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력 부문 대체할 '넥스트'는 '아직'
단기간 내 체질 개선은 어렵다는 관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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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I가 결국 국내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생산 중단을 결정했다. 회사 측은 반도체용 폴리실리콘 사업 확대 등의 전략을 내놓았지만 단기간 내 체질 개선은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지난 11일 OCI의 군산 공장 생산 중단 결정 발표는 사실상 국내 태양광용 폴리실리콘의 국내 시장 철수라는 평가다. 전북 군산공장의 연간 생산량은 5만2000톤 규모로 OCI 전체 폴리실리콘 생산량 중 66%를 차지한다.
OCI의 이러한 결정은 어느 정도 예견됐다. 국내 폴리실리콘 사업은 중국의 저가 공세에 경쟁력을 잃은 지 오래다. 2008년 kg당 400달러 수준이던 폴리실리콘 가격은 2018년 17달러, 지난해부턴 7달러 선으로 내려온 상태다. 폴리실리콘의 손익분기점이 12~13달러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판매할수록 적자가 나는 셈이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이미 시장에선 ‘어차피 적자인데 버텨서 뭐하나’라는 분위기였기 때문에, 오히려 빨리 정리하기로 한 것이 장기적으로는 긍정적인 결정”이라며 “다만 철수 계획이 발표된 당일 주가가 11% 정도 일시적으로 반등한 건 ‘턴어라운드’의 기대감이라기보다는 ‘철수하지 않았다면 회생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부문은 특히 이우현 OCI 부회장이 애정을 갖고 직접 이끌어 온 부문이다. 이러한 집중 전략은 결국 실패로 돌아섰다는 평가다. 폴리실리콘 가격 하락과 함께 실적은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 OCI는 지난해 4분기 연결 기준 643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면서 5분기 연속 적자를 냈다. 지난해 전체로는 180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당장 신용 리스크가 예고된다. 지난해 OCI(A+)의 등급전망이 ‘부정적’으로 조정된 데 이어 대규모 손실이 발생하면서 등급 하향 조정 가능성이 커졌다. 4분기 실적발표에서 OCI는 군산공장 폴리실리콘 사업 부문의 유형자산 손상차손으로 7505억원을 재무제표에 반영했다고 밝혔다. 한국기업평가는 재무부담 증가로 OCI를 신용등급 부정적 검토 대상에 올렸고, NICE신용평가도 신용등급 점검을 진행할 계획이다.
향후 자금 조달에도 비상이 걸렸다. OCI는 올해 2월 250억원, 9월 1500억원 회사채 만기가 돌아온다. 이미 지난해부터 실적 하락과 신용 리스크가 대두되면서 ‘우량 등급’인 OCI를 향한 투자심리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지난 6월 1000억원 공모채 수요예측에서 약 1.5배 수준 유효수요를 확보했으나 당시 회사채 호황 분위기를 고려하면 기대만큼 금리 절감을 이루지 못한 ‘반쪽 성공’을 기록했다는 평가가 나온 바 있다.
매출 대부분을 차지하는 태양광용 폴리실리콘을 대체할 ‘넥스트’도 불분명하다. OCI는 주력 부문인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사업은 축소하고 반도체용 폴리실리콘 사업 비중을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기타부문 이익이 전사적 턴어라운드를 주긴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다. 해당 부문에서 흑자가 유지되고는 있지만 매출 비중이 큰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부문에 비해 규모 자체가 작다. 지난해 기준 국내 공장에서 반도체용 폴리실리콘 매출 비중은 1% 정도라고 파악된다. 까다로운 공정상의 이유로 반도체용 실리콘 부문의 수요처 확보도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신성장 동력으로 제시한 제약·바이오 사업도 마찬가지다. OCI는 2018년 7월 부광약품과 지분 5대5의 조인트벤처(JV) 비앤오바이오를 설립했다. 당시 미래 먹거리 발굴과 나노 기술 관련 시너지를 노리며 향후 5년간 연간 100억원 이상 공동 투자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절대적 투자 금액이 작아 기대가 크지 않고, 산업 특성상 이익 실현 시기 예측도 어렵다.
이에 반도체용 실리콘 매출 성장이 어느 정도 속도로 이뤄질지, 인천 옛 공장 부지 개발 등 부동산 부문에서 어느 정도 자금을 확보할지 등을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다.
인천공장 부지는 총 154만6747㎡(46만7000평) 규모로 땅값만 약 1조원 규모다. OCI 자회사인 DCRE가 아파트 개발 시행을 맡아 약 2조원에 달하는 현금을 확보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분양이 시작되면 OCI의 현금 확보가 가능하지만 사업 규모가 크다 보니 실제 분양까지는 최소 4년이 걸릴 전망이다.
다른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외부 환경은 기대가 어려운 상황이고 이제 사업 전략을 어떻게 꾸려나갈지 오로지 회사 역량에 달렸는데, 사실상 향후 1~2년 내에 실적 개선을 할 요소는 없어 보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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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0년 02월 19일 09:31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