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료 두차례 올렸지만 적자 해소는 힘들어
오르는 보험료에 소비자-정부 불만
추가적인 가격인상엔 부정적인 기류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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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해보험사들이 커지는 자동차 보험 적자에 걱정이 늘고 있다. 보험료 인상에 대한 요구는 커지지만 이미 두 차례 보험료 인상이 이뤄진 터라 마냥 보험료 인상만을 내세울 상황도 아니다. 연말이나 내년 초 인상 요구가 있을 것이란 예상이 나오는 가운데 정부와 소비자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올해 손보 5개사(삼성-DB-현대-메리츠-한화) 합산 순익이 전년대비 6.2% 감소한 2조1320억원에 머물 것이란 전망이다. 자동차 손해율이 상승하면서 자동차 보험 적자 폭이 커진데다, 장기보험 판매 경쟁으로 사업비 지출액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한 손보사 관계자는 “올해 손보사 전체 자동차보험 부문 예상실적이 적자 1조다”라며 “이 정도만 해도 선방한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는 주가에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1분기 실적 발표이후 이들 손보사의 주가가 급락하기도 했다. 1분기 실적 부진 뿐 아리나 손보업 전체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이 주가에 영향을 준 탓이다.
매번 반복되는 일이다. 자동차보험 손해율 악화→보험료 인상 요구→정책 보완→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지는 게 통상적인 손보사 가격 변화 패턴이다. 이번에도 이런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 정비수가 상승에 따른 보험료 인상 요구로 인해 올해 1월 일정 부분 보험료 인상이 이어졌다. 이달에는 자동차보험 표준약관 개정으로 자동차보험 원가 상승 후속조치로 일제히 자동차 보험료를 올린다.
그럼에도 손보사들의 주머니 사정은 크게 나아질 것 같지 않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80% 중반 수준에 이르다 보니 두차례 가격인상에도 올라간 손해율을 감당하기 힘들다는 게 이들의 입장이다. 자동차보험에서 적자가 나지 않는 적정 손해율은 통상 78~80%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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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이 이러니 손보사들은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자동차보험 판매에 나선다고 항변한다. 손해가 나는 자동차보험 사업을 정부가 민간에 맡기면서 손해 나는 장사를 계속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가격을 제대로 올리고 싶어도 정부가 허용하지 않는다는 불만이 쌓여가고 있다.
이런 현실을 적극적으로 공략하는 보험사도 나타나고 있다. 메리츠화재는 2위권 손보사들(현대-DB-KB)이 자동차보험적자로 흔들리는 사이 자동차보험 판매 비중보단 장기보험 판매에 집중하면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메리츠화재는 자동차보험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아 정부의 입김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편이다. 자동차보험 영향이 작은 탓에 지난 1분기 손보사 중에서 유일하게 이익을 내기도 했다.
한 대형 손보사 관계자는 “대형사는 자동차보험을 줄이는 데 정부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다”라며 “시장 영향력이 작은 메리츠화재는 오히려 자동차보험을 줄이면서 이익을 내고 있다”라고 말했다.
올해 말이나 내년 상반기에 손보사들이 또디사 가격을 올리려는 움직임도 감지된다. 하지만 또다시 정부가 손보사 편을 들어주긴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이미 두차례 가격 인상으로 소비자들의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업계 내에서도 가격보다는 특약 축소 등을 통해 자동차보험 적자를 만회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정부의 가격통제가 느슨해지길 기다려야 한다는 의견이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손보사 실적이 정부에 의해 좌지우지 되는 현상이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라며 “정권 초기엔 가격통제로 어려움을 겪다 후반부로 갈수록 가격통제가 느슨해 지면서 대규모 이익을 내는 일이 벌어지는 이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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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9년 06월 05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