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경쟁력' 갖기 위해 '제휴' 강조하면서
'디즈니 잡자' 총력…막상 디즈니는 '느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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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본격적인 콘텐츠 경쟁이 시작됐다. 이미 자리잡은 넷플릭스에 이어 디즈니의 '디즈니플러스' 등 다른 해외 OTT도 국내에 진출할 가능성이 전해지면서 업계가 긴장하는 분위기다. OTT가 '콘텐츠 전쟁'인 만큼 국내업체들은 수많은 콘텐츠를 가지고 있는 디즈니 등과의 제휴 계획을 강조하고 있지만 정작 해외사들은 구체적인 언급이 없는 상황이다.
국내 OTT 시장은 말 그대로 '춘추전국시대'다. 글로벌 공룡인 넷플릭스는 2016년 1월 국내 진출한 후 빠르게 시장을 파고들었다. 넷플릭스 국내 이용자는 2016년말 약 20만명에서 지난해 11월 기준 약 200만명으로 3년만에 10배 늘었다.
토종 OTT들도 하나둘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지난해 8월 SK텔레콤의 ‘옥수수(oksusu)’와 지상파3사의 ‘푹(pooq)’이 결합해 탄생한 OTT 서비스 ‘웨이브(wavve)’가 출범했고, 12월 KT는 올레tv 모바일이 개편된 OTT 서비스 '시즌(seezn)'을 선보였다.
JTBC와 CJ ENM도 OTT 출시를 위해 손을 잡았다. 두 회사는 이르면 2월 중 합작법인 설립을 위한 계약 체결을 완료하고, 정부 승인 등의 과정을 거쳐 상반기 내 합작 법인을 출범한다는 방침이다.
국내사 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면서 수많은 콘텐츠를 보유한 해외사 제휴 유치에도 불이 붙었다.
국내사들이 가장 관심을 갖고 있는 해외 OTT는 단연 디즈니의 '디즈니플러스'다. 디즈니플러스가 올해부터 해외 국가에도 서비스를 확대할 것으로 기대되면서 국내에서 '디즈니가 누구 손을 잡을까'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미 넷플릭스의 대항마로 떠오른 디즈니플러스는 지난해 11월 미국에서 서비스를 론칭한 후 빠르게 시장에 파고들고 있다. 출범 한 달 새 2400만명의 가입자를 모았고, 3달 안에 2800만명 규모를 확보했다.
국내사들이 밝힌 바로만 보면 국내 이동통신3사 모두 디즈니와 '제휴 계획 중'이다. SKT의 박정호 사장은 지난해부터 "디즈니와 협상 중이지만 아직 밝힐 단계는 아니다"고 말하며 가장 먼저 목소리를 냈다. 이어 KT와 LG유플러스도 해외 OTT와의 적극 제휴 등을 언급하며 물밑 작업 중임을 암시하는 분위기다.
웨이브와 시즌은 시장 선점을 위해서 유료 가입자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OTT 역시 규모의 경제가 중요하다. 가입자가 많아야 디즈니플러스 등 해외 콘텐츠와 계약을 맺을 때 좀 더 유리한 조건을 내걸 수 있다.
각 사가 이렇게 '디즈니'에 목매는 이유는 단연 '콘텐츠'다. 스타워즈와 마블 등 강력한 콘텐츠를 보유한 디즈니와 손을 잡으면 국내 시장 뿐만 아니라 해외 진출에도 유리하다. 구독자 싸움인 OTT는 결국 이용자를 끌어오고, 붙잡을 만한 콘텐츠가 지속적으로 제공돼야 한다는 분석이다.
토종 OTT들이 여러개 생기면서 콘텐츠가 분산된 바도 크다. CJ ENM이 JTBC가 손을 잡으면서 SKT의 웨이브에서는 CJ ENM 콘텐츠와 JTBC 콘텐츠 방영이 중지된 상태다. CJ ENM과 JTBC의 콘텐츠는 이미 지상파를 뛰어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어 양질의 콘텐츠 수급에 '빨간불'이 켜진 셈이다.
서로 합쳐 몸집을 불릴 기회가 없는건 아니었다. 과거 애널리스트 비공개 미팅에서 박정호 SKT 사장이 CJ, JTBC와 협업을 장담하는 등 SKT와의 합작설이 돌기도 했다. 실제 CJ ENM 측과 SKT가 얘기를 진행한 바가 있지만 '서로 아쉬울 것 없는' 입장에서 좀처럽 합의점에 도달하지 못했다는 후문이다.
모두가 '디즈니'를 외치고 있지만 디즈니는 서두를 필요가 없다. 국내 진출 시기 조차 추측만 난무하고 있다. 현실적으로는 빠르면 내년 국내에 들어올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디즈니는 오는 3월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유럽 국가로 확장한 후 아시아에 진출할 예정이다.
넷플릭스는 국내 입성 초기 고전하면서 LG유플러스와 독점 계약을 맺었지만, 이미 국내 OTT시장이 크게 성장한 지금으로선 디즈니는 여러 옵션을 생각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우후죽순 OTT들이 생겨나면서 앞으로는 고객을 끌만한 콘텐츠 확보 여부가 관건이다보니 국내사들이 디즈니에 공을 들이는 것으로 보이지만 실체는 아직 없는 분위기"라며 "디즈니 입장에서 한국이 글로벌 차원에서 큰 시장은 아니기 때문에 조급하지 않을 것이고 국내 시장 판도를 보고 내년쯤 아시아에서 1~2번째 진출 국가로 계획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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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0년 02월 09일 09: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