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적 매출 유지하지만 현금흐름 박해…추후 재편 가능성도 낮아
유력 후보 CJ프레시웨이는 재무부담이 걸림돌…주주 설득도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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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그룹이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외식사업부(Food Culture) 매각 본입찰을 눈 앞에 뒀지만 흥행 전망이 불투명하다. 매각 측은 2000억원 이상 금액을 희망하는 데 사업특성상 영업이익이 박한 탓에 후보들은 주저하는 분위기다.
그나마 내부매출비중을 줄여 당국의 감독 강화 움직임에서 탈피할 필요성이 있는 CJ그룹에 기대를 걸지만 재무 여력이 녹록지 않은 점은 고민거리다.
1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화그룹과 매각주간사 삼정KPMG는 오는 19일 매각 본입찰을 진행할 예정이다. 당초 12일이었던 일정이 일주일 가량 늦춰졌다. 업계에선 추가 후보의 참여 가능성 등을 열어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현재까지 적격후보(숏리스트)에 선정된 인수 후보론 전략적투자자(SI)인 CJ프레시웨이, 사모펀드(PEF)운용사 글랜우드에쿼티파트너스, SC PE 등이 거론돼왔다. 현재 세 후보 모두 막바지 실사를 마치고 입찰을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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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각 측에선 PEF들의 진입으로 경쟁을 이끌어 내 가격을 올릴 것으로 내다봤지만 후보들의 인수 의지는 크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회사의 매출은 안정적이지만 PEF들이 중요시하는 현금흐름이 박한 데다, 최저임금 상승 여파와 내수 경기 부진 등으로 사업환경이 불투명해진 점 등이 거론된다. 일부 후보는 CJ프레시웨이·삼성웰스토리·아워홈 등 대기업 계열사들이 일정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는 시장 특성을 고려할 때 향후 시장재편 가능성을 두고 인수를 검토했다. 하지만 각 계열사들의 확장의지가 크지 않다고 판단해 투자 의사를 접은 곳도 있다.
후보 사이에선 이번 매각에 포함된 사업군 중 '단체급식'을 제외한 외식업 등 일부 사업부의 구조조정 필요성도 거론된다. 이번 매각 대상에는 위탁급식사업 브랜드인 '푸디스트', 종합 식자재 전문 브랜드인 '소후레쉬' 외에도 중식 프렌차이즈 '티원(T園)', '베이징', 이탈리안 레스토랑 오레노 등도 포함됐다.
업계 관계자는 “통상적인 위탁급식 사업의 경우 안정적으로 5% 정도 영업이익률을 거두는 게 일반적”이라며 “사업부 내에 비효율적인 사업들이 섞여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매각 성사를 기대하려면 그나마 규모 확장을 통한 시너지가 뚜렷한 CJ프레시웨이의 의사가 더욱 중요해진 상황이다. 대부분 사업영역이 유사한 데다 CJ제일제당과의 수직 계열화를 고려할 때도 적합한 매물로 꼽혀왔다.
최근 위탁급식업체들이 공정거래위원회의 내부거래 감독 타깃이 되며 CJ그룹도 매출처 분산에 공을 들여야 할 상황이다. CJ입장에선 이번 인수로 한화 계열사 향(向) 물량 등 기존 거래선을 확보해 그룹 내 내부거래 비중을 낮추는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란 설명이다. 한화그룹의 물량보장 여부가 관건이 될 수 있지만, 과거 한화L&C 매각 사례처럼 "후보간 특별한 차이가 없을 경우 기존 거래를 유지한다" 정도의 간접적인 보장 방법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문제는 양 측이 합의할 가격 수준이다. CJ프레시웨이도 인프라 투자·고객군 확보 등 공격적인 영업 활동 탓에 재무부담에 대한 경고가 꾸준히 이어져왔다. 여기에 더해 상장사이다보니 인수가를 둔 주주들의 반발에서도 자유롭지 않은 상황이다.
한 증권사 음식료 담당 연구원은 "지난 6월까지 회사 재무부담에 대한 우려로 주가가 고점대비 10%넘게 하락하는 등 꾸준히 경고음이 있어왔다"라며 "일각에선 매각 측이 2000억원 수준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그 수준 가격에 인수할 경우 주주들의 반발이 거샐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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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9년 07월 11일 16:51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