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온라인 경쟁 등 수익성 개선 미지수
우량 신용등급 'AA+' 반납 현실화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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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가 예상보다 빠른 실적 저하 속도를 보이면서 등급 강등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지난해 이마트는 할인점 부진과 온라인 경쟁 심화 등으로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70% 가까이 폭락했다. 상반기 유통업계 '복병'이 될 신종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여부 등 올해도 수익성 개선이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이마트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50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7.4%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10.7% 늘어난 18조1679억원, 당기순이익은 53% 감소한 2238억원을 기록했다. 대형마트와 트레이더스 등만 포함된 이마트 별도 기준으로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2511억원, 순매출액 13조1548억원을 기록했다.
회사 측은 해당 실적에 대해 “할인점 기존점 부진과 온라인사업 경쟁 격화로 인한 이익 감소”라고 밝혔다. 지난해 이마트 기존점의 신장률은 -3.4%로 역신장했다.
4분기 별도 기준 매출은 전년 대비 6.8% 감소한 3조9383억원을 보였다. 영업손실은 99억원으로, 지난 2분기에 이어 두 번째 분기 적자를 기록했다. 이마트 별도 기준으로는 영업이익 253억원을 보였다.
업황 부진 등으로 이마트의 실적 하향세는 이미 예상된 바다. 다만 그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신용평가업계 관계자는 “실적이 안좋아지는 속도가 예상보다 조금 더 빠른 것으로 보고 있는데, 이마트는 등급 전망이 '부정적'으로 부여돼 있으니 이번 결산실적을 반영해 정기평가에서 등급 검토에 들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회사와 Q&A 등을 거치겠지만 이마트가 대표를 포함해 바뀐 임원진들이 많아 사업 전략이나 투자 계획 등에 변화가 있을 수 있는 점도 고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2020년 인사에서 이마트는 강희석 베인앤드컴퍼니 파트너를 신임 대표에 선임하는 등 대대적인 쇄신인사를 단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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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실적 부진이 가시화하면서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이마트(AA+)의 등급전망을 일제히 ‘부정적’으로 변경했다. 부정적 변경의 주요 원인으로 할인점 사업 부진과 온라인 채널의 적자 확대가 제시됐다.
당시 일부 하향조정 검토 재무지표는 이미 충족한 상황이었다. 한국기업평가는 등급하향 검토요인으로 ‘EBITDA/총매출액 6% 이하’, ‘순차입금/EBITDA 3.5배 초과’를 제시했고 한국신용평가는 ‘EBITDA/총매출액 7% 이하’, ‘조정순차입금/EBITDA 4배 이상’의 조건을 내걸었다. 이마트의 지난해 3분기 누적 연결기준 EBITDA/총매출액은 5.3%, 순차입금/EBITDA는 4.7배를 기록해 이미 도달한 상태다.
물론 검토 조건 충족 자체로 등급 하향이 바로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다만 지난해부터 신용평가사들이 ‘실적 저하 속도, 사업 분기 실적 추이’ 등을 중점적으로 모니터링해 등급 검토에 반영하겠다고 밝힌 만큼 등급 강등에 더 가까워졌다는 관측이다.
‘안정적’ 등급 전망을 되찾으려면 EBITDA를 올려야 하지만 현재로선 수익성 개선과 차입금 감소 둘다 쉽지 않은 상황이다. 올해도 실적 전망은 ‘비우호적’이다. 민간 소비 저성장, 온라인 시장의 잠식 심화, 수익성 저하 및 투자부담 지속 등이 올해 유통 산업의 부담 요소로 제시된다.
최근 유통업계 복병으로 나타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을 전망이다. 전염병의 특성상 해당 이슈가 어디까지 이어질 지는 미지수지만, 빠르면 3월 늦으면 초여름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올해 상반기 실적에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특히 판매액 전체에 영향은 적을 수 있지만 이미 유통 중심축이 온라인으로 옮겨가는 상황에서 그 속도를 더 빠르게 할 가능성이 크다. 온라인 부문이 마진이 크지 않다보니 저마진 사업 부문 비중이 높아지면 실적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신용평가업계에선 아직까지 온라인 부문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는 오프라인 유통업체는 없다는 평가다. 이마트의 SSG닷컴도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 구축을 완료하는 등 채널 강화 전략을 진행중이지만 투자 성과는 미미하다는 분석이다.
신용평가업계 관계자는 “온라인으로의 전환 흐름이 거센 만큼 향후 유통업체들의 실적 향방은 온라인 사업 수익성이 관건일텐데, 현재 대형 유통업체들의 이커머스 전망 관련해서는 여러 시각이 있는 상황”이라며 “다만 쿠팡처럼 온라인 판매만 하는 업체뿐만 아니라 네이버나 카카오 등 자금매력과 플랫폼이 있는데 빅데이터도 있는 업체들까지 본격 가세하면서 기존 오프라인 '유통공룡'들도 버거운 싸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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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0년 02월 07일 09:05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