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어든 초단기 ELS·특정 지수 쏠림현상은 부담
새로운 ELS 상품 필요…'ESG 연계' 아이디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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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고 돌아 또 주가연계증권(ELS)의 시대가 됐다. 라임사태 이후 사모펀드, 독일 헤리지티 사태 이후 파생결합증권(DLS)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늘어나며 중수익을 추구하는 시중자금들이 ELS로 돌아오고 있는 것이다.
ELS는 '그나마 안전하다'는 인식이 작용한 탓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아직 특정 해외주가지수에 대한 쏠림현상이 여전하다는 평가다. ELS 역시 수요 분산을 위해 새로운 기초자산을 토대로 한 상품 개발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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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2019년 7월부터 12월까지 원화 기준 ELS 발행규모(ELB 제외)는 전년동기(22억3181억원) 대비 45% 가량 늘어난 32조3459억원을 기록했다. 2017년 7월~12월 ELS 발행금액 32조6253억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2017년은 ELS시장 개설 이래 발행금액 최고치를 기록했던 시기다.
ELS 발행규모가 지난해 8월 6조6200억원대에서 4조2700억원대으로 35.3% 줄어들었다가 12월 7조3100억원 규모로 71% 증가한 부분도 눈에 띈다. 8월은 독일 국채금리 하락으로 인해 파생결합펀드(DLF·Derivative Linked Fund)가 90% 이상의 손실을 봤던 'DLF 사태' 직후다.
라임사태 이후 사모펀드로 향하던 중수익·중위험 상품에 대한 수요가 ELS로 이동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라임사태는 국내 최대 사모펀드 운용사인 라임자산운용이 지난해 투자자들이 펀드에 투자한 돈을 돌려주기 어렵다고 선언하며 시작된 것으로 피해액만 1조6000억원 규모로 추정되고 있다.
사태 이후 사모펀드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며 해당 시장이 크게 약화되고 있다는 평가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국내 사모펀드 순자산총액 증가율은 0~1%대에 그치고 있다. 지난해 6월 국내 사모펀드 순자산총액이 전월대비 2.9% 상승한 데 비하면 증가율이 저조한 셈이다. 지난해 상반기 월 3조원 이상 발행되기도 했던 DLS 역시 DLS 사태 이후 월 1조원대로 급감했다. 지난해 연말엔 연금 상품 등의 수요로 발행량이 늘었지만, 올해 1월엔 최근 2년내 최저 수준으로 발행이 적은 상황이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우린 라임과 다른 데도 펀드상품에 대한 의심을 거듭하는 판매사들이 많아졌다"며 "이러다 사모펀드 시장이 죽는 건 아닐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시중자금이 결국 ELS로돌아온 것이다. 시중은행의 금리가 1%대로 낮아진 상황에서 높은 금리를 기반으로 한 고정 수익을 취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투자처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최근 지수형ELS 상품중에는 4개월 조기상환에 연 7%대 금리를 보장하는 상품도 출시되고 있다.
문제는 ELS에 이전에 제기됐던 문제점들이 전혀 해결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특정지수 쏠림현상'은 여전하다는 평가다. 지난해 4분기 S&P500연계 ELS의 발행규모는 사상 최대인 21조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동기대비 159% 증가한 값이다. 지난해 가장 안정적이고 큰 폭의 상승세를 기록한 데 따라 투자자의 선호도가 높아진 결과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2015년 발생한 홍콩H지수 사태를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당시 홍콩H지수가 1만4000원선을 돌파한 데 증권사들은 앞다퉈 홍콩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삼아 ELS 발행했다. 이후 지수가 기준가 대비 50% 하락한 7505.37포인트를 기록하며 원금 손실 위험이 높아졌었다.
지수 위주의 ELS에서 탈피해야 한다는 필요성도 제기된다. 현재 유럽 등 선진시장에서는 크게 성장하고 있는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주가지수를 기초자산으로 삼는 ELS가 판매되고 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라임 말고도 DLF 사건도 있었고 작년 중반에 워낙 주식시장이 많이 흔들려 투자심리가 위축됐었다"며 "평균 수준을 회복하는 수준으로 ELS 시장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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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0년 01월 22일 11:36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