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적 목표 달성 방법은 의문
투자자와 소통 강화 자세는 '긍정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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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현대차는 CEO 인베스터데이에서 '2025 전략'을 통해 주주와 애널리스트, 신용평가사 등 투자자들을 만났다. 이원희 현대차 사장은 ▲모빌리티 제조와 서비스 부문을 사업의 양대 축으로 삼고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을 전략적 지향점으로 설정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를 위해 2025년까지 61조원을 투자해 영업이익률 8%, 세계시장 점유율 5%를 달성하는 3대 재무전략도 함께 제시했다.
현대차는 이번 발표에서 "앞으로는 전략을 먼저 만들고 재무적 목표가 따라오는 전략을 취하겠다"고 했다. 현대차는 과거 생산물량을 중심으로 사업계획을 수립해왔다. 생산을 중심으로 목표물량을 출시하는 기존 방식이 재고과잉, 초기물량 품질저하 등 문제로 이어지자 전략에 재무적 목표를 맞추는 방식으로 선회한 것이다.
참석자들은 현대차의 변화 방향에 대해선 공감하는 분위기였다. 다만 제시한 재무적 목표를 어떻게 달성할지에 대해 설명이 부족했다는 반응이다.
현대차 담당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가이던스를 발표할 땐 주요한 가정치도 같이 제공하는 게 일반적"이라며 "수치들에 대해 질문하자 원가절감 노력과 믹스개선 등 두리뭉실한 답변이 있었지만 이미 감안하고 있던 요소들"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가 제시한 계획 중 가장 먼저 시험대에 오를 영업이익률에 대해서도 확신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현대차는 이번 발표에서 영업이익률을 2020년 5%, 2022년 7%, 2025년 8%까지 끌어올리겠다고 했다. 내년 영업이익률 5%는 현재 시장 전망치 대비 1%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영업이익으로는 약 5조5000억원으로 시장 전망치(4조7000억원) 대비 15% 이상 높다.
증권사 관계자는 이를 두고 "5%라는 수치는 현재의 업황이 급변하지 않는다는 가정 위에 있다"며 "현대차 측은 보수적으로 책정했다고 하지만, 공격적인 수치라고 보는 편"이라고 말했다. 환율상황이나 품질문제 등은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는 3분기에만 해도 엔진 품질 문제로 대규모 비용이 발생했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이다. 올해 3분기 누적기준 현대차의 영업이익률은 3.1%,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2.5%다. 두 해 모두 품질비용을 반영하며 전망치보다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내년 환율전망도 불확실하다. 현대차의 올해 자동차부문 실적은 우호적이었던 환율효과를 제외하면 사실상 감익이었다는 분석도 존재한다. 한 애널리스트는 "환율이 외부변수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실적에 주요하게 작용하는 만큼 가정치를 제공하지 않으면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영업이익률 전망이 61조원 투자계획을 감안한 수치인지 의문도 제기된다. 현대차는 2025년까지 기존사업 경쟁력 강화에 41조1000억원, 미래기술 확보에 20조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이 중 R&D 투자비용은 26조5000억원으로 지난 2월 발표된 20조3000억원보다 6조2000억원 늘었다. R&D 투자만 연간 1조원 이상 늘어나게 되는데 R&D 투자가 회계상 비용으로 처리되는 만큼 영업이익률도 1%포인트씩 낮아진다는 지적이다.
내년부터 현대차가 3세대 모듈러 플랫폼을 적용하며 원가절감 효과가 극대화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도요타는 2013년부터 TNGA 등 플랫폼 통합으로 원가절감을 극대화해 2015년에는 영업이익률을 10% 수준까지 개선했다. 현대차도 공동 부품을 사용하고 플랫폼을 통합하는 노력으로 2022년까지 34조5000억원의 원가절감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구체적인 숫자를 제시해 오히려 궁금증을 키웠다는 반응도 존재한다. 한 참석자는 "34조5000억원을 절감하겠다고 하자 재무제표를 다시 들여다보겠다는 반응이었다"며 "설명대로면 올해만 4조원 이상 원가를 절감했다는 얘기인데 납득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내용상 아쉬움과는 별개로 현대차가 올해 들어 투자자와의 접점을 늘리고 소통하려는 움직임은 반길만 하다. CEO 인베스터데이는 지난 2월에 이어 두 번째다. 현대차는 앞으로도 1년에 두 차례 정도 이 같은 자리를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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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9년 12월 06일 11:54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