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부문 계열사 그룹 내 비중 상당히 높아
내년 그룹 크레딧 이슈·조달 리스크 증가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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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그룹의 주력사인 석유화학·생명보험 계열사들이 업황 악화로 실적 부진을 겪으면서 신용평가업계에서 그룹을 향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회사채 투자심리도 양극화가 심해지는 분위기인데 내년 한화그룹의 자금조달 리스크가 부각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최근 3개년 평균 EBITDA(상각전영업이익)를 기준으로 보면 한화그룹에서 석유화학부문은 비금융부문의 약 62%를 차지한다. 2018년 말 기준 매출액 규모는 전체 그룹의 42%를 차지한다. 문제는 석유화학 호황기가 마무리 됨과 동시에 글로벌 무역분쟁, 중국 수요 감소 등으로 다운사이클에 들어서며 실적 저하가 심화되거나 장기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방산, 유통·레저 부문의 매출과 이익규모는 크게 변할 가능성이 작다. 건설 부문은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지만 석유화학 부문 수익성 저하 폭이 커 지난해 한화그룹 전반 영업수익성은 2017년 대비 저하된 모습을 보였다.
한화케미칼은 2016~2018년 석유화학 부문이 호황을 겪으면서 현금창출력이 크게 개선됐다. 2016년 7792억원, 2017년 7564억원의 영업이익을 보였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업황 악화로 실적은 하향세로 돌아섰다. 2018년 영업이익은 3543억원으로 전년 대비 54% 급감했다.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4371억원 규모다.
태양광·첨단소재 부문은 2016년 이후 매출규모가 크게 확대되며 그룹의 주요 미래 먹거리로 주목받았다. 다만 이후 수급환경 악화로 매출단가가 하락하면서 저조한 수익성을 보였다. 다행히 올해 태양광 부문은 흑자전환 하는 등 수익성 회복에 성공했지만 내년 태양광 사업은 정부의 전폭적인 지지로 경쟁력을 키운 중국 업체들과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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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 금융 계열사인 한화생명은 사실상 ‘위기’라는 분석이다. 한화생명은 총 자산이 116조원 수준의 국내 2위 생명보험사다. 자본 규모상 그룹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고, 시장에서 ‘언제까지 버틸 수 있나’ 우려가 나올 정도라 한화그룹 투자자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평가다. 한화생명은 저금리 직격탄을 맞으면서 영업이익이 2017년 9534억원에서 2018년 6502억원으로 급감했고, 올해는 전년 대비64.16% 감소한 2330억원으로 추정된다.
그룹 내 비중이 적은 유통·레저 부문도 순탄치는 않다. 한화갤러리아는 올해 4월, 부진이 계속된 면세부문을 철수하기로 결정했다. 2015년 면세점 사업권 획득 후 누적 적자가 1000억원을 넘는다. 한화갤러리아는 백화점 경쟁력 강화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히며 비주력 점포를 매각하고 내년 초대형 점포인 광교점 오픈을 준비하고 있다. 다만 주로 중형 크기에서 수입 명품을 운영해 온 갤러리아가 초대형 점포 경쟁에서 어느 정도 성과를 낼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평가다.
종합적으로는 내년 본격화할 사업구조 개편이 그룹 전반의 사업 안전성과 재무위험에 미칠 영향을 지켜봐야 한다. 한화그룹은 최근 태양광 실적 호조로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를 부사장으로 승진시켰다. 내년 1월부로 한화케미칼과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이 합병해 ‘한화솔루션’이 탄생할 예정이다. 사실상 김 부사장이 태양광·화학부문 경영 전면에 나서며 한화그룹 ‘3세 경영’의 막이 올랐다는 관측이다.
채권시장 관계자는 "한화그룹은 석유화학·방산 등이 주력인데 방산은 사업 특성상 변동이 크지 않고, 지난 몇년간 좋았던 석유화학 부문이 향후 3~4년은 어려울 전망이라 크레딧 상에서 이벤트 발생이 예상된다”며 “물론 실제 신용위험이 어느 정도 있을지는 회사의 실적 훼손 정도를 봐야겠지만 현재 금융 대표 계열사인 한화생명의 상황이 매우 안좋다보니 이슈가 터지면 그룹을 향한 전반적인 투심도 흔들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회사채 시장에서도 내년의 한화그룹을 주목하고 있는 분위기다. 한화(주), 한화갤러리아, 한화종합화학 등 그룹 계열사가 상당수가 A급에 속해 있고, 시장 조달도 빈번한 편이다. 올해 한화그룹은 공모채 시장에서 1조8000억원을 조달했고, 내년 만기 도래 회사채는 1조3000억원 정도다.
최근 채권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점이 위험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통상 연말이면 보수적 접근으로 투심 양극화를 보이지만, 올해는 변동성이 높아지면서 AA급 우량물로 투심이 몰리는 경향이 좀 더 두드러졌다는 분석이다. 그 결과 A급 회사채에 대한 시장의 기류 변화는 계속됐다. 군장에너지, 파라다이스, 롯데건설 등 A급 회사채들이 수요예측에서 미매각을 보였다. 금리 변동성 기조 속에서 내년 전반적인 신용도 하향 추세가 현실화할 가능성이 커 A급 기업들의 자금 조달이 여의치 않을 것이란 분석들이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선제적 유동성 확보를 위해 기업들의 실탄 마련 수요가 큰데 투자자들이 ‘옥석가리기’에 들어가면 펀더멘탈이 약한 A급 기업들은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며 “특히 자금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한화그룹 입장에선 투자자 설득에 더 신경을 써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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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9년 12월 13일 08:45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