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경기 악화에 관련 규제 강화까지
신규 인가로 시장에 플레이어만 늘어
14개 신탁사 '난색'…금융위 "영향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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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알을 낳아줄 줄 알았지만, 새내기들 앞에 기다리는 건 업황 침체였다. 부동산 경기 침체에 코로나19, 규제 강화가 겹치며 삼중고에 처한 부동산신탁사 얘기다. 지난해만 해도 장밋빛 전망 속에 '경쟁과 혁신'이 필요하다며 10년만에 신규 사업자까지 지정했지만, 환경은 점차 비우호적으로 변하고 있다.
가장 난감한 것은 아직 시장에 뿌리조차 내리지 못한 신규 사업자 대신자산신탁(대신증권)ㆍ신영부동산신탁(신영증권)ㆍ한국투자부동산신탁(한국투자금융지주)이다.
2019년 출범한 이들 신규 사업자는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사업 확장을 시작해야 하지만, 막상 바탕이 되는 부동산 경기가 꺾이는 모습이다. 2015년 이후 부동산 경기 호황이 이어지면서 산업 전반의 차입형 토지신탁 사업 수주가 크게 증가했지만 2018년 이후 지방 부동산 경기가 하강하면서 수주는 감소세다. 지난해 말 누적 기준 부동산신탁사들의 순이익은 4513억원, 총자산순이익률(ROA)는 8.8%다. 전년대비 수익성이 소폭 악화했다.
코로나 팬데믹에 부동산 시장은 더욱 침체기에 접어들었다. 올해 3월 분양 예정인 물량이 2분기로 지연돼 해당 분기에만 아파트 분양예정 물량이 전년 동기 대비 30% 가량 증가했다. 또한 경기 침체 우려에 따른 급매물 현상이 나타나며 실거래가가 하락하고 있다.
게다가 신규 3사는 2년 동안은 차입형 신탁 시장에 진출할 수 없다. 비차입형 신탁 시장에서의 경쟁 심화가 불가피하다. 보수율이 하락해 사업안정성이 크게 저하될 수 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신규 3사가 진출할 것으로 점쳐지는 '담보신탁'에 대해 "기존 담보신탁의 수익비중 1, 2위를 차지하던 코리아신탁과 KB부동산신탁은 수수료율 저하 및 시장축소 가능성에 노출돼 있다"고 평가했다.
비차입형 신탁에 포함되는 책임준공부 관리형 토지신탁 시장의 성장성도 불확실하다. 최근 기한 내 미 준공에 대한 손실을 신탁사가 보전해주는 의무를 부담하는 책임준공부 관리형 토지신탁 비중이 증가하고는 있다. 그러나 시공사의 신용도까지 신탁사가 보강하는 구조인 만큼 신용도가 낮아 리스크가 크다는 평가다.
2년 후 진출할 차입형 신탁 시장도 수주가 감소하며 업황이 좋지 않다. 신탁사가 조달까지 책임지는 차입형 신탁은 수익성이 커 신규 신탁사의 외형 성장을 위해선 포트폴리오 편입이 불가피하다. 그러나 현재 차입형 신탁에 주력하는 대한토지신탁, 코람코자산신탁, 한국토지신탁 모두 자금부담이 커진 상태다. 준공 사업장 대비 미착공 및 공사중인 사업장에서의 자금 부담액 규모가 총 자금 부담액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부동산 규제 강화로 지방 부동산 경기가 하강하기도 했다. 금융위가 부동산 신탁업 본인가를 내준지 2개월 만에 정부는 12·16 규제를 내놨다. 서울과 수도권 지역의 양극화는 심화하고 있다. 올해 초 서울 및 수도권을 제외한 광역시, 지방권은 수요 대비 공급 물량이 과도한 모습이다. 이에 따라 지방 부동산에 대한 수주가 최근 들어 감소하고 있다.
한 관련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신규 신탁사의 본인가 이후 6개월 정도 흘렀지만 부동산 상황은 오히려 심화됐지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며 "부동산 규제가 풀린 것도 하나 없고 경쟁이 심해져서 지주 산하 부동사 신탁사에 대한 우려조차도 점차 나오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기존 신탁사들은 확장보다는 리스크 관리에 주력하려는 모습이다. 올해부터 도심 재개발, 재건축 사업장 등 상대적으로 자금 부담과 리스크가 작은 차입형 사업장 위주로 신규 수주를 확대할 계획을 밝히고 있다.
이에 대해 금융위 자산운용과 관계자는 "신규 인가로 인해서 부동산 신탁업의 업황이 나빠진 것은 아니다"며 "코로나 등 경기 전반적인 문제이며 아직 신규 3사 중 제대로 영업하고 있는 곳이 한 군데 정도인 만큼 업계에 큰 영향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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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0년 04월 13일 09:15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