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멘티브 인수로 재무부담 증가 영향 커
실적 불확실성, 등급 변동 변수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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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신용평가사들이 KCC의 신용등급 전망을 잇따라 ‘부정적’으로 변경했다. KCC의 등급 하향 가능성도 커졌다. 모멘티브 인수로 인한 재무부담 확대와 모멘티브의 실적 불확실성이 크게 작용했다. 모멘티브가 향후 KCC의 등급 변경에도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8일, NICE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는 KCC의 신용등급(AA)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조정했다. 앞서 한국신용평가가 6월 정기평가에서 ‘부정적’ 전망을 부여한 바 있다. 국제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도 5월 모멘티브 인수 부담의 이유로 KCC의 신용등급을 BBB-로 하향조정했고, 이후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조정했다.
신용평가사들은 ▲전방산업인 건설 경기 저하로 인한 수익창출력 저하 ▲수익성 회복 지연 ▲모멘티브 인수로 인한 재무부담 확대 등을 변경 이유로 들었다. 특히 모멘티브의 실적 불확실성과, KCC와 모멘티브의 자금소요를 감안해 당분간 높은 수준의 재무 부담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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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초 모멘티브 실리콘 부분이 연결 자회사로 편입되면 재무안정성 지표 저하는 불가피해 보인다. 한기평은 모멘티브의 연결 편입으로 인수과정에서 발생한 2조원 규모의 인수금융이 연결차입금에 반영됨에 따라, 내년 KCC의 순차입금/EBITDA 및 차입금 의존도가 등급 하향 변동요인인 3.5배, 27.5%를 웃돌 것으로 전망했다.
모멘티브가 비상장사다 보니 회사가 제공하지 않으면 정보 접근이 쉽지 않다. 국내 신평사들도 구체적인 올 상반기 수치를 제공받지 못한 상태다. 현재 실적을 추측만 가능한 상황이다. 다만 KCC의 연결 반기보고서를 통해 확인되는 수치로는 모멘티브를 거느리는 SPC(특수목적회사) MOM Holding Company가 416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별다른 회사측 설명은 없지만 금융 비용이든, 실적 부진이든 손실이 난 것은 맞기 때문에 고려 사항이라는 분석이다.
모멘티브의 실적변동성이 다른 산업군과 비교해 큰 점도 불확실성을 더한다. 모멘티브는 2016년 1900억원 순손실, 2017년 12억원 순이익, 2018년 820억원 수준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지난해 전방산업이 상당한 호황기였던 점을 감안하면 올해 실적이 어떨지는 알 수 없다는 관측이다.
KCC 자체 실적 부진도 문제다. 주력사업인 건자재 및 도료 부문의 전방산업 부진이 지속되면서 수익성 회복이 늦어지고 있다. 올 상반기 원가 부담이 줄고 선박용 도료 수주가 증가했지만 건자재부문 매출 감소로 수익성 하락세가 이어졌다.
당분간 주택경기 둔화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매출 및 이익의 빠른 증가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다. 한기평은 건자재 부문이 주택 경기 둔화 영향으로 2019년 10%, 2020~2021년 5%의 매출감소율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으로 인한 중국 컨테이너 물량 감소 등으로 해외법인 실적 부진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KCC는 재무부담 축소 계획을 밝히기도 했지만 실행이 쉽지 않을 것이란 평가다. 회사 측은 보유 지분 매각 등 투자자산 매각 의지를 강하게 표명하고 있지만, 단기간 내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KCC가 2대주주로 있는 삼성물산의 주식 매각도 주가 등 고려해야 할 요소가 많다. 블록딜 형태로 가능은 하겠지만, 회사의 발표 전에는 전혀 예측이 불가능하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등급 조정 관련해서는 모든 가능성이 존재하는 상태”라며 “올해 모멘티브 실적이 어떻게 나올지가 가장 크고, 당장 내년 초부터 연결로 잡히면 KCC가 지급보증 하지 않는 부분도 연결 차입금으로 잡히게 된다”며 “여기에 KCC글라스로 유리부문을 분할하는 것도 사업부문만 가져가는 구조라 재무 부담이 확대되는건 확실하다고 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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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9년 10월 29일 17:18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