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투자 목적' 이외일 가능성 크지만
카카오 투자자들 "엮여서 좋을 것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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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칼의 경영권 다툼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카카오의 한진칼 지분 매입 배경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카카오는 형식적인 입장만 밝히고 있고, 카카오 투자자들은 '답답하다'는 반응이다.
카카오는 지난해 12월 말 한진칼 지분 1%(약 200억원)가량을 매입했다. 카카오가 갑자기 지분 매입에 나서면서 조원태 회장을 지지하는 ‘백기사’ 역할에 나서는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올해 들어서 추가 지분을 취득해 1% '이상' 지분을 확보한 것으로 파악되면서 경영권 이슈 개입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다만 여전히 카카오는 “단순 투자로, 경영권 문제에 개입하려는 의도가 없다”고 선을 긋고 있다. 지난해 12월 대한항공과 카카오가 사업협력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바 있어 시너지를 높이기 위한 투자라는 설명이다. 애널리스트 등 시장 관계자들의 질문에도 카카오 IR측은 “다른 공식적 입장은 얘기할 수 없다”며 언급을 조심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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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단 1%가 예민한 한진칼 지분을 ‘굳이’ 지금 매입하는 배경에는 의문이 남는다. 또 그렇다면 왜 직접 사업 협약을 맺은 ‘대한항공’이 아니라 지주사인 ‘한진칼’ 지분이냐는 점도 지적된다.
최근 카카오의 주가는 호실적과 함께 상승세를 타고 있다. 한동안 모빌리티, 페이, 인공지능(AI)등 신규 사업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며 실적 부진을 보였다. 지난해 들어 인터넷은행, 페이, 모빌리티 등 사업부문의 투자 회수기가 시작되면서 4분기 연속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하고 있다. 증권업, 보험업 등 신사업 진출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카카오 투자자들 입장에선 주가도 오르고, 전망도 긍정적인 상황에서 괜히 ‘집안 싸움’에 얽히는 것 아니냐는 불만이 나오는 분위기다. 사업은 물론이고 이번 정부 들어 소위 ‘말 잘 듣는’ 기업으로 ‘잘 나가는’ 도중에 복잡한 이슈에 엮이는 것이 반갑지 않다는 설명이다.
업계에서는 같은 서울대 출신인 우기홍 대한항공 대표와 김범수 카카오 의장의 친분 영향이 클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김범수 의장은 강하게 부정하고 있지만 조원태 회장과도 사전 교감이 된 지분 매입일 가능성이 크다는 추측이다.
실제 ‘단순 투자’라 할지라도, 경기 민감도가 높고 업황이 좋지 않은 항공업 투자에 대한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아시아나항공 인수 이후 재무 부담 우려로 주가가 반토막 난 상태다. 지난해 3월 주당 5만2700원까지 치솟았던 HDC현대산업개발 주가는 이달 들어 2만원대에서 횡보 중이다.
물론 대한항공과 카카오의 업무 시너지는 충분히 납득이 가는 부분이다. 대한항공의 마일리지를 카카오 앱 등 플랫폼을 통해서 사고 팔 수 있게 하는 제휴 방안 등이 거론된다. 이외에도 카카오 플랫폼을 통한 항공권 검색, 카카오 콘텐츠 기내 이용 등 확장 가능성이 높다.
다만 이러한 사업 확장이 꼭 지분 매입을 통해 이루어질 필요는 없다는 의견이다. 카카오는 삼성화재, 현대해상, 롯데면세점 등 전방위로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있다. 삼성화재와 디지털 손해보험사 설립을 계획하는 등 업무 협약을 맺은 회사들과 적극적인 협업을 하고 있지만 직접 그 회사의 지분을 매입한 경우는 알려진 바 없다.
지난해 10월 데이터 AI 분야 협력을 위해 SK텔레콤 지분을 취득한 사례가 있다. 다만 이때는 지분 맞교환의 형태로 SK텔레콤이 카카오 지분 2.5%를, 카카오가 SK텔레콤 지분 1.6%를 보유하는 구조였다는 점이 다르다.
또 카카오가 협업을 생각해 온 항공사가 대한항공 뿐은 아닐 것이란 관측이다. 이미 지난해부터 카카오는 항공 등 모빌리티 분야의 사업 확장을 위해서 국내 여러 항공사들과 협약 계획을 세워온 것으로 전해진다. 카카오는 SK텔레콤 외에도 LG유플러스·KT와도 커넥티드카 등 5G 기반 스마트 교통 서비스와 관련된 업무협약을 체결한 상태다.
금융투자업 관계자는 “카카오 주주들 입장에서는 한진칼 지분 매입이 반기는 이슈는 아니다”라며 “정말 단순 투자라면 일반 회사가 아닌 경영권 싸움이 일어나는 곳에 들어가는 게 이해가 안된다는 건데, 지금은 1~2% 수준으로 알려져 소액이지만 만약 추가 지분 매입이 이뤄지면 우려가 더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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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0년 02월 16일 09: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