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LP에도 언급…희망가 6천억 거론되기도
희소성 높고 성장성 크지만 H&Q 눈높이 부담
H&Q “아직 시작 전…실적 확인 후 검토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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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Q코리아가 올해 잡코리아 매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희소성 있는 플랫폼인데다 고용 시장 환경까지 바뀌며 몇 년 새 기업 가치가 크게 뛰었다.
28일 M&A 업계에 따르면 H&Q코리아는 올해 중 잡코리아 매각을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초 잡코리아에 투자한 3호 블라인드펀드(케이에이치큐제삼호, 5642억원) 출자자를 방문한 자리에서도 이 같은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H&Q코리아 관계자는 “잡코리아에 관심이 많은 것은 알지만 아직 매각 절차에 들어가진 않았다”며 “2월 이후 작년 실적이 나온 후 차차 매각 검토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H&Q코리아는 2013년말 몬스터월드와이드로부터 잡코리아 지분 49.9%를 약 950억원에 인수했다. 두 해 뒤엔 잔여지분 50.1%를 다시 인수하며 지분 100%를 확보하게 됐다. 총 2000억원 이상을 투자했다.
H&Q코리아는 현재 6000억원 규모 4호 블라인드펀드를 조성 중인데, 기존 포트폴리오 정리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작년 7월 일동제약 주식을 처분했고, 키즈카페 운영사 플레이타임그룹 매각 작업도 진행 중이다.
3호 블라인드펀드 만기는 최대 10년인데 잡코리아는 처음 투자한 지 벌써 여덟번째 해를 맞는다. 회수를 본격화해야 할 상황이다. H&Q코리아는 2018년 잡코리아 인수금융 리캡을 통해 투자금 일부를 회수했는데, 이 차입금도 만기가 1년여 남아 있다.
잡코리아에 대한 잠재 인수후보들의 관심은 뜨겁다. 오래 전부터 수많은 전략적투자자(SI)와 사모펀드(PEF), 투자은행(IB) 등이 H&Q코리아에 접촉해 왔다.
일단 독과점적 사업자로서 가치가 높다. 사람인에이치알과 함께 채용 매칭 플랫폼 시장에서 양강 체제를 이루고 있다. 게시판 형태의 간단한 사업 모델로 보여도 대중적인 인지도를 감안하면 매력적인 플랫폼이란 평가다.
관련 시장 규모는 매년 커지고 있다. 사람인에 따르면 온라인 매칭 플랫폼 시장은 2014년 1317억원에서 2018년 2560억원으로 4년만에 두 배 가까이 성장했다. 갈수록 평생 직장 개념이 희박해지고, 고용 방식도 수시채용 등으로 유연해지면서 매칭 플랫폼 활용 수요가 늘었다. 지난 1년간 사람인의 주가는 50% 이상 상승했다.
점진적으로 고용 근속 연수가 짧아지고, 비정규직이나 기간제 근로 등이 는다는 점이 향후 긍정적인 전망의 요인으로 풀이된다. 경기가 침체 국면에 접어들면서 고용의 질도 악화하는 상황인데, 이런 거시 환경 변화가 잡코리아의 사업엔 득이 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잡코리아는 아르바이트 중개브랜드 알바몬도 거느리고 있다.
한 대형 PEF 운용사 관계자는 “잡코리아가 특별한 기술이 있다고 보긴 어렵지만 인지도가 워낙 높아 플랫폼으로서 가치가 크다”며 “평생 직장 개념이 옅어지고 기업들도 정기 채용보다 수시채용 수요가 늘어나는 등 매크로적 측면에서도 가치를 높이 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매각자와 인수후보간 가치 산정 문제와 갭의 극복이 과제로 남아 있다.
잡코리아는 유한회사로 구체적인 실적 수치는 공개되지 않고 있다. 관계자들도 실적에 대한 공개는 꺼리는 분위기지만 시장에선 잡코리아의 현금 창출력이 크게 개선됐을 것으로 본다. 2015년 잡코리아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200억원을 넘는 수준으로 거론됐는데, 작년엔 400억~500억원 사이로 알려졌다. 한 해, 두 해 매각 시기를 재는 사이 몸값이 크게 올랐다. H&Q코리아 역시 기대치를 매년 높이고 있다.
잡코리아에 투자한 펀드 출자자(LP) 관계자는 “H&Q코리아가 작년까지는 4500억원가량을 언급했었지만 올해 초엔 6000억원 수준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말했다. 이는 작년 EBITDA 대비로 10배를 넘는 수준이 될 전망이다. 사람인의 경우 작년 EBITDA 대비 기업가치 배수(EV/EBITDA)가 10배 미만으로 거론된다.
일부 투자자들은 이런 눈높이를 부담스러워하는 분위기다.
아직은 호주의 SEEK이나 미국 링크드인 등 해외 유력 피어그룹 기업을 보고 가치평가를 내리긴 어렵다는 것이다. SEEK은 EV/EBITDA가 20배 중반 수준이고, 링크드인은 2016년 마이크로소프트가 262억달러(약 30조원)에 인수한 바 있다.
반면 최근 투자할 매물 품귀 현상에, PEF들의 드라이 파우더가 넘쳐나는 상황, 그리고 잡코리아의 희소성을 감안하면 경쟁과정에서 이만한 가격이 형성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한 M&A 자문사 관계자는 "접촉 중인 잠재 인수 후보들은 잡코리아의 가치를 얼마나 쳐줘야 하나를 따져보는 분위기"라면서도 "희소성있는 플랫폼이기 때문에 매각이 공식화하면 부담을 감수하고 인수전에 뛰어들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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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0년 01월 29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