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명 중 18명이 상무급 이상으로 채워져
이인용·박학규 사장 등 미전실 출신 인사들 전자로 복귀
이재용 부회장 “인사 풀(Pool) 한계 노출” 평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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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미래전략실이라고 불리는 삼성전자 사업지원 태스크포스(TF) 구성원의 절반이 임원급 인사로 채워졌다. 규모의 변화는 크지 않았지만, 임원급 인사가 대거 늘면서 기존보다 영향력이 커질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이번 인사에서 젊은 임원진들로 세대교체를 꾀한 반면, 국정농단 사태 이후 삼성전자를 떠났던 고위 인사들을 다시 중용하는 전략을 썼다. 조직의 ‘안정’을 꾀하겠다는 측면에서 해석이 가능하지만, 결국 제한적인 인재 풀(Pool)의 한계를 노출했단 평가도 받는다.
미래전략실 해체 이후 지난 2018년, 사업지원TF는 총 42명(상무급 이상 임원 13명) 조직으로 출범했다. 지난해 정기인사에선 김홍경·이승욱 부사장이 전무에서 승진하며 5인의 사장단 체제를 구축했다.
올해 정기 인사를 통해 한층 젊어진 삼성전자의 임원 구성은 사업지원TF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승진 인사에 이름을 올린 조성훈·배상기·서정현 상무가 포함되며 지난해 7명이던 TF 소속 상무급 임원은 12명으로 늘었다. 이번 인사의 최연소 임원 승진자로 꼽히는 매튜아포데커(Mathieu Apotheker) 상무도 사업지원TF의 유일한 외국인 임원이 됐다. 정기 인사 이후 사업지원TF 구성원 40명 중 18명이 임원급 인사로 구성됐다.
다만 사업지원 TF소속 임원들이 맡는 개별적인 업무는 대외에 공개되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들이 각각 무슨 업무를 맡아 처리하는 지는 개인 신상에 속하는 문제여서 회사에서 이를 공개하지 않는다"라고 설명했고, 회사 측은 이에 추가적인 입장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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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내에서 비교적 젊은 상무급 인사들이 대거 늘어난 것과 비교해 전무급 이상 임원들의 변동은 크지 않았다. 다만 최윤호 사장이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하며, 경영지원실로 자리를 옮겨 총 4명이던 부사장급 자리가 3자리로 줄었다.
삼성전자 M&A의 핵심으로 꼽히는 안중현 부사장은 유력한 사장 승진 대상자 중 한 명 이었으나 이번 사장 인사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안중현 부사장은 이상훈 삼성전자 사장과 내부 의사결정과 관련해 혼선을 빚어온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기도 하다. 노조와해 의혹으로 이상훈 사장이 구속된 이후 내부 의사결정 체계와 TF와 이사회 간의 입지 변화도 관심의 대상이다.
삼성전자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안중현 부사장이 지난해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사건에 중심에 서며 승진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이번 인사에서 눈에 띄는 점은 과거 미래전략실 출신 인사들의 약진이다. 미래전략실해체 직전 상무급 인사들은 총 27명이었는데, 지난해와 올해 정기 인사를 통해 27명 중 23명이 전무 직함을 달게 됐다.
국정농단 사태 이후 회사를 떠났던 이인용 사장(전 고문)은 삼성전자 대외협력(CR) 사장으로 복귀했다. 이인용 사장은 삼성미래전략실 커뮤니케이션팀장과 삼성전자 커뮤니케이션팀장을 역임하면서 12년간 삼성그룹의 '대변인' 역할을 해온 인물이다. 이 사장의 복귀는 이재용 부회장의 대법원 재판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상황 속에서 대외활동 강화를 위한 조치로 보인다.
이 사장이 자리에서 물러나던 2017년 당시, 삼성전자 60대 사장단(윤주화·장원기·이인용·김종호·정칠희 사장)이 대거 퇴진하면서 임원진 세대교체에 속도가 붙었다는 평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정기인사를 통해 복귀하면서 이 사장은 사장 승진자 중 유일한 60대 인사가 됐다. 조직의 ‘안정’이라는 측면도 부각 됐지만, ‘내부 승진인사를 통해 대체할 인물이 없었다’는 한계가 드러냈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마찬가지로 국정농단 사태 이후 회사를 잠시 떠났었던 박학규 전 삼성SDS 부사장도 사장으로 승진하며 삼성전자로 돌아왔다. 박 사장은 2016년 3월 미래전략실 경영진단팀장(부사장)으로 재직하던 당시 미전실 해체와 동시에 책임을 지는 차원에서 동반 사퇴한 바 있다. 하지만 이듬해 삼성SDS 경영지원실장(CFO)로 돌아왔고, 2년만에 삼성전자 DS부문 경영지원실장(사장)으로 복귀했다.
투자은행(IB) 업계 한 관계자는 “사실 이번 정기인사에선 전자 네트워크사업부 내 사장승진(전경훈 사장)과 더불어 이인용 사장 복귀, 박학규 사장 승진이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이었다”며 “과거 일련의 사태에 대해 책임을 지고 떠났던 인사들이 하나둘 복귀해 삼성전자의 주요 요직을 차지하는 모습들을 보면 이재용 부회장의 인재풀이 그리 넓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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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0년 01월 23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