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 저버린 답변에 시장은 '실망과 분노' 반응
주가 하락세에 모멘텀 부진...'왜 주주에 등 돌리나' 의문
KB자산운용 등 기관들 '대동단결' 할지가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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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디로 시장에서는 ‘대실망’ 분위기다. SM이 무슨 의도로 ‘배째라’ 식의 답변을 한 지 모르겠다” (금융투자업 관계자)
SM엔터테인먼트가 KB자산운용의 주주제안에 대해 끝내 사실상 ‘모두 거절’한 답변을 내놓으면서 시장에서는 실망을 금치 못하는 분위기다. 충분한 기간을 가지고 내놓은 답변이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제대로 된 개선방안이 담기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KB자산운용을 비롯한 다른 투자자들의 다음 행보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7월31일, SM엔터는 KB자산운용에 ‘문화강국을 향한 쉼 없는 도전’이란 주주서한 답변서를 발송했다. 주주서한의 주요 내용인 라이크기획 합병, 비주력사업 정리, 주주환원 등에 대한 검토 내용이 담겼다.
SM엔터의 답변 내용은 ‘모두 거절’ 이라는 해석이다. SM엔터는 이수만 회장이 100% 지분을 가진 라이크기획과 SM엔터의 합병 제안에 대해서는 “법률적으로 성립할 수 없는 방안”이라 답했다. 라이크기획과의 프로듀싱 계약도 “음악산업을 이해하지 못한 제안으로 이해상충 문제로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외에 적자 행진중인 호텔 및 요식업 등 비주력 사업 정상화에 대해서는 “단기 성과로 판단하면 안 된다”며 “사업 개편 및 조정을 위해 전략적 파트너(SI)를 유치할 계획”이라는 답변을 내놨다. 이어 “코엑스아티움 운영 중단을 검토 중”이라는 다소 엉뚱한 해결책을 덧붙였다. 주주환원을 위한 배당 요구에 대해서는 “검토하겠다”는 모호한 답변을 내놓았다.
애초에 KB자산운용은 6월 5일 주주서한을 보내면서 6월 20일까지 답변을 요구했으나 SM엔터는 “구체적 답변을 위해 시간이 필요하다”며 기한을 7월 31로 미뤘다. 이에 시장에서는 SM엔터가 사상 첫 배당 실시 및 대대적인 사업 구조조정에 나설 것이란 기대감이 컸다.
하지만 기대를 뒤엎은 답변이 발표되자 시장의 반응은 싸늘했다. 다음날인 1일 오전 장 시장과 함께 SM엔터 주가는 급락세를 보였다. 장이 열리고 20분도 채 되지 않아 주가가 전날대비 -10.59% 하락하기도 했다.
한 증권사 엔터 담당 애널리스트는 “그 동안 SM엔터쪽에선 상당히 긍정적으로 액션을 취할 것처럼 시장에 소통을 해 와 기대가 컸다”며 “충분한 시간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내놓은 답변이 구체적인 개선 방안이나 지적에 대한 정확한 해명 없이 ‘콘텐츠 사업 구조를 이해 못한다’는 식의 답변을 내놓은 것에 투자자들이 실망과 분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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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들은 “SM엔터의 속내를 모르겠다”는 반응이다. SM엔터를 둘러싼 업황이나 전망이 부정적인 상황에서 주주들에게 등을 돌리는 이유를 모르겠다는 것이다.
'버닝썬 사태' 등 엔터 산업에서 악재가 계속되면서 엔터주를 향한 투심이 급랭했다. 또 올해 첫 지정감사가 시작되면서 1분기 예상치 못한 자회사 적자가 발생하는 등 실적 우려도 높아졌다. 여기에 최근 한일 관계 악화로 일본 매출 비중이 높은 SM엔터의 향후 실적 우려감이 반영되면서 최근 주가가 급락세를 보였다. SM엔터의 2분기 실적도 시장컨센서스를 하회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답변 내용으로 미뤄보면 주가가 빠지는 것이 두렵지 않다는 것인데, 어차피 최근 주가는 하향세고 한일 관계와 부정적 시장 상황 등 주가 상승 모멘텀이 없는 상황이라 이런식으로 반응하는 게 아닐까하는 해석도 나온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SM엔터는 기업 가치 제고나 미래 성장에 ‘관심 없다’고 보여진다”며 “특히 최대주주인 이수만 씨가 계속적으로 개인 사업을 펼쳐가는 등의 행보가 더 이상 SM엔터를 키울 마음이 없는 것이 아닌가 추측하고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공교롭게도 주주서한 답변이 발표된 31일 SM엔터는 한세민·남소영 공동대표 체제에서 김영민·남소영 대표체제로 변경됐다고 공시했다. 한세민 전 대표는 SM엔터의 IR 등 경영을 총괄해왔다. SM엔터는 이수만 회장 아래 각각 보아의 미국·일본 매니저였던 한세민·김영민 대표가 일종의 ‘개국공신’ 역할을 해왔다.
갑작스런 한 전 대표의 사임에 일종의 ‘책임자’로 회사를 떠나는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왔다. SM엔터 측은 한 전 대표가 회사를 나간 것이 아니라 라이프스타일 등 자회사 통합 부문을 총괄하기로 했다는 설명이다. 또 SM엔터에서 CFO를 맡았던 임원은 자회사인 SM C&C 대표로 이동할 것이라 전해지는데, 내부 인력을 일종의 ‘순환보직’ 하면서 ‘쇄신 분위기’를 보이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결국 향후 KB자산운용을 비롯한 기관들이 어떤 움직임을 보일지가 주목될 전망이다. 올해 3월 기준 SM엔터는 이수만 외 특수관계인이 19.49% 정도를 보유하고 있다. 이외에 현재 기준 국민연금이 약 9%, KB자산운용과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 등이 5%이상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이외에도 지분을 가지고 있는 기관들까지 합하면 20~30% 중반 정도로 경영권도 충분히 위협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국민연금의 참여는 가능성이 적다는 관측이다.
금융투자업 관계자는 “우선은 당장 KB자산운용을 비롯한 기관들이 주가가 더 빠지기 전 먼저 빼거나, 아니면 대동단결해 지분을 늘리는 등 과연 공격적으로 행동주의를 보여줄 지가 가장 관건”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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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9년 08월 01일 10:59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