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온라인 투자부담 발목
한화, 김동관 부사장 전면 부상
현대重, 승계 속도 조절 들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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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대적인 인사와 조직개편이 없어도 기업의 투자 활동은 계속 된다. SK그룹과 신세계그룹은 투자 부담이 늘어난 만큼 재무부담 관리가 숙제로 부상했다. 한화그룹과 현대중공업그룹은 오너 일가의 경영권 승계를 앞두고 투자 활동을 통한 존재감 드러내기가 시작됐다.
SK그룹은 계열사들의 투자 확대와 그룹 차원의 재무부담 관리, 두 가지 숙제를 안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미국 조지아주 배터리 공장에 약 1조원을 투자해 제2 공장을 짓기로 했다. 하지만 이같은 공격적 투자에 따른 재무안정성에 경고등이 켜지면서 국제 신용등급이 3년만에 강등되기도 했다. SK텔레콤은 종합 ICT기업이 되기 위한 작업이 진행 중이지만 통신 부문에선 과대한 비용 지출이 발생했고 비통신 부문에선 SK브로드밴드-티브로드 합병의 가치를 증명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동시다발적인 M&A로 순차입금이 7조원에 육박하는 SK㈜는 차입금을 줄이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신세계그룹은 마트 부문의 수익성 개선 숙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구원투수로 영입된 컨설턴트 출신 강희석 이마트 대표는 취임 초반부터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예고했다. '삐에로쑈핑' 폐점을 결정했고, '일렉트로마트'와 '노브랜드' 등 잘 나가는 주요 전문점 브랜드도 수익성이 안 나는 매장은 정리하도록 했다. 온라인 투자 성과도 보여줘야 한다. 그렇지 못할 경우 재무적투자자(FI)로부터 유치한 투자금이 모두 차입금이 될 수도 있다. 정용진 부회장은 경기 화성국제테마파크에 4조6000억원을 투입, 아시아 랜드마크 조성의 꿈을 밝혔는데 현재의 실적과 재무상황으로 이를 실현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한화그룹의 투자 활동은 경영권 승계와 맞물려 진행되고 있다. 한화그룹 승계 1순위인 김동관 부사장이 올해 본격적인 경영 시험대에 섰는데 지난해 연말 인사 등을 통해 그룹 내 입지가 크게 넓어졌다. 한화큐셀과 한화케미칼이 합병해 공식출범한 한화솔루션은 ▲화학 ▲태양광 ▲소재 등 3개 부문별로 각자 대표체제를 유지하고 김 부사장은 신규투자와 사업육성방안의 롤을 수행한다. 또 ㈜한화에선 신설된 전략부문의 수장을 맡았다. 그룹의 사업 방향성을 설정하고 투자계획을 수립하는 중대한 역할을 맡게 된 셈이다. 앞으로 이뤄지는 한화그룹의 투자 성과는 모두 김동관 부사장의 트랙 레코드로 쌓이게 된다.
현대중공업은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마무리 해야 하고, 현대오일뱅크 상장(IPO) 작업도 준비해야 한다. 일단 정기선 부사장으로의 본격 승계는 잠시 숨고르기에 들어간 모양새다. 권오갑 부회장을 회장으로 승진시켰고 주요 계열사 경영진 대부분을 유임시켰다. 권 회장이 징검다리 역할을 맡는 대신 정기선 부사장의 보폭은 더 넓어질 전망이다. 선박 사후관리, 로봇사업 등 그룹 신성장동력을 사실상 정 부사장이 진두지휘하면서 경영 능력을 증명할 기회를 엿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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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0년 01월 15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