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 5%~15% 유동적…해당 조항 따라 인수순위 바뀌기도
웅진 사정 고려 평가도…오너 욕심에 3개월만에 수천억 손실
윤새봄-방준혁 간 사전 합의도 마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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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진코웨이 인수를 앞두고 막바지 실사에 한창인 넷마블측이 향후 가격조정한도를 2% 수준에서 합의했다. 업계에선 넷마블이 실사도 거치지 않았는 데다 이미 인수 측이 유리한 구도를 선점한 상황에서 매각측에 유리한 조건을 받아들인 데 대해 설왕설래가 오가고 있다.
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넷마블은 웅진코웨이 인수 주식매매계약(SPA) 체결을 앞두고 막바지 실사를 앞두고 있다. 양 측은 잠정적으로 이달 12일 이사회 의결을 거쳐 SPA를 체결할 예정이다. 업계에선 매각 측인 웅진씽크빅과 인수 측 넷마블 간 인수가격 조정한도(Limit of Liability)가 '2%' 수준에서 합의된 점이 화제다.
매각 측과 인수 측은 M&A 본계약 체결까지 실사 후 우발리스크가 발생할 경우 인수가격 조정한도를 인수가액에 어느정도로 설정할 지를 두고 기싸움을 펼친다. 통상적으로 업계 표준은 5% 수준이지만, 협상력에 따라 최대 15%까지 광범위하게 설정한 거래도 종종 회자한다. 협상력을 매각자가 가진 거래일 경우, 3% 한도로 좁게 설정한 사례도 있다.
업계에선 이 가격조정 한도를 둔 매각측과 인수측의 줄다리기 과정에서 해프닝도 종종 알려졌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 2016년 현대증권 M&A다. 당시 매각 측은 본입찰 제안가격과 관련해 기준선으로 '가격조정한도 1%' , '손해배상한도 2%'를 합쳐 총 3%를 제시했다. 경쟁입찰을 통해 치러지는 M&A에서는 가격조정한도는 5%, 손해배상한도는 10% 정도가 최저치로 제안된다.
당시 매각측은 인수후보가 제출한 가격조정한도를 반영한 '순입찰금액'을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 반영했다. 예를 들어 어떤 인수 후보가 가격조정한도 5%, 손해배상한도 10%로 제안하면 높게 제시한 비율의 차이(5%-1%=4% 및 10%-2%=8%) 만큼을 총입찰금액에서 제외했다. M&A 종결 이후 발생가능한 리스크까지 감안한 가격을 기준으로 인수자를 뽑겠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순수한 입찰금액이 가장 높은 인수후보도 정작 제출 가격은 낮지만 조정한도를 낮게 잡은 후보에 뒤집힐 수 있는 구도가 형성됐다.
매각 측의 선택폭이 적을 수록 한도를 크게 제시하는 경우도 있다. 2015년 금호산업 M&A에 단독 입찰한 호반건설은 가격조정폭을 10%로 설정해 당시 채권단에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이번 거래에서 넷마블이 처한 특수성이다. 예비입찰 과정을 거치지 않았기 때문에 상세 실사도 거치지 않은 상황이다. 예비입찰도 아닌 구속력 있는 가격을 제시해야할 본입찰을 앞두고 한도를 너무 적게 잡은 것 아니냐는 시각이다. 심지어 유력 후보 SK네트웍스는 물론 각 글로벌 PEF가 손을 떼면서 사실상 단독입찰 형태로 거래가 진행됐다보니 주도권이 웅진이 아닌 넷마블에 있다는 평가들이 우세한 상황이었다.
선뜻 가격조정폭을 좁게 가져가기엔 변수도 남아있다. 코웨이 설치·수리기사(CS닥터)들이 제기한 소송 결과도 대표적이다. 대법원이 지난 6월 “CS닥터들은 단지 위임 계약을 체결한 개인사업자가 아닌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 지위에서 코웨이에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라 판결한 점이 대표적이다. 이에 따라 회사는 약 60억원 규모 퇴직금을 충당금으로 쌓아뒀지만, 퇴직금 외 주휴수당, 연차휴가수당, 연장근로수당 등 판결에 따른 추가 비용도 향후 기업가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럼에도 통상적인 수준에 비해 빡빡한 조건을 넷마블이 수용하다보니 이를 둔 관전평도 쏟아진다.
우선 양 사 모두 거래 종결이 시급한 점을 지적하는 평가가 나온다. 양 사가 웅진코웨이 지분 25.08% 가격에 합의한 수준은 1조8000억원 중반 수준이다. 인수측에 유리한 수준으로 15%까지 한도를 설정할 경우, 확률은 희박하지만 최악의 경우 규정상 1조5300억원까지 가격을 깎을 수 있다.
이 경우 물리적으로 웅진그룹이 매각 결정을 내리기 어려워질 수 있다. 알려진대로 지난 3월 웅진씽크빅이 웅진코웨이 해당 지분을 인수한 가격은 약 2조원 수준이다. 이를 고작 3개월만에 시장에 다시 내놓으면서 최대 4000억원~5000억원 가량의 손실을 떠안을 수 있는 셈이다. 웅진씽크빅의 시가총액(3650억원)을 넘는 수준이다.
또 이번 매각 자체는 알려진대로 웅진씽크빅의 재무상황보다 (주)웅진의 차입문제에서 촉발됐다. 웅진씽크빅 주주 입장에선 자사의 급박한 상황도 아닌 그룹의 무리한 차입 때문에 알짜회사를 시장에 내놓은 상황이다. 여기에 손실까지 떠안을 경우 기존 주주의 반발은 물론, 추후 이사회가 이를 통과시킬 경우 사외이사들의 '배임' 문제와도 연결지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현재 웅진씽크빅의 사외이사는 문용호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 신현웅 웅진재단 이사장, 김중현 연세대학교 교수 3인이다.
이번 넷마블의 참전은 공식 매각주간사인 한국투자증권이 아닌 윤새봄 이사와 방준혁 넷마블 의장간 인적 네트워크를 통해 단행됐다. 본입찰 당일까지도 한국투자증권은 넷마블의 참여 사실조차 알지 못했다는 후문이다. 오너일가와 오너일가간 어느정도 사전 합의가 있었기 때문에 인수가에 대한 잠정적 합의가 선행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이 때문에 웅진그룹이 한국투자증권에 매각주관 수수료를 전액 지불해야하는지 문제도 양사간 남아있는 관전거리다.
자문업계에선 다수 후보들이 인수절차를 거치며 실사 등 제반작업을 거친 점도 거론되고 있다. 예를들어 넷마블은 법무법인 율촌을 선임해 법률실사를 단행 중이다. 이번 코웨이 M&A 사태에서 율촌은 웅진그룹의 인수를 도왔고, 이번 거래에서도 SK네트웍스를 포함한 인수 후보 두 곳을 자문해왔다. 다만 각 후보 자문팀간 업무영역이 분리(Firewall)되있는 만큼 호사가들의 주장일 뿐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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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9년 11월 07일 15:22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