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P-CBO에 메자닌 담나…'대상선정 기준' 주목
대기업 물량 소화용?…라임發 메자닌 불신은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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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펜데믹(세계적 유행병)으로 증시 불확실성이 커지며 '4월 코스닥 메자닌 대란'설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시장 안정을 위해 코스닥 메자닌을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P-CBO)에 편입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다만 정부가 발표한 P-CBO 지원 대상에는 중소ㆍ중견기업 외에 '대기업'이 지원 주체로 명기됐다. 회사채 만기가 도래하는 대기업의 물량 위주로 소화하려는 의도가 아니겠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또한 라임사태 이후 메자닌에 대한 불신이 깊어진 만큼, 어떤 기업의 메자닌을 담을 것인지 기준을 명확히 해야한다는 지적이다. 예컨데 라임자산운용이 뒷돈을 받고 메자닌을 인수해줬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 일부 기업의 경우, P-CBO를 통해 차환을 지원한다면 '도덕적 해이' 논란에 빠질 수도 있다는 평가다.
27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메자닌 규모는 1조9000억원 규모다. 또한 2018년 4월 코스닥벤처펀드의 출범 이후 코스닥 기업의 CB와 BW 발행이 급증한 데 따라 2년 뒤인 올해 4월부터 풋옵션 청구 규모에 주목되고 있다. 증시폭락으로 주가가 하락한 상태라 조기상환을 통해 원금이라도 돌려받으려는 수요가 폭증할 거란 전망이 나온다. 코스닥 메자닌 시장에 P-CBO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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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BO에 메자닌을 편입한 전례도 있다. 앞서 2001년 전환구조(하이브리드구조)로 채권을 발행한 하이닉스의 주가가 크게 오르며 회사채 신속 인수에 참여한 신용보증기금이 손실을 메운 사례가 있다. 당시 P-CBO에 편입했던 일부 채권이 결국 부도를 피할 수 없었음에도 불구, 하이닉스 주식옵션의 가치가 상승한 덕분이다.
메자닌 파이낸싱을 활용한 P-CBO는 2006년부터 발행됐다. 당시 산업은행은 혁신형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메자닌을 편입한 1000억원 규모의 P-CBO를 발행했다. 당시 산은은 기술신용보증의 보증에 따라 메자닌채권이 고수익을 낼 수 있는 만큼 시장조성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필요성이 부각함에 따라 금융당국은 P-CBO에 코스닥 기업이 발행한 메자닌 채권을 담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다음달까지 '코스닥 메자닌 조기상환 대책'을 내놓을 계획으로 알려져 있다.
일각에서는 현재 공개된 5조~6조원 수준의 P-CBO 규모로는 중견기업과 대기업 물량을 담아주는 데만도 급급할 거란 지적이 나온다. 신용등급이 투기등급이라 채안펀드를 통해 유동성을 공급받을 수 없는 대기업도 P-CBO를 통한 지원 대상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대한항공, 두산그룹 계열사 등이 지원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달 신용등급 하향검토 워치리스트에 등록된 대한항공(BBB-)은 올해 만기도래 회사채만 5000억원 규모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대한항공의 경우엔 특히 만기 도래가 임박해 직접 소화해주려는 의지로 해석은 된다"며 "예산이 어디에 얼만큼 들어갈 지는 지켜봐야 알겠지만 대기업으로의 쏠릴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게다가 라임사태 이후 메자닌에 대한 불신이 확대된 상황이다. 라임자산운용은 부실기업의 CB에 투자하는 사모펀드를 만들고 이를 다시 재간접펀드로 만들며 투자자들에게 엄청난 손실을 끼쳤다. 한 시장 관계자는"이종필 라임자산운용 전 부사장이 부실기업의 CB를 매입해주는 대가로 뇌물을 받았다는 이야기까지 나오는 등 시장에선 메자닌 자체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금융당국도 메자닌에 대한 시장의 불신에 눈치가 보일 수 있는 셈이다. 메자닌 말고도 시장에 담을만한 물건이 많을텐데 이것까지 담냐는 이야기가 충분히 나올 수 있다. 결국 P-CBO에 어떤 기업의 메자닌을 담을건지가 관건이라는 평가다. 그 기준으로는 부채비율, 상환능력 등이 꼽힌다.
한 시장관계자는 "과거 산업은행이 직접 회사채를 담을 때도 그룹에 한해 집중적으로 담는 등 문제가 생긴 바 있다"며 "특정 그룹에 한해서 집중적으로 담을 경우 마음대로 채권을 골라 담는 것과 관련해 기준에 대한 논란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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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0년 03월 29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