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도 부진…내년 철강업 전망도 어두워
지배구조 개편시 계열사 지분 매각 가능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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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의 신용등급 하락 여파로 계열사인 현대제철의 자금 조달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가운데 내년에 1조원의 대규모 리파이낸싱이 예고돼 있다. 지금까지 ‘안전망’ 역할을 해준 그룹 주력사의 신용 이벤트 발생으로 조달 비용 상승이 불가피할 것이란 분석이다.
한국신용평가가 국내 신용평가사 중 처음으로 현대차의 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하향 조정했다. ‘그룹사의 지원능력 하락’을 이유로 금융계열사인 현대캐피탈과 현대카드의 등급도 하향 조정하면서 다른 계열사들의 동반 신용등급 하락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현대제철은 ‘최고’ 신용등급을 유지해 온 현대차의 영향이 크게 받는다. 현대제철은 현대차와 기아차 등을 주요 수요처로 두고 있어 현대차 등급 하락과 함께 동반 하향세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현대제철은 대규모 리파이낸싱(refinancing)이 필요한 상황이다. 내년에 만기가 돌아오는 현대제철의 회사채 규모는 1조원에 달한다.
현대제철도 신용등급이 AA급이기 때문에 조달 자체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은 작다. 다만 동반 신용도 하락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내년 조달 비용 상승은 불가피하다는 관측이다. 그룹 주력 계열사의 신용도 저하 속에 자체 실적도 뒷받침되지 않아 부담을 더한다는 평이다.
주요 수요처인 현대차의 수익성 부진으로 현대제철 실적 반등의 핵심으로 꼽히는 자동차 강판 가격 협상 전망은 더욱 불투명해졌다. 현대제철은 철강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제품 가격 인상 필요성을 계속 피력해왔다. 그러나 현대차의 수익성 회복에 ‘원가 절감’이 핵심으로 꼽히면서 계열사가 ‘희생’해야 하는 상황이 이어져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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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성은 계속 악화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올 3분기에 67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고, 영업이익도 341억원으로 전년 동기(1020억원) 대비 66% 감소했다. 누적 기준으로도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급감했다. 이달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현대제철의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변경했다. 1월 5만원대였던 주가도 현재 기준 3만원대로 내려온 상태다.
내년 전망도 좋지 않다. 현대차가 자체 수익성 회복에 주력해야 하는 상황이라 낙수효과를 기대하기 힘들다는 평이다. 현대제철의 철강 제품 가운데 자동차 강판 생산 비중은 약 48%에 달한다. 이 중 약 90%는 현대·기아차에 납품하고 있다.
수익성 악화로 차입금도 늘었다. 9월 기준 현대제철의 차입금(리스 부채 제외)은 12조원으로 2018년말보다 1조원 증가했다. 다만 지난 몇 년간 회사측이 차입금을 계속 줄여왔고, 내년에 시황이 안정되면 추가적으로 크게 증가할 상황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이에 등급 하향으로 인한 조달 우려가 당장 위험한 수준은 아니라는 평가다. 현대제철의 올 3분기 말 연결기준 총차입금/EBITDA는 5.5배로, 등급 하향 검토 기준까지는 여유가 있다.
한 증권사 철강업 애널리스트는 “그룹사가 부진한 가운데 내년 원활한 자금 조달에 실적이나 시황 등이 안정되는 것이 우선인데, 실적 부진이 이어져오면서 시장에서 현대제철을 향한 투심이 많이 저조한 상태”라며 “내년에도 철강업 전망이 어두워 주가도 당분간은 지지부진하게 이어갈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내년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현대제철의 재무구조 개선 가능성도 언급된다. 현대제철이 보유한 현대모비스 지분(5.7%)을 매각하면 1조원을 웃도는 현금이 들어올 수 있다. 과거에도 현대제철은 지분 매각을 추진했으나 주주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회사측에선 현대모비스 등 계열사 지분 매각이 이뤄지면 유입되는 1조원가량의 현금을 대부분 차입금 상환에 사용할 계획”이라며 “시점을 가늠하긴 어렵지만 내년 현대차그룹이 지배구조 개편을 하면 실현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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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9년 11월 26일 15:46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