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완전판매' 단속하며 고객에 위험 전이 방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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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이 은행권 최초로 자체 미스터리쇼핑 제도를 도입한다. 문제가 발견된 투자상품은 판매를 중지한다. 평가는 단순히 상품만이 아니라, 영업점을 대상으로 진행한다.
이번 제도 도입의 배경에는 계열사 신한금융투자의 독일 헤리티지 파생결합증권(DLS)ㆍ라임자산운용 펀드 사태 등이 자리잡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계열사의 부실 상품이 복합점포를 통해 은행 고객들에게 전이되는 것을 막기 위한 포석이라는 것이다.
신한은행은 21일 '투자상품 판매 정지' 제도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자체적으로 미스터리쇼핑(평가자가 신원을 밝히지 않고 고객을 가장해 상품에 가입하는 것)을 통해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있는 영업점을 간추리고, 해당 영업점이 2차 미스터리쇼핑에서도 부진한 성적을 받으면 '판매 정지 영업점'으로 선정하는 방식이다.
판매 정지 영업점은 1개월간 펀드나 주식연계신탁(ELT) 등을 판매할 수 없다. 영업점 소속 임직원은 판매절차와 상품정보에 대한 교육을 다시 이수해야 한다.
신한은행은 올해 초 조직개편을 통해 소비자보호그룹을 신설하는 등 상품관리와 고객보호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진옥동 행장이 큰 관심을 가지며 직접 챙기고 있다는 후문이다.
소비자보호그룹은 고객 보호의 컨트롤 역할을 담당하는 조직이다. 올초 본부에서 그룹으로 지위가 격상됐다. 지난해 말 부행장보로 승진한 박현준 부행장이 그룹장을 맡아 총괄하고 있다. 박 부행장은 기업고객부 팀장, 대기업영업1본부장 등을 거친 영업통으로, 신한은행 부행장 중 가장 젊은 1965년생이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독일 DLS와 라임운용 사태가 잇따라 터지며 긴장하는 모습이다. 신한금융투자가 내놓은 해당 상품에 가입한 개인 투자자 중 상당수가 신한은행 고객이었던 까닭이다. 은행 일각에서는 '계열사가 설계한 부실한 상품 때문에 은행의 고객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며 불편해하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독일 DLS는 총 판매액 5280억원 중 4000억여원이 PWM 등 신한은행 기반 그룹복합점포에서 팔렸다. 라임운용 무역금융펀드 개인 판매액 2400억원 중 800억원도 이렇게 복합점포에서 팔려나간 상품이다.
금융권에서는 신한은행이 자체 미스터리쇼핑 및 판매중지 제도를 도입한 게 이런 맥락에서일 거라고 설명한다.
그룹 시너지 차원에서 신한금융투자 등 계열사 상품을 프라이빗뱅커(PB) 채널로 적극 공급하고 있는데, 사고가 터진만큼 위험 소지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조치가 필요했다는 것이다. 영업점 단위 규제는 실적을 위한 불완전판매를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번에 문제가 된 신한금융투자 공급상품의 상당량이 강남 일부 지역의 복합점포에서 팔려나갔다.
금융권 관계자는 "신한은행의 이번 조치는 계열사의 설익은 상품에 은행 고객들이 피해를 보는 일을 막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며 "은행 영업점에서 실적을 위해 복잡한 계열사 상품을 함부로 판매하는 일은 많이 줄어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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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0년 01월 21일 16:4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