 생산하는 공작기계는 자동차 항공 정보통신 에너지 산업의 기반으로 글로벌 경기 호황에 따라 MBK파트너스가 인수한 이후 수요가 크게 늘었다. 미국의 보잉, GE 영국의 롤스로이스 사 등 글로벌 기업들이 주요 고객이며 이 분야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업체다.
다만 앞으로도 이런 성장이 가능한지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다. 일각에선 MBK파트너스가 인수한 시점이 엔저로 인한 일본업체의 선전으로 두산공작기계 실적이 꺾이던 때라는 점에서 현재의 성장 곡선이 앞으로도 이어질지에 대해선 의문을 제기한다. 더불어 미-중 무역전쟁, 4차 산업혁명 등 제조업 전반의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는 점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한 산업 전문가는 “중국 업체들의 경쟁력이 올라오기 전에 얼마나 더 확장하느냐가 중요하다”라며 “인수 후에도 항공기 산업 등 고부가가치 분야에 대한 추가적인 투자가 필요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최근 사모펀드에 매각된 딜 등을 보면 산업전망이 무색한 경우가 많다. 투자를 해야하는 사모펀드 입장에선 일정 수준의 안정적인 현금흐름이 보장 된 업체 찾기에 혈안이 됐다. 경쟁구도가 형성되면 가격 경쟁이 치열하다. 이번 매각에서도 결국 얼마나 많은 글로벌 사모펀드들이 뛰어드냐에 따라 인수가격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IPO 보다는 매각으로 선회한 이유도 사모펀드들의 유동성이 풍부하다는 점 등이 감안됐을 것”이라며 “경쟁입찰 형성여부가 매각 흥행에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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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9년 05월 30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