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악재 일시에 쏟아졌다지만...사면초가 증시 현실화
'아직 끝이 아니다' 불확실성 여전...4분기에야 반등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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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의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던 코스피 1950선이 하루만에 무너졌다. 코스닥시장은 하루에만 7.5% 폭락하며 사이드카(프로그램매도호가 효력 정지)가 발동했다. 악재가 겹치고 겹치며 국내 증시는 오갈 데 없는 상황이 됐다는 지적이다.
5일 코스피지수는 1946.98로 마감했다. 전 거래일 대비 51.15포인트, 2.56% 급락한 수치다. 코스닥지수는 569.79로 전 거래일 대비 45.91포인트, 7.46% 떨어졌다. 한국거래소는 이날 오후 2시9분 코스닥에 사이드카를 발동했다. 2016년 6월24일 이후 3년1개월만에 처음 있는 일이었다. 원달러환율도 달러당 1215원으로 하루만에 14.5원, 1.21% 급등했다.
코스피지수 1950은 대부분의 국내 증권사 리서치센터에서 올 하반기 코스피 저점으로 인식한 선이었다. 당장 이달 초에도 같은 맥락의 코멘트들이 잇따라 나왔다. 연기금이 4000억원 이상을 순매수하며 버텼음에도 불구, 외국인이 3175억원, 개인이 4421억원의 매도를 쏟아내며 2000선이 무너진 지 하루만에 1950선이 무너졌다.
코스닥지수는 아비규환을 방불케했다. 주요 종목들이 대부분 10%대 하락률을 보였다. 600선에서 버티기는커녕, 별다른 지지선 없이 무너지며 570선까지 내줬다. 현 코스닥지수는 2015년 1월 수준이다. 4년 반의 상승분을 모두 반납한 것이다.
이날 증시 급락은 일정부분 대외 악재에서 유래됐다는 분석이다. 미국과 중국간의 무역분쟁이 점차 격화하고 역외 달러-위안화 환율이 '마지노선'인 7위안을 장중 돌파하며 전 세계적으로 공포가 증시를 잠식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여기에 국내 증시는 일본과의 무역마찰에 따른 추가 조정이 더해졌다. 실제로 이날 급락은 외국인투자자를 중심으로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제외 영향이 실제 생산차질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여파로 분석된다. 일본의 추가 규제 가능성은 물론, 이번 분쟁이 한국의 신용등급에 미칠 영향 등 불확실성도 점차 커지고 있다.
모건스탠리(MSCI) 이머징마켓 지수 조정도 일부 영향을 줬을 거란 분석이 나온다. MSCI는 오는 27일 이머징마켓 지수 내 인덱스에서 중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비중은 높이고 한국 비중은 낮출 예정이다. 이에 따른 8월 외국인 자금 이탈 규모는 적게는 1조원에서 많게는 3조~4조원으로 추정된다. MSCI 이머징마켓 비중 조정에 따라 국내 증시는 이미 지난 5월 '쇼크'를 한 차례 겪은 바 있다.
이런 요소들이 결합하며 국내 증시는 다른 글로벌 증시와 비교해도 현저한 약세를 보였다. 이날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마이너스(-) 1.74%, 상해종합지수는 -1.52%, 대만 가권지수는 -1.19%, 인도 선섹스지수는 -1.41%의 하락률을 보였다. 코스피지수 하락률의 절반 수준이다.
코스닥지수는 이런 악재에 바이오·헬스케어 업종의 신뢰 위기가 더해졌다는 평가다. 신라젠을 비롯한 핵심 바이오기업들이 투자자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임상 결과를 내놓으며 업종 전체에 대한 투자 심리가 흔들린 것이다. 실제로 이날 코스닥 150 생명기술 지수는 코스닥지수 하락률보다 훨씬 큰 12.58%의 낙폭을 보였다.
바이오 투자심리의 턴어라운드는 일러야 9월말~10월에야 가능해보인다는 평가다. 여기에 단기 급락으로 인한 반대매매 부담이 코스닥 수급을 더 꼬아놓을 전망이다. 여전히 개인투자자들은 코스닥지수 관련 주가연계펀드(ETF)를 순매수하고 있는데다, 신용잔고 역시 지난달 전달 대비 5000억원가량 줄어드는 데 그쳤다.
문제는 추가 하락의 여지가 남아있다는 것이다. 악재가 대부분 현실화했음에도 불구, 증권가에서는 여전히 투자심리를 흔드는 불확실성이 크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제노동기구(ILO) 핵심 협약 미이행에 따라 조만간 유럽연합(EU)과도 상당 수준의 마찰이 일어날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KB증권은 이날 시황 코멘트를 통해 1차 지지선을 코스피 1930, 2차 지지선을 1870선으로 제시했다.
한 증권사 전략 담당 연구원은 "이런 와중에 금융위원회에서 내놓은 '악재는 상당 부분 선반영됐고 국내 금융시장에 대한 외국인의 신뢰는 굳건하다'는 멘트는 시기적으로 부적절했다고 본다"며 "이번 정부가 기본적으로 정책적 증시 부양의 의지가 없다는 게 투자심리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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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9년 08월 05일 16:26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