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몇 남지 않은 매물에 몰려드는 운용사들
코로나 여파 공모 시장 위축에 리츠도 주춤
오피스 대신 물류센터에 주목하는 공모 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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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물이 줄어든 프라임오피스 시장에선 보다 나은 투자처를 확보하려는 부동산 자산운용사들의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 매각을 진행 중인 몇몇 건물의 입찰에선 과당경쟁이 벌어지며, 강남상업지구(GBD) 권역에선 사상 최고가 경신도 예상된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오피스 시장의 강력한 경쟁자로 떠오르며 투자 열기를 부추켰던 부동산투자신탁(이하 리츠; REITs)의 상황은 다소 다르다. 코로나의 여파로 투자자 자금 모집이 예전같지 않으면서 과거 오피스 빌딩에 대한 리츠의 공격적인 투자 성향은 다소 잦아들었다. 대신에 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물류’ 부동산 관련 투자처 발굴에 심혈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지난해 서울 및 판교 일대의 프라임오피스 거래액은 역대 최대 규모인 약 11조원을 기록했다. 스테이트타워 남산, 서울스퀘어, 종로타워, 트윈타워 등이 새주인을 찾았다. 서울시 중구에 위치한 남대문 센터플레이스와 여의도 NH투자증권 본사 사옥, 메리츠 화재 빌딩도 매각을 완료했다.
분기별로 수십 건의 프라임오피스 거래가 활발히 진행됐던 과거와 달리 최근 눈에 띄는 매물은 상당히 줄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재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는 거래는 ▲현대해상 강남사옥(역삼동) ▲CJ제일제당센터(쌍림동) ▲하나금융투자빌딩(여의도동) ▲한국화이자 제약 명동사옥(명동) 등을 꼽을 수 있다. 연기금 또는 전략적투자자(SI)가 유동성 확보를 위해 내놓는 매물이 많지 않을 뿐더러,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부동산 펀드의 수도 적기 때문에 프라임오피스 시장의 활기는 예년 같지 않다.
부동산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수년간 오피스 빌딩의 수요가 굉장히 많았기 때문에 굵직한 매물들은 이미 새 주인을 찾은 상태”라며 “올해부터는 신규 투자처가 많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기 때문에 각 운용사별로 미리 대비하고 있는 상황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등장하는 매물이 줄어들다 보니 운용사들의 경쟁은 심화했다. 코로나의 여파로 주요 권역 오피스들의 공실률이 높아진 상황에서, 다소 낮은 수익률을 감수하고도 안정적인 장기 임차인을 확보할 수 있는 프라임오피스 빌딩에 대한 관심은 여전하다.
프라임 오피스 매매가 활발했던 지난 2018년, 삼성물산 서초사옥의 매각가는 3.3㎡당 3050만원 선으로 GBD권역 최고가를 경신했다. 유동 인구가 가장 많은 강남 한복판에 위치한 지리적 이점이 크게 부각된 건물이기도 했다.
최근 거래가 진행 중인 동대문 두산타워 빌딩은 마스턴자산운용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가격을 협상하고 있다. 두산그룹이 해당 빌딩을 담보로 4000억원가량을 차입했고, 제반 비용과 손실율을 따져봤을 때 6000억원 수준이 손익분기점으로 파악된다. 당초 입지 및 건물 노후화 등을 고려했을 때 6000억원도 상당히 높은 가격으로 평가받았으나, 현재 거래 예상 가격은 8000억원 내외로 알려져 있다. 투자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또 하나의 프라임오피스는 현대해상 강남사옥으로, 지난 삼성물산 서초사옥의 평당 거래 가격을 훌쩍 뛰어넘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뜨거운 열기가 느껴지는 몇몇 매물들의 경우엔 최종 딜 성사 여부까지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기관투자가들의 부동산 투자에 대해 상당히 보수적으로 접근하고 있는 상황에서, 안정적으로 자금을 모을 수 있는지 여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외국계 부동산 투자회사 한 한 관계자는 “최근들어 펀드레이징도 안된 상태에서 총 운용자산(AUM)을 늘리기 위한 방편으로 무리해서 인수의향서를 써내는 모습도 다수 나타난다”며 “꾸준히 펀드를 만들어 수수료를 벌어들여야 하는 운용사들의 입장도 이해할 만하지만, 과당 경쟁으로 인해 오피스 가격이 지나치게 높아지는 것은 상당히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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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오피스 시장에 강력한 경쟁자였던 ‘리츠’는 과거의 위상이 다소 사라진 상태다. 정부의 활성화 정책에 발맞춰 급격하게 성장한 부동산 리츠는, 부동산 펀드에 비해 제반 비용 등이 적다보니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었고, 공모 시장의 활황으로 대규모 자금이 유입됐기 때문에 부동산 펀드와의 경쟁에서도 과감한 투자가 가능했다. 급격히 세력을 불리던 공모 리츠는 코로나라는 복병을 만나 주춤하기 시작했다.
투자은행(IB) 업계 한 관계자는 “오피스 빌딩을 자산으로 담는 공모 리츠 시장이 상당히 위축된 상태이다”며 ”최근 프라임오피스 공개 경쟁 입찰 과정에서도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는다”고 말했다.
부동산펀드가 다소 안정적인 프라임오피스에 집중한다면, 리츠는 성장세를 기대할 수 있는 물류에 집중하는 모습도 나타난다. 물류센터를 기반으로 한 부동산은 과거 오피스 또는 리테일 부동산에 비해 고위험 자산이란 인식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오피스빌딩과 마찬가지로 리츠에 비해 제반 비용이 많이 드는 부동산 펀드의 경우 물류센터의 선매입, 선임차인 확보가 담보되지 않으면 기대 수익률이 상당히 낮아질 수밖에 없다. 높은 초기 비용도 부담이다. 다만 부동산펀드에 비해 비용적인 측면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리츠의 경우, 물류센터의 투자가 상대적으로 활발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코로나 사태의 반사이익을 얻은 온라인커머스 시장의 확대는 물류시장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기에충분했다. 물류센터의 경우 우량한 임차인을 확보한다면 안정적인 임대료와 추후 자산가치 상승도 기대해볼만 하다. 거래액과 물동량을 담보하는 물류센터는 수십조원의 매출에도 이익을 내지 못하는 온라인커머스 업체들과는 별개로,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해 볼 수도 있다. 최근에는 쿠팡과 마켓컬리, 위메프 등이 임차인인 수도권의 주요 물류센터가 리츠에 편입될 예정으로 알려졌다.
다만 물류 부동산 시장의 성장세를 크게 뛰어넘는 투자자들의 고밸류에이션 투자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부동산 업계 한 관계자는 “향후 수년 간 운용사들의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물류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히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초기에 투자비용이 상당히 많이 들고, 물류 시장의 경쟁도 상당하다는 점, 물류 부동산에 투자자들이 몰려 들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시간이 지날수록 기대 수익률은 점차 낮아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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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0년 05월 19일 07:00 게재]