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ㆍ박 회장은 의견 일치…기관ㆍ소액주주 관건
주총 특별결의 사항…'지분율 희석' vs '매각후 주가상승'
금호석화 등 반대할 수도…통과 못시키면 산은 골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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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매각이 이달 말 주주총회를 시작으로 본격화되지만 첫 단계부터 녹록지 않다. 산업은행에서 자금지원을 받고 신주 유입 형태로 경영권을 매각하려면 정관상 '발행주식수 확대'가 필수다. 이는 주주총회 특별결의를 받아야 하는 사항인데 금호석유화학을 비롯, 다른 주주들이 찬성의견을 명쾌히 밝히지 않아 주총 통과를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따라 산업은행과 금호아시아나그룹은 큰 손인 기관투자가들의 표심을 잡기 위한 총력전에 돌입했다.
오늘 27일 열리는 아시아나항공 임시 주주총회에는 ▲사외이사 선임(유병률 前 아시아나항공 부사장)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유병률 전 부사장) ▲정관변경 등 3가지 안건이 상정돼 있다. 이 중 핵심은 특별결의 요건을 충족해야 하는 ‘정관변경’ 안건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산업은행으로부터 약속된 자금을 지원받기 위해 정관변경이 필요하다. 산업은행은 지난 4월 아시아나항공에 대해 영구전환사채(CB) 매입 5000억원, 지급보증 3000억원, 신용한도 8000억원 등 총 1조6000억원의 자금지원안을 발표했다. 다만 지난해 이미 아시아나항공이 영구CB 1000억원을 발행했기 때문에, 산업은행은 먼저 한도 이내인 4000억원 규모 CB를 인수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이번 정관변경을 통해 ▲발행주식을 기존 4만주에서 6만주로 ▲전환사채 발행한도를 5000억원에서 총 7000억원으로 변경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해당 안건이 주주총회를 통과하면 산업은행은 1000억원 규모 CB를 추가 인수할 계획이다.
현재 아시아나항공 주요 주주는 금호산업(33.5%), 금호석유화학(11.98%), 소액주주(53.4%)로 구성돼 있다. 정관변경은 특별결의 요건에 해당하는데 안건 통과를 위해선 전체 의결권 주식의 33.3%와 주총에 참석한 의결권 주식의 66.7% 이상이 동의해야 한다.
매각에 정통한 관계자는 "추후 매각 구조 및 방식을 두고 박삼구 회장 등 금호그룹의 입장과 산업은행의 입장이 엇갈릴 가능성도 있지만, 정관 변경이 매각 성사를 위한 첫 단계인만큼 현재까지 둘 사이 이해관계는 일치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기타 주주들의 반응이 전부 우호적인지 확인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일단 매각 자체가 유력한 대기업 인수후보들이 표면상 '관심없다'라는 의견을 보인터라 사전 진행이 더딘 상황이다. 여기에 발행 주식 한도가 늘어나는만큼 최악의 경우 산업은행이 5000억원 규모 CB를 주식으로 전환할 경우 기존 주주들의 지분율과 영향력은 고스란히 희석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주주들 입장에서는 CB발행도 허용하고 1조 신주 지원을 가정하면 적어도 2억주가 더 늘어나는 등 명백하게 불이익인 상황인데, 주주들의 희생을 강요하는 상황으로 비춰질 수 있다. 매각 진행상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하며 정보접근이 가능하고 CB에서는 수익을 볼 수 있는 산업은행과는 입장이 다르다.
일단 2대 주주인 금호석화의 표심이 관심사다. 지분율이 11%가 넘는 만큼 금호석화의 '찬성' 또는 '반대' 여부가 이번 주총에 미칠 영향이 크다. 이에 대해 금호석화는 "의견 표명을 두고 검토 중"이란 입장만 밝혔다. 금호석화는 25일 이사회를 열어 해당 안건을 논의했지만, 뚜렷한 결론을 내리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시장에서는 경영권 매각에서 얻을 것이 없는 금호석화의 반대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이들이 많다. 아시아나항공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 측에서 금호석화에 주총 안건에 동의해 줄 것을 요청했으나 구체적인 답변을 듣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다른 소액주주 등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는 미지수다. '반대' 표에 호응을 할수도 있지만, 오히려 당장 지분율은 희석되더라도 대기업에 경영권이 매각되면 추후 주가가 급등할 수 있다는 관측에 따라 '찬성'에 호응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주총 결과가 나와봐야 결과를 알 수 있을 상황이다.
안건 통과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보니 아시아나항공 측은 기관투자가들의 표심잡기에 돌입했다.
매각 작업을 총괄 하고 있는 산업은행에서도 일부 기관들을 상대로 '반대표' 행사를 최대한 막으려는 움직임을 나타내고 있다. 아시아나항공도 수시로 기관투자가 위임장을 모아 체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로서는 이번 주주총회 안건이 통과되지 못하면 그간 발표했던 매각과정과 향후 계획 전반이 전부 어그러지는 터라 총력을 다해야 할 상황이다.
투자은행(IB) 업계 한 관계자는 “주주총회 통과 여부와 별개로 일부 기관들 사이에서 이번 매각이 구체적이 정보 공유 없이 지나치게 급하게 진행하고 있다는 언급들이 많다"며 "정관변경에 대해 명확한 의사표명을 보이지 않은 곳들도 다수”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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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9년 06월 25일 16:3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