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중국 관세 전쟁 본격화, 北 미사일 도발까지
코스닥 바이오 대장주 신라젠 美임상실험 중단
연기금이 받쳤지만, 외인 이탈에 한국 증시 털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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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일, 올 해 한국 증시에 최악의 상황이 연출됐다.
미국과 중국의 관세전쟁은 현실화했다. 한국과 일본의 갈등은 최고조에 달했다. 북한은 신형 미사일을 발사했다. 코스닥 바이오 대장주 격인 신라젠은 미국 임상이 중단되며 하한가를 기록했다.
코스피는 이날 1998.13포인트로 장을 마감했다. 코스피가 2000선 이하로 떨어진 것은 7개월 만이다. 코스닥 지수는 장중 한 때 600선에 바짝 근접했고, 오전 11시를 기점으로 반등하기 시작했으나 결국 전일 대비 1.05% 내린 615포인트로 마감했다. 3년 내 최저점에 근접한 수치다. 현대차 그룹주를 제외한 삼성·LG 등 시가총액 상위 그룹 계열사들의 주가가 일제히 하락하며 증시하락의 원인이 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현지 시각 8월1일 오전 10시(한국시간 2일 새벽 2시)에 트위터를 통해 “중국 제품에 3000억달러에 10%의 추가 관세를 매기겠다”는 메시지를 올린 후 국내 증시는 긴장 모드로 장을 시작했다. 미국과 중국의 관세전쟁에 대한 불안감은 올해 한국 증시에 잠재적인 뇌관으로 작용해 왔다. 미국의 관세 부과 조치로 애플과 거래선이 있는 LG그룹주가 상당한 약세를 보였다. LG이노텍은 전일 대비 주가가 9.5% 하락했고, LG디스플레이 또한 5.6% 떨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메시지와 비슷한 시각, 북한은 신형 탄도 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를 동해상에 발사했다. ‘신형 대구경 조종 방사포’ 시험사격 이틀만이다.
코스닥 시가총액 순위 5위권인 신라젠은 이날 오전 미국 내 ‘독립적인 데이터 모니터링 위원회(DMC)로부터 펙사벡 임상시험 중단을 권고받았다’고 공시했다. 신라젠은 이날 하한가로 장 마감했다.
미국과 북한으로 인한 긴장도가 높아진 상황에서, 일본이 기름을 부었다. 일본 정부는 이날 오전 10시, 총리 관저에서 아베 신조 총리 주재로 각료회의를 열고 한국을 수출 절차 간소화 혜택을 인정하는 ‘화이트 리스트’에서 제외하는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을 의결했다. 일본의 이번 조치는 3주 후인 28일부터 효력이 발생한다.
이 같은 대외 불안감 속에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탈했다.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은 이날만 3960억원을 순매도 했다. 개인과 기관은 각각 142억원, 3610억원을 순매수 했지만 증시를 뒷받침하기엔 역부족이었다.
국내 한 기관 주식운용 담당자는 “이날 코스피가 2000선까지 빠지면서 대기 수요가 있던 연기금 자금이 대거 들어왔으나 외국인들이 이탈하면서 증시가 크게 하락했다”며 “악재로 작용하는 대외 변수들이 당분간 호전될 것으로 보기 어렵기 때문에 앞으로의 증시 전망도 낙관하긴 어려운 상황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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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9년 08월 02일 16:22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