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미한 외국인 매도세 등 '쇼크'는 없어
일본의 2차 시행·미국 반응 등이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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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를 결정하면서 증시 변동성이 높아졌다는 우려가 나온다. 발표 직후인 23일 국내 증시는 큰 혼란 없이 약보합으로 마무리됐지만, 이후 일본의 2차 경제보복 조치 시행과 미국의 반응이 후폭풍으로 몰아닥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날 오전 국내 증시는 지소미아 종료 결정 등의 영향으로 하락 출발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일장보다 8.59포인트(0.44%) 내린 1942.42로 개장해 오전 약세 흐름을 이어갔다.
다만 우려했던 만큼의 급락은 없었다는 분석이다. 코스피는 오후 12시들어 상승반전하며 한때 1950대를 회복하기도 했다. 이후 공방을 이어가다 전일 대비 2.71포인트, 0.14% 내린 1948.30로 마감했다.
이 날도 연기금이 지수를 떠받쳤다. 이날 국내 기관은 코스피 시장에서 659억원을 순매수했는데, 이 중 연기금 자금이 635억원을 차지했다. 장 막판 순매도폭을 늘려가던 외국인들은 장 마감 직전 82억원 순매수로 돌아섰다. 개인투자자들은 915억여원을 순매도했다.
연기금은 이달 꾸준히 보여주고 있는 패턴대로 시가총액 상위주 위주의 방어적 순매수를 이어갔다. 지수는 약보합으로 마무리됐지만, 개별 종목으로 따지면 상승 종목은 209개에 불과했고, 3배인 604개 종목은 하락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는 608.98로 전일 대비 3.27포인트, -0.53% 내린채 마감됐다. 이날 코스닥 시장은 바이오 종목에 대한 투자심리가 회복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이날 코오롱생명과학은 장 초반 상한가에 가까운 2만6500원까지 올랐다가, 오후 들어 상승폭을 반납하며 강보합 마감됐다. 그간 급락을 거듭해온 신라젠도 이날 모처럼 전일 대비 2.7% 상승세로 마감됐다.
환율은 다소 불안한 흐름을 보였다. 10시 기준 원 달러 환율은 서울 외환시장에서 전일 대비 3.8원(0.31%) 오른 1211.2원에 거래됐다.
증시 전문가들은 지소미아 종료로 즉각적인 쇼크는 없었지만 시장 변동성이 확대하면서 단기간 국내 증시 전망이 낙관적이진 않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한일·한미 관계 불확실성이 높아진 가운데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통화 완화 기대감이 축소된 것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지소미아 종료’ 로 한일무역분쟁이 새로운 전환점을 맞으면서 이후 일본이 어떤 대응책을 내놓을지에 관심이 쏠린다.당장 28일 예정된 일본의 2차 경제보복 조치에서 일본이 국내 산업에 실질적 피해를 주기 위한 전략을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1차 시행에서는 화이트리스트에 올랐음에도 반도체 소재 수출 허가를 내주는 등 우려와 달리 2차례에 걸쳐 대상 물자의 한국 수출이 성사된 바 있다. 하지만 2차 조치에선 비전략물자와 관련해서 '군사전용 가능성'이 있는 품목이 대상이라 어떤 것을 대상으로 할지는 일본 정부의 자의적 결정에 달렸다는 설명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지소미아 종료 뒤 일본의 수출규제가 장기화되면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메모리 생산차질이 불가피하다"며 "일본 수출규제가 장기화하고 수출심사가 강화된다면 반도체·2차전지 핵심소재 국산화는 가속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연준의 지속적인 금리 인하 기대 약화도 글로벌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현재 연준의 금리 결정 의결권을 가진 10명의 위원들 중 3명이 9월 금리동결을 주장하고 있다.
여기에 미국의 장단기 금리가 재차 역전되면서 외국인 매물 증가 가능성이 높아진 것도 국내 증시 부진 가능성을 높였다는 분석이다. 22일 장중 한때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1.577%까지 떨어지며 2년물 금리 1.5%를 밑돌았다. 올 들어 3번째 장단기 금리역전이다.
한 대형 증권사 연구원은 “아무래도 이미 대내외 경제에 대한 불안함이 국내 주가에 선반영돼 주가가 꽤 많이 낮아져있다보니 오늘 당장 시장이 큰 반응을 보이진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향후 일본이 어떤 카드를 꺼낼 것인지, 미국의 중재가 어디까지 될지가 국내 경제와 주가에 큰 영향을 줄 것이기 때문에 주말의 미국의 잭슨홀 미팅과 28일 일본 2차 경제보복 조치 시행 등을 긴장하며 지켜볼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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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9년 08월 23일 15:4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