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점 기준에 45점만 획득…정성 평가도 중립적
개선 약정 체제 유지…내년 주채무계열 빠질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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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이 주채무계열인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재무구조평가를 진행할 결과 합격선에서 크게 못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호그룹은 재무구조개선약정 체제를 계속 이어가게 됐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 구조조정본부는 최근 금호그룹 재무구조평가를 진행했다.
금융감독원은 매년 금융기관 신용공여액이 일정 이상인 계열기업군을 주채무계열로 선정하는데 올해는 30곳을 선정했다. 금호그룹은 재계 28위 주채무계열로 산업은행이 주채권은행이다. 주채권은행은 주채무계열의 재무구조를 평가하고, 결과가 미흡한 곳은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체결한다.
평가는 각 주채무계열의 부채비율에 따라 기준이 달라진다. 부채비율이 낮은 곳은 정량·정성평가를 통해 얻어야 하는 점수가 낮지만, 부채비율이 높아질수록 커트라인 점수도 올라가는 식이다. 예를 들어 부채비율이 200% 미만이라면 40점만 넘기면 되지만, 400% 이상일 때는 80점을 넘겨야 합격이다.
재무평가이다보니 정량평가의 영향도 크다. 수익성ㆍ채무상환능력ㆍ재무안정성ㆍ현금흐름ㆍ유동성 등 5개 항목으로 나뉜다. 100점 만점이며 각 항목별로는 각각 10~25점이 만점이다. 항목마다 구간별로 배점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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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그룹은 작년말 기준 실질 부채비율이 400%를 훌쩍 넘었다. 80점 이상을 올려야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피할 수 있지만 정량평가에선 45점을 받는데 그쳤다. 모든 항목에서 중간 등급 이하 점수를 받았다. 부채 규모가 큰 아시아나항공이 주력인 영향 탓에 재무안전성 항목에선 최하 등급으로 평가됐다.
금호그룹은 정성평가에서도 점수를 얻지 못했다. 정성평가는 9개 항목으로 나뉘는데 항목 별로 소정의 점수를 가감할 수 있다. 정량평가가 좋지 않은데 정성평가만 좋은 점수가 나올리 없다. 애초에 정량평가가 기준점을 한참 밑돌았기 때문에 정성평가에서 만점을 받아도 합격선을 넘을 수 없었다.
금호그룹은 아시아나항공 회계사태를 이유로 시장질서 문란행위 항목에서 1점이 깎였고, 회계기준 제도 변경이 재무구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도 1점이 깎였다. 대신 산업 특성상 정량평가 점수가 낮을 수 있다는 점이 감안돼 1점이 더해졌고, 우발채무 우려가 낮아 1점을 더 얻었다. 결과적으로 정성평가는 정량평가 점수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금호그룹은 재무구조개선 약정 체제를 이어가게 됐다. 그룹은 작년에도 약정 체결 대상으로 평가받았고, 지난 1월부터 약정을 체결해 산업은행의 관리를 받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5월 채권단과 재무구조개선 양해각서(MOU)를 체결했고, 현재 M&A가 진행되고 있다. 매각이 원활히 진행돼 아시아나항공이 계열분리되면 금호그룹은 내년부터는 주채무계열에 선정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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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9년 07월 19일 11:14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