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은 '연내 인가 희망'…시장 반응은 대조적
지난번 비해 개선된 점 없고,인뱅 실효성도 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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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제3인터넷은행 예비인가 접수가 벌써부터 흥행과는 멀어지는 모습이다. 지난번 인가에서 고배를 마신 ‘키움뱅크’와 ‘토스뱅크’의 재도전조차 접수 마감을 코 앞에 둔 아직까지 불투명하다. 금융지주들은 물론이고 대기업도 주주로 나서며 열을 올렸던 지난번 인가와 비교하면 급격히 분위기가 식었다는 분석이다.
금융위원회는 15일까지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신청 접수를 받는다. 60일 내로 심사 결과를 발표하고 연말쯤 새로운 인터넷전문은행 대상자가 발표될 전망이다.
지난 5월엔 키움뱅크와 토스뱅크 컨소시엄 등 신청 사업자들이 모두 신규 인가에 실패했다. 당시 최종구 전 금융위원장은 “키움뱅크는 사업계획의 혁신성과 실현 가능성 측면이 미흡하고, 토스뱅크는 자금조달 능력과 출자 능력이 상당히 의문시됐다”고 언급했다.
금융당국은 이번 신청에서는 신규 인가를 받는 곳이 나오길 희망한다고 밝히고 있다. 지난 10일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제3인터넷은행에 신규 인가를 내주는 일은 금융위원회의 하반기 최우선 과제다”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토스뱅크와 키움뱅크에 컨설팅까지 해주며 ‘정책 실패’ 평가를 막기 위해 열을 올리고 있다는 평가다.
다만 시장에선 이미 열기가 식은 모양새다. 흥행 여부는 마지막 날인 15일 판가름날 것으로 보이지만, 신청 이전부터 컨소시엄 구성을 홍보하던 지난번 인가 때에 비해 잠잠한 상황이다.
지난 5월 인가에서 키움증권은 하나은행 SKT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예비인가를 신청했다. 키움증권이 대주주로 나서고, 주요 주주인 하나은행과 SKT와 더불어 11번가, 롯데멤버스 등 총 28개사가 참여하는 등 호응이 좋았다. 비바리퍼블리카의 토스뱅크도 애초 컨소시엄을 구성했던 신한은행이 중간에 빠진 후 글로벌 벤처캐피탈(VC) 등을 끌어들이며 신청을 완료했다.
이번에는 14일 현재까지 확실하게 도전 의사를 밝힌 곳은 소상공인연합이 주도하는 ‘소소스마트뱅크 준비단’ 뿐이다. 이에 사실상 새로운 도전자의 등장보다는 기존 신청자였던 토스와 키움증권의 재도전 여부가 주요 관심사지만 아직까지도 양측 모두 재도전 여부를 공식화하지 않고 있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신청을 한다 만다도 결정된 바가 아직 없고, 하나은행과의 컨소시엄 유지 등 주주구성 여부처럼 세부적인 사항도 결정된게 없다”고 밝혔다. 하나은행 측도 "결정된 바 없다"는 입장이다.
토스 측도 “아직 결정된 바가 없으며, SC제일은행이 주주로 추가될 수 있다는 것도 확정된 바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잠재 후보자들이 지난번에 비해 극도로 조심스러운 움직임을 보이면서 사실상 컨소시엄은 와해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키움뱅크 측은 지난 인가전에서 탈락한 뒤 TF도 해체하는 등 별다른 재도전 준비를 보이지 않았다. 게다가 지난 8월 하나금융과 SKT가 2016년 만든 합작사인 ‘핀크’가 하나금융지주와 SK텔레콤을 상대로 유상증자를 완료하면서, 사실상 SKT와 하나금융은 인터넷은행 대신 핀크에 주력하는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번 지적된 문제점도 해결되지 않았는데 주요 주주들도 이탈하면 재인가 가능성이 더욱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토스도 비슷한 상황이다. 토스뱅크 출범시 대주주가 될 비바리퍼블리카는 자본금 약 75%가 상환전환우선주(RCPS)로 구성돼 금융당국으로부터 자본 안정성이 떨어진다는 판단을 받았다. 국제회계기준(IFRS)상 상환전환우선주는 투자자가 상환을 요구하면 돌려줘야 하기 때문에 부채로 분류된다.
지난번 인가 신청 당시 토스뱅크의 주주구성은 비바리퍼블리카(60.8%)와 글로벌 VC인 알토스벤처스(9%), 굿워터캐피털(9%), 리빗캐피털(1.3%) 등이었다. 사실상 글로벌 VC의 RCPS로 대부분 자금을 조달한 것이다. 재무건전성 보충을 위해선 새 주주를 구하는 등의 해결방법이 나와야 토스뱅크 출범이 가능하다는 전망이지만 아직까지 구체적 계획은 발표되지 않았다. 지난번 신청때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가 직접 토스뱅크 출범 기자설명회를 가지는 등 적극적이었던 것과 대비된다.
기본적으로는 인터넷전문은행의 실효성 여부에도 의문이 가고 있다. 이미 시장에 진출한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도 차별화된 ‘혁신’ 서비스보단 이자수익을 중심으로 하는 기존 은행들을 답습하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본격적으로 저금리에 진입하는 상황에서 지금 은행업에 진입해서 어느 정도의 수익성을 낼 수 있을지도 불투명하다.
대주주 자격 요건이 완화되긴 했지만 여전히 은행업 규제가 높은 상황에서 부담도 크다. 카카오뱅크도 한국투자금융지주의 대주주 적격성 이슈로 증자가 늦어지며 BIS(국제결제은행) 자기자본비율 방어가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은행업은 증자를 통해 레버리지를 활용하고 리스크를 떠안으면서 규모를 키워야하는데 케이뱅크 등 기존 회사들도 어려운 상황 "이라며 "새로운 도전자들도 증자와 사업확대에 대한 구체적 계획이 있어야 하는데 예전이랑 같은 상황에서 제안서를 제출한다고 받아줄 수는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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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9년 10월 14일 13:47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