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株, 지배구조개편 관련주로 ‘주목’
기관 접점 늘리는 현대차, 현대모비스
기관들 ‘매수세’ 이어지며 우호 세력 확보 측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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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모비스가 처음으로 중간배당을 실시한다. 그동안 끊임 없이 제기됐던 외부 주주들의 배당요구를 수용해 잡음을 잠재우겠단 의도로 풀임됨과 동시에 지배구조개편 작업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일단 기관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으는 데는 성공했다.
현대모비스는 오는 30일을 기준으로 주주명부를 폐쇄하고, 중간배당을 위한 권리주주를 확정한다. 배당규모와 일정 등은 최종 확정되지 않았으나, 주당 1000원가량의 배당이 예상된다.
현대모비스의 현대차와 달리 중간배당을 이제껏 한차례도 실시하지 않았다. 이번 배당은 지난 2월 발표한 중장기 주주환원정책의 일환이다. 당시 현대모비스는 향후 3년간 총 2조6000억원(배당 1조1000억원+자사주 매입 1조원+주식소각 4600억원) 규모의 주주환원을 시행하겠다고 밝혔고, 지난 4월에 2600억원어치의 자기주식을 소각했다. 하반기부터는 자기주식의 매입도 본격화한다.
주주환원책 발표 이후 현대모비스의 주가는 반등했다. 지난해 지배구조개편의 실패 이후 10년 내 최저치를 찍었던 현대모비스 주가는 올해들어 꾸준히 상승하기 시작했고, 지난해 중순 주가에 근접하게 회복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환율의 불안정성 등 대외환경이 급변하는 가운데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이 곤두박질 친 것과는 반대의 모습이다.
주가 상승에는 국내 기관투자가들의 매수세가 한몫했다.
지난 6개월간 국내 기관은 현대모비스 주식 총 5400억원어치를 사들였고, 같은기간 외국인은 3600억원어치의 주식을 판 것과는 상반됐다. 기관들의 매수세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데, 지난 한달 간 기관은 1000억원가량의 주식을 매수했다. 국민연금 또한 현대모비스의 지분율을 10%까지 높였다.
국내 한 기관의 주식운용 담당자는 “현대모비스의 주주환원책에 대해서 국내 기관들의 관심이 상당히 높은 편이고, 앞으로는 현대차와 유사한 배당성향을 갖고 꾸준한 배당이 예상되기 때문에 기관에서 투자 비중을 조금씩 늘리고 있는 추세다”고 했다.
현대모비스의 주식 약 2.6%를 보유하고 있는 엘리엇매니지먼트는 올해 초 주주총회에 앞서 현대모비스에 약 2조5000억원을 배당할 것을 요구했다. 지난해 현대모비스의 순이익(1조5600억원)을 크게 웃도는 수준으로, 주총에서 결국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엘리엇의 요구수준 정도는 아니지만, 현대모비스의 배당 확대 움직임은 기존 투자자들의 불만을 다소 잠재울만한 요소로 꼽힌다. 외부 투자자들이 공격할만한 명분을 봉쇄하고, 다수의 기관을 우군으로 확보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지배구조개편에 대한 기대감도 한층 커진게 사실이다.
일단 현대차그룹의 각 계열사의 주가가 올 초부터 크게 상승했다. 주주환원책의 시행과는 별개로지난해 기저효과로 인한 상승으로 보는 측면도 존재하기도 한다.
지배구조개편의 핵심인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를 두고 봤을 땐 현대글로비스의 주가 상승폭이 더 두드러졌다. 향후 다시 추진될 지배구조개편이 지난해 방안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란 전망을 고려하면, 현대글로비스의 주가상승은 정의선 수석부회장을 비롯한 현대글로비스 주주들에게는 우호적인 상황이다.
또한 현대차그룹이 현대모비스의 핵심 사업부를 무리하게 떼내 주주들의 반발을 일으키지 않을 것이란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현대모비스 주주들 입장에서도 지난해 보다는 다소 만족할만한 방안이 마련될 것이란 기대감도 있다.
자동차 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차 주요 계열사들이 기관들과 접촉을 늘리며 우호세력을 확보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그룹 계열사들의 전반적인 주가 상승으로 일단은 분위기는 좋은 상태로, 한쪽이 기업가치를 무리하게 부풀리거나 낮추는 방안을 사용하기란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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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9년 06월 21일 14:21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