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운용 수익률 하락·은행 NIM 하락 예상 등
증권은 실적 개선 기대감 오르면서 주가도 상승세
저금리에 경기 둔화 우려, 장기적 금융사 실적 영향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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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등 저금리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관측되면서 은행·보험·증권 등 주요 금융산업별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보험과 은행업종에는 실적 등 악영향을 끼치고 있는 반면 증권업종에는 호재로 작용하고 있는 상황이라는 분석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18일 기준금리를 1.75%에서 1.50%로 인하하며 '앞으로도 완화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시장에서는 한은이 11월 금통위에서 추가 인하의 가능성을 열어놨다는 분석이다. 하반기 1.25%로 인하 는 물론이고 이후 추가 인하로 기준금리가 역대 최저인 1.00% 까지 낮아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 미국 중앙은행(Fed)이 7월 말 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0.25%포인트 인하를 예상하고 있지만, 주디 셀턴 연준 이사 후보가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낮춰야한다고 주장하면서 더 과감한 인하폭도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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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가 인하되면 이자 마진이 낮아져 은행·보험업종은 수익성이 악화된다. 은행은 금리가 내려가면 예금 금리와 대출 금리 차이인 예대마진이 줄어든다. 보험 업종도 투자 수익률, 자산운용 수익률 낮아져서 수익 악화를 피하기 힘들다.
이러한 전망이 반영되면서 보헙업종과 은행업종 주가도 힘을 못쓰고 있다. 이달 들어 KRX보험과 KRX은행 지수는 각각 5.94%, 1.23% 하락했다.
초저금리에 가장 고민이 깊은건 보험사라는 분석이다. 보험사들은 주로 채권 투자를 통해 운용을 하기 때문에 금리가 인하되면 수익률도 내려갈 수밖에 없다. 지난 19일 기준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연 1.33%로 2년9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생명보험사의 경우 책임부담금 이슈가 크다. 2000년대 초반까지 5~9%의 고금리 확정형 상품 판매에 열을 올린 대형 생보사들의 부담은 더욱 클 수 밖에 없다. 자산운용으로 버는 돈보다 보험금으로 나가는 돈이 많은 역마진 현상이 커질 우려가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금융권에서는 보험사들의 2분기 실적 전망을 잇따라 낮춰잡고 있다. 특히 한화생명과 교보생명은 대규모 손실도 불가피할 것이란 우려가 점차 커지고 있다. 교보증권은 삼성생명, 한화생명, 오렌지라이프, 동양생명, 미래에셋생명 등 5개 생보사의 올해 2분기 당기순이익이 601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4.9%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손보사의 경우 장기보험 손해율 상승이 예상된다. 이는 영업이익 감소로 이어질 전망이다.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한화손해보험 등 5개 손해보험사의 2분기 예상 당기순이익 컨센서스는 5000억원 안팎이다. 전년 동기 대비 40% 가까이 줄어든 수치다.
은행 업종에서는 금리인하가 계속되면 2020년 상반기까지 순이자마진(NIM) 하락 흐름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다. 다만 은행들이 올해 좋은 실적을 보이고 있고 고배당을 유지하는 등 주가 부양 의지를 보이고 있어 주가 흐름은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한 증권사 금융 담당 연구원은 “은행은 순이자마진 하락 등 우려는 있지만 최근 배당 성향이 높고 전반적으로 실적 컨센서스가 나쁘지 않아 3분기 실적까지 확인 후 주가 반등을 지켜볼만 하다”며 “보험사 같은 경우 기준금리 인하와 더불어 IFRS17와 킥스(K-ICS)등 새 제도 도입 대비 등 대내외 부담이 큰 상황이라 당분간 주가 모멘텀을 확신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증권주는 다른 금융산업과는 확연히 분위기가 다르다. 통상 금리인하는 증권업에 호재다. 저금리에서는 예적금보다 증권사 상품에 관심이 높아지고, 시장에 유동성을 늘려 경기를 부양하겠다는 의지로 읽히면서 주식 시장이 활기를 띨 가능성이 높다.
기준금리 인하로 이자손익, 트레이딩 및 상품손익 등의 개선으로 실적 반등이 예상되면서 증권주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주 수익원으로 자리잡은 채권 평가이익이 증가해 3· 4분기에도 수익성이 개선될 여지가 크다는 분석이다. 이달 들어 KRX증권지수는 1.83%가 오르는 등 하반기 기준금리 인하 전망에 따른 실적 개선 기대감이 주가에 선반영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금융투자업 관계자는 “하반기 추가 금리가 예상되는 등 당분간 저금리 기조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장기적으로는 결국 경기 둔화 우려로 고객들의 금융활동이 줄어들 수 있어 금융사들의 실적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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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9년 07월 23일 16:3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