銀 "참여할 수밖에"…증시악화 시 BIS비율 하락 우려
자금 마련 방안 고심…일각에선 '배당줄이기'도 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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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자 독려를 위해 초반에는 금융당국에서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 조절을 해주긴 하겠지만, 시장이 추가로 악화할 경우 출자한 은행들은 건전성 악화를 피할 수 없는 상황이죠. 훼손된 자본건전성은 배당을 줄여 보충하라고 할 가능성도 다분하다고 봅니다." (한 증권사 금융 담당 연구원)
증시 안정을 위한 책임이 결국 은행 및 대형은행지주에 주어지는 모양새다. 금융위원회가 이들 대형은행지주의 증권시장안정펀드(이하 증안펀드) 출자 참여를 독려하려 자본적정성 비율 완화라는 '당근'을 내밀었지만, 막상 은행들은 여전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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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초 증안펀드가 출범할 예정이지만, 은행들은 이제서야 자금조달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상황이다. 증안펀드에서 2조를 담당키로 한 국책은행이야 자금이 부족할 경우 산금채, 중금채 등을 발행해 한국은행의 발권력 덕을 볼 수 있지만, 시중은행들은 조 단위 현금을 지갑에서 직접 꺼내야 하는 까닭이다.
일단 현 시점에서는 고객이 맡긴 예수금의 일부를 활용하거나, 채권을 발행해 조달하는 방식이 언급되고 있다. 증안펀드가 한꺼번에 전액을 조성해 투입하는 것이 아닌, '캐피탈콜'(Capital Call) 방식이기 때문에 일정 수준의 한도를 마련해두고 유동성을 맞춰야 한다. 이 역시 아직 결정된 바 없다.
증안펀드가 지수의 어느 선부터, 한 번에 어느정도 규모로 개입할 지부터 당국이 투명하게 밝혀야 자금 마련 및 운용 전략을 세울 수 있을 거란 볼멘소리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금융당국이 상반기 실적이 나올 7월 즈음부터 은행의 배당성향을 문제삼을 가능성도 언급하고 있다. 증안펀드와 채안펀드에 자금을 각출하느라 재무여력이 훼손된만큼, 이를 배당을 축소해 내부 유보 자금을 늘리는 방식으로 복구하라고 '지도'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추후 증안펀드가 목적을 달성하고 해산할 때 어떤 방식으로 금액을 배분해줄지도 미지수다. 1990년대 증시안정기금은 일부는 주식, 일부는 현금으로 돌려줬는데, 이를 두고 소송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증안펀드 지원 방식 역시 증여를 검토하다 출자로 바꾸는 등으로 방침이 수시로 바뀌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지난해 말 기준 은행금융지주들이 배당성향 25% 정도로 배당을 꽤 괜찮게 한 편인데 금융당국은 이를 크게 반기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있다"며 "구두 지도를 통해 배당을 줄이라는 무언의 압박이 가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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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0년 03월 25일 17:38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