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규정 소급적용 불합리" 불만도...사실상 타격은 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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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슈진 상장 논란이 계속되자) 거래소가 가만 있기는 뭐하고, 뭐라도 해야 했던 거죠” (금융투자업 관계자)
한국거래소가 ‘인보사 사태’의 코오롱티슈진의 상장을 주관한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에 상장 주선인 자격제한을 적용한 것에 대해, 증권사에 책임을 돌리는 ‘눈가리고 아웅’ 식 행동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1일부터 외국기업의 기술특례 상장제도를 도입했다. 그러나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 내년 11월까지 외국 기업 기술특례 상장 주선인 자격이 제한된다. 새 코스닥시장 상장규정에 상장주선인은 최근 3년간 상장을 주관한 코스닥시장 외국기업에 상장 후 2년 이내에 관리종목 지정이나 투자주의 환기종목 지정, 상장폐지 사유 발생이 없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기 때문이다.
코오롱티슈진은 2017년 11월 코스닥시장에 상장돼 2년이 지나지 않은 올해 5월 인보사 사태로 상장 적격적 실질심사 사유가 발생했다. 이에 따라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코오롱티슈진의 상장 이후 3년이 되는 시점인 내년 11월까지 외국기업의 기술특례 상장 주관을 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업계에서는 규정의 소급 적용 논란이 일고 있다. 새로 바뀐 규정을 과거 사례에 적용하는 것이 불합리하다는 것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7월부터 시행된 규정을 2017년 상장한 기업에 소급 적용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외국기업을 비롯 상장을 준비하는 기업은 보통 1~3년 전부터 준비를 진행하는데 새로운 규정이 생겼으니 적용한다고 하면 준비한 기업은 주관사를 바꿔야 하는 등 혼란이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거래소는 “(상장 주선인 자격 제한에) 성장성 특례 상장 주선 제약은 이미 포함돼 있었고, 해외 기업 기술특례상장 주선 제한은 개정된 규정 시행일 기준으로 과거 3년 이력을 보는 것이기 때문에 적용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상장 주선인 자격제한에는 국내 기업의 성장성 특례 상장 주선 제약도 포함된다. 성장성 특례 상장은 상장 주선인이 성장성이 있다고 인정해 추천하는 기업은 기술평가 등급 없이도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할 수 있는 제도다.
다만 이번 자격 제한으로 해당 증권사들이 평판 리스크 등 어느정도 타격은 있겠지만, 사실상 큰 영향은 없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일단 기술특례로 국내에 상장할 만한 해외 기업의 수요가 많지 않다는 분석이다. 현재 국내 상장을 준비중인 미국 바이오기업인 소마젠과 아벨리노랩, 네오이뮨텍(NIT) 등이 새 규정이 생기면서 코스닥 기술특례 상장을 검토하고 있다고 알려진 정도다.
성장성 특례 상장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8월 바이오기업 셀리버리가 코스닥 성장성특례 1호로 상장했다. 이후로는 현재 바이오기업 올리패스가 성장성 특례로 예비심사를 청구하고 결과를 기다리는 상태다.
한 대형 증권사 IPO(기업공개) 담당자는 “해외 기업이 국내에 상장할 니즈가 있는 곳은 그나마 제약·바이오 정도고, 지금까지 그런 기업들이 기술평가에서 점수가 잘 나온 편은 아니다”며 “국내 시장에서 바이오기업들이 고밸류를 받으니까 일부 미국 기업들이 한국으로 눈을 돌려왔던 것인데, 이번 개정으로 오히려 기술평가 부담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거래소 또한 ‘큰 타격 없는' 제한 이라는 입장을 내비쳤다. 거래소는 “해당 제한이 적용되어도 이외의 국내 기업 상장 주선 업무에는 전혀 문제가 없고, 해외 기업의 경우에도 기술특례만 못하는 것이기 때문에 일반 상장으로는 상장이 가능하다”며 “기업이 한 방법으로만 상장을 하는 것이 아니고 오히려 ‘기술특례로만 상장이 가능한 기업인가’ 반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투자업 관계자는 “거래소가 투자자 보호 차원에서 상장주선인 자격제한을 적용했다고 밝혔지만 잘 이해는 가지 않는다"며 "티슈진 상장 과정에서 검증에 관한 책임론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결국 ‘보여주기 식’ 조치가 아니냐란 말도 나온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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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9년 07월 07일 09: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